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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소극성에 빠진 민주당과 이재명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11/16 [13:35]

[논평] 소극성에 빠진 민주당과 이재명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2/11/16 [13:35]

국민의 윤석열 퇴진 여론이 들끓는 데 반해 민주당은 너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난 직후인 3월 말 국민은 ‘선제탄핵’을 외치며 투쟁을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수십만이 넘는 국민이 전국 곳곳에서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당사를 압수수색받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윤석열 정권과 전면적인 투쟁을 못 하고 있다.

 

이 때문에 170석에 가까운 의석수가 아깝다는 말과 함께 민주당이 도대체 국민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김건희 특검’부터 보자.

 

민주당은 지난 9월 7일 의원총회를 마친 뒤에 ‘김건희 특검’을 발의했다. 하지만 특검을 발의한 뒤에 진척된 것이 없다. 그러더니 지난 10월 21일,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을 향해 김건희 특검법 도입과 대장동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하지만 그 뒤로 한 달이 다 되도록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그런데 여기서 짚어볼 점은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을 언급할 때는 윤석열 정권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아래 이 대표)를 공격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의원총회에서 김건희 특검을 발의했을 때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와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9월 1일 이 대표에게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조사로 출석을 통보한 뒤였다. 

 

그리고 10월에 다시 촉구하였을 때는 윤석열 정권이 이 대표의 지인을 소환하며 압박을 가하는 시점이었다.

 

이처럼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이 이 대표를 탄압하려 할 때마다 ‘김건희 특검’을 꺼내들면서 정작 실제로 특검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민주당이 진짜 ‘김건희 특검’을 도입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애초에 진실과 정의를 세우기 위한 특검이 아니라 자기 당 살리기, 당 대표 지키기를 위한 특검이었나 싶을 정도로 필요할 때, 생각날 때마다 꺼내 먹는 곶감처럼 ‘김건희 특검법’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이 대표가 직접 서명운동을 주도하며 특검이 도입될 때까지 원내 협상과 장외투쟁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장외투쟁은 보통 소수당이 다수당의 횡포에 맞서 사용하는 방법이다.

 

민주당은 170석을 가진 다수당으로 장외투쟁에 나설 이유가 없다. 진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할 의지가 있다면 바로 추진하면 된다. 왜 국민에게 서명을 받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국민은 이태원 참사의 원인을 윤석열 정권에 물으며, 책임자 처벌과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 요구대로 국회에서 일하면 된다. 

 

이런 민주당의 모습은 국민의 심부름꾼이 아니라 국민을 자기가 필요할 때 동원하는 심부름꾼으로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 대표 지키기에 힘을 쏟는 민주당의 전술도 문제다. 

 

윤석열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퇴진 위기에 몰리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이를 피하려고 검찰을 앞세워 이 대표를 공격하는 것이다. 즉, 국민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이른바 ‘물타기’를 하는 것이다. 여기에 말려들어 이 대표 지키기에 당력을 쏟으면 그것이야말로 윤석열 정권이 원하는 구도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이자 윤석열 정권이 가장 싫어하는 윤석열 퇴진 투쟁에 나서야 한다.

 

 

민주당의 모습뿐만 아니라 이 대표도 짚어볼 것이 있다.

 

이 대표는 이른바 ‘사이다’ 발언과 행동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하지만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동안 점차 ‘고구마’처럼 되며 적폐 세력과 단호하게 맞서질 못했다.

 

그래도 국민은 민주당 대표로 뽑아주면서 다시 한번 일할 기회를 줬다. 

 

하지만 이 대표는 민주당 대표로 된 뒤에도 여전히 적폐 세력의 눈치를 보며 공격받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인다. 

 

먼저 지난 10월 24일 검찰이 민주당사를 압수수색할 때 모습이다.

 

이 대표는 당사가 압수수색을 당하는데 “국민 여러분께서 퇴행하는 민주주의를 꼭 지켜주길 바란다”라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자기 집을 누군가 부당하게 쳐들어온다면 단호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점잖게 지켜보다가 국민에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국민의 투쟁으로 지켜졌고 발전됐다. 그 덕을 가장 많이 본 세력이 바로 민주당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어려우니 국민에게 도와달라고 한다. 이는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방패로 삼는 것과 같다.

 

적폐 세력에 단호하게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가 안 보인다. 이 대표의 이런 모습은 누가 가장 좋아하겠는가. 바로 적폐 세력이다. 공격했을 때 되받아치지 못하고 몸을 사리면 만만하게 보면서 공격을 계속한다. 그래서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이 민주당과 이 대표를 계속 공격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대표의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한 태도도 짚어보자.

 

이 대표는 지난 10월 11일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해 “(안보) 위기를 핑계로 일본을 한반도에 끌어들이는 자충수를 중단해야 한다”라면서 윤석열 정권의 친일 문제만을 부각했다.

 

하지만 한미연합훈련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며 전쟁 직전으로 몰고 가는 미국에 대해서는 한마디의 언급조차 없었다. 일본만 빠지면 한미연합훈련은 해도 된다는 말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의 이런 발언은 미국과 적폐 세력의 눈치를 보고 있기에 나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윤미향 의원은 지난 11월 2일 한미연합공중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조중동을 비롯한 적폐 세력들은 윤 의원이 발언하자마자 득달같이 달려들어 공격했다. 하지만 윤 의원은 굴하지 않았다. 너무나 비교된다.

 

적폐 세력의 눈치를 보며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이 대표의 개인 성향도 문제이지만 민주당 전반이 이 모양이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수가 적을 때는 숫자가 적다며 제대로 힘을 모아달라고 국민에게 읍소했다. 그래서 국민이 제대로 해보라며 거대한 힘을 몰아주었는데, 협치를 말하며 적폐 세력과 싸우지 않고 있다.

 

적폐 세력과의 협치가 가능한가.

 

지금 국힘당을 보라. 국힘당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문제 삼아 결국 서울시의회에서 TBS(교통방송) 지원을 중단하는 조례를 통과하며 언론을 탄압하고 있다. 이런 짓을 하고도 국힘당은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적폐와 싸워서 적폐를 없앨 생각보다는 적폐와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며 공존과 타협할 생각만 한다. 

 

이것이 민주당의 근본적인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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