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패자의 불안증」
황선 | 입력 : 2022/11/30 [12:14]
시 「패자의 불안증」
-황선
복수는 억울하게 당한 자의 것
금수저 물고 태어나
거짓이든 모략이든 어쨌든 이겨만 온 자가
복수의 굿판을 펼쳐 날뛰는 이유.
불법과 허위의 성
황금의 변기 위에
쪼그리고 올라타 똥을 쌀 자유는 있어도
술의 힘 약의 힘 아니고는
발 편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연.
빛나는 변기물에
복수의 칼춤으로 숨이 가쁜 그 낯짝
슬쩍 비춰보라.
패배자의 자화상이다.
사실은 이미 졌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자의 떨리는 눈동자,
굳이 카메라가 쫓을 필요도 없이
흘러 넘치는
두려움, 증폭하는 허세들.
승자가 진실이 두렵다고
복수의 칼춤을 추면 그것은 학살,
칼은 그 몸을 벤다.
독재의 칼부림은 결국 자해로 끝난다.
너는 시방 지독하게 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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