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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23가지 이유 ⑦] 사이비 교주에 빠진 미신 중독자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2/12/16 [11:03]

[윤석열 퇴진 23가지 이유 ⑦] 사이비 교주에 빠진 미신 중독자

문경환 기자 | 입력 : 2022/12/16 [11:03]

박근혜 탄핵 사유는 다양하지만 국민이 가장 분노한 지점은 최순실 국정농단이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은 국가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인데 아무런 공직도 없는 ‘동네 언니’가 대통령의 연설문까지 직접 봐주며 조종해왔다는 사실에 국민은 수치심과 역겨움을 느꼈다. 

 

모름지기 대통령이라면 비록 이념이나 정치 성향은 나와 다를지라도 식견이나 판단력, 통솔력, 인품 정도는 최소한 일반인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고 여기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박근혜는 이런 국민의 상식적인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그리고 대통령을 조종한 ‘동네 언니’의 존재가 전 세계에 퍼지면서 국격은 땅에 떨어지고 국민의 자존심도 함께 곤두박질쳤다. 

 

그리고 10년이 지나 등장한 윤석열 대통령은 제2의 국정농단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엔 ‘동네 언니’가 아니라 사이비 교주와 무속인이다. 

 

천공 혹은 진정 그리고 정법시대

 

본명 이천공, 종종 ‘진정’, ‘정법’으로 불리는 이 정체불명의 인물은 2009년 재판에서 ‘사이비 교주’로 판결을 받은 적이 있는 일종의 사기꾼이다. 

 

자신이 차원계를 왕래하며 다른 차원과 교신한다고 주장할 정도니 더 알아볼 것도 없다. 

 

천공은 정법시대라는 단체를 만들고 동명의 유튜브 활동도 활발히 한다. 

 

[출처: 정법시대 유튜브]     

 

그런데 유튜브 내용을 보면 대단한 지식이나 견해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당연한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늘어놓거나 아무런 근거나 논리도 없이 허무맹랑한 주장을 하는 수준이다. 

 

예를 들어 “조문은 사차원과 연결돼 있어서 필요 없이 갔다가는 사차원의 탁한 기운이 묻어올 수도 있다”라고 주장하거나 10.29 이태원 참사를 두고 “엄청난 기회가 온 것이다. 우리가 다시 세계에 조인(join)할 기회”라는 망언을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선생님’

 

이런 사이비 교주가 윤 대통령의 ‘스승’ 역할을 한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5일 국힘당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유승민 후보가 천공을 아느냐고 질문하자 윤 대통령은 만난 적 있다고 답했다. 

 

▲ 지난 5월 KBS시사직격에 출연한 천공. [출처: KBS]     

 

토론회가 끝나고 후보들끼리 인사하며 헤어지는데 갑자기 윤 대통령이 유승민에게 손가락질하며 “정법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법 유튜브를 보라. 정법은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정법에게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도 있다”라고 흥분하며 화를 냈다. 

 

자신이 즐겨 보는 유튜버를 언급만 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발끈하는 것을 보면 두 가지를 알 수 있는데, 하나는 천공을 진심으로 믿고 따르며 존경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천공을 따르는 게 부끄러운 일임을 본인도 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가 먼저 소개해서 정법시대 유튜브를 보게 됐고 자신은 천공을 ‘선생님’이라 부른다고 인정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윤 대통령과 천공의 관계는 이를 뛰어넘어 박근혜와 최순실의 관계 이상인 듯하다. 

 

일단 천공은 2021년 10월 YTN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찾아와 만났다며 총장 사퇴를 조언했다고 하였으며 자신이 윤 대통령을 도와주며 종종 조언해준다고 공개했다. 

 

[출처: YTN]     

 

올해 1월 10일 열린공감TV는 윤핵관의 말을 인용해 윤 대통령 부부가 차량 이동 중에도 천공의 방송을 꾸준히 볼 정도로 애청자라고 보도했다. 

 

11월 20일 문화방송(MBC) 스트레이트는 「“참사는 엄청난 기회” 천공은 누구인가?」를 방영했다. 

 

이 방송과 기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이 천공의 지시대로 국정운영을 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용산 이전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관해 천공은 3년 전 유튜브에서 “용산은 수도 서울의 최고의 땅”이라며 “용산이 어떻게 힘을 쓰느냐. 용이 여의주를 물고 와야 한다”, “최고의 사람을 용에 비유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실제 이전 계획이 나오자 천공은 3월 23일 YTN ‘뉴스가 있는 저녁’에 출연해 “3년 전 용산을 주목해야 한다는 자신의 영상을 윤 당선인이 봤을 수도 있다”라면서 “용산 이전 결정 자체는 잘한 일”이라고 지지하였다. 

 

천공의 정법시대 사무실이 용산 대통령 집무실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도 의혹을 키운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논란이 커지자 4월 3일 천공은 강의에서 “국방부 앞에다가 터만 빌려서 천막을 쳐. 천막을 쳐서 거기서 (대통령) 집무를 보면서 (이전을) 준비하겠다 이러고”라고 조언을 했다. (유튜브 공개는 4월 7일임)

 

그러자 강의 다음 날 윤 대통령은 “국방부 앞에 야전 천막을 치더라도 5월에는 국민께 청와대를 돌려드리겠다”라고 하였다. 

 

최근에는 천공이 육군참모총장 관저를 사전 답사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12월 5일 김종대 전 국회의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방부 고위관계자로부터 ‘사실은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천공이 나타났다’, ‘용산 국방부 청사 헬기장 앞 육군참모총장 서울사무소에도 천공이 다녀갔다’라는 구체적인 증언을 들었다”라며 “천공이 다녀가고 나서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바뀌었다는 선후관계는 확실하다”라고 주장했다. 

 

대선 공약도 아니었으며, 막대한 세금을 들이고, 취임 전까지 무리해서 강행하며, 국방부·합참을 연쇄 이동시키고, 외교부 장관 관사까지 빼앗는 등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은 천공을 빼놓고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투성이다. 

 

영국 여왕 조문 회피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조문을 위해 9월 18일 오후 3시 반(현지 시각) 영국에 도착한 윤 대통령 부부는 24시간을 영국에 체류하면서 끝내 참배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교통 혼잡을 이유로 들었지만 설득력이 없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걸어서 참배하러 갔으며 윤 대통령과 비슷한 시간에 영국에 도착하고도 참배한 다른 나라 정상이 많았다. 

 

또 일왕은 리셉션이 끝난 후 걸어가서 참배했지만 윤 대통령은 그 시간에 저녁 식사를 해서 논란이 됐다. 

 

그런데 천공이 9월 15일 유튜브에서 “조문을 가는 데는 필요한 사람이 가야 하는 것”이라며 “조문은 사차원하고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필요 없이 그런 데 돌아다니면 거기에서 사차원의 탁한 기운이 나한테 묻어올 수도 있다. 조문 갔다 오고부터 내가 생활이 이상하네, 이럴 수가 있는 것”이라며 황당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자 다음날 윤 대통령은 비행기 출발 시간을 아무런 이유 설명 없이 18일 오전 7시에서 9시로 2시간 늦췄다. 

 

천공의 강의가 아니고서는 참배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10.29 이태원 참사 매일 조문

 

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도 윤 대통령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였다. 

 

영정도, 위패도 없는 합동분향소를 만들어놓고 5일 연속 조문을 한 것이다. 

 

대통령이 5일간 매일같이 조문할 정도면 이 참사에 매우 큰 슬픔을 느꼈다는 것인데 정작 언행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참사 현장에 가서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이야?”라는 식으로 전혀 슬픔이 느껴지지 않는 발언을 하지 않나, 결정적으로 참사에 관해 사과하지 않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비롯해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대체 왜 5일이나 조문했느냐는 의혹이 나온다. 

 

여기에도 천공이 등장한다. 

 

11월 2일 천공은 유튜브에서 “대통령이 추모 기간 만들어줬으니 매일 아침 추모해야 한다”라고 가르쳐준 것이다. 

 

또한 같은 방송에서 “(사과를) 속으로만 하지 말고 입으로 뱉어야 한다. 이제 입으로 뱉었다고 흉볼 사람도 없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이틀 후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사과하였다. 

 

우연이 계속되면 필연

 

이 밖에도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 중단과 기자 차단용 가림막 설치도 천공의 제안에 따른 것이고,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강경한 대응도 천공이 제안한 ‘노동자 퇴치 운동’에 따른 것이라는 등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더 심각한 건 천공 말고도 윤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사이비 종교와 무속 의혹이 아주 많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국힘당 경선 토론 때 왼손 손바닥에 한자로 ‘왕(王)’자를 적고 나온 일, 결혼과 관련해 무정스님(일명 눈썹도사)의 조언을 받은 것, 건진법사가 선대본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한 일, 건진법사가 윤 대통령에게 이만희 신천지 교주도 하나의 영매니 손에 피 묻히지 말라고 조언한 것, 신천지가 국힘당 경선에 개입해 윤 대통령에 몰표를 던졌다는 의혹, 이병환(일명 항문침 전문가)이 윤 대통령을 수행한 일, 주역 학자 서대원 씨가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나 ‘예언’을 해준 것, 화투신명(무속인)이 여러 차례 윤 대통령 부부의 사주와 점을 봐준 일 등 무수히 많다. 

 

▲ 윤 대통령의 손바닥 ‘왕’자를 조롱한 진보당 현수막.     

 

우연이 계속되면 필연이라고 한다. 

 

21세기 대명천지에 한 나라의 대통령 부부가 미신에 빠져 국정운영을 사이비 교주의 뜻대로 한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 드러난 사실이 너무 많다. 

 

‘동네 언니’ 국정농단이 박근혜를 끌어내린 결정적 계기였다면 천공의 국정농단은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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