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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211] 북한의 시험용 촬영기 해상도 논란과 내년 전망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2/12/28 [06:45]

[아침햇살211] 북한의 시험용 촬영기 해상도 논란과 내년 전망

문경환 기자 | 입력 : 2022/12/28 [06:45]

1. 강박증과 열등감

 

18일 북한이 정찰위성 시험용 로켓을 발사하였다. 당일 한국군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2발을 고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하며 이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하였다. 다음날인 19일 북한은 전날 발사한 로켓이 정찰위성 시험용이었음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시험 과정에서 촬영한 인천과 서울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자 한국 언론과 전문가들이 대거 나서서 사진의 해상도가 너무 낮다, 정찰위성에는 못 미친다며 북한의 기술력을 조롱하였다. 

 

이에 20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김여정 부부장이 반박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누가 830초에 지나지 않는 일회성 시험에 값비싼 고분해능 촬영기를 설치하고 시험을 하겠는가”라며 전문가들의 주장을 “상식 밖의 말”로 치부했다. 

 

그러나 국내 언론과 전문가들은 담화 내용을 무시하고 북한의 낮은 해상도 문제를 계속 시비했다. 특히 23일 한국의 국토위성 1호가 촬영한 고해상도 평양 위성사진이 공개되자 언론은 북한이 공개한 저해상도 사진과 비교하면서 또 북한을 비난하였다. 

 

일련의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언론, 전문가들이 보인 모습을 통해 몇 가지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북한을 무조건 깎아내리려는 모습이 보인다. 

 

북한은 인천과 서울을 시험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20미터 분해능 시험용 전색 촬영기”로 찍은 사진임을 밝혔다. 사진을 보면 군사 정찰용으로는 쓸 수 없는 사진임이 명백하다. 그렇다면 ‘시험용이라서 해상도가 낮구나, 저걸 실제로 정찰위성에 쓰지는 않겠구나’라는 걸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도 언론과 전문가들은 “해상도가 너무 낮아 정찰위성으로 쓸 수 없다”라는 하나 마나 한 분석만 내놓았다. 북한에 관한 것이라면 일단 물불을 가리지 않고 헐뜯고 보는 식이다. 

 

과거에도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이 종이로 만든 모형이라느니,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사진이 조작이라느니, 지하 핵시험이 사실은 TNT를 잔뜩 모아서 터뜨린 것이라느니 하는 억측이 많았다. 그러다가 미사일이 실제로 날아가고, 사진 대신 동영상이 공개되고, 핵시험도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모두 엉터리 주장이었음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언론과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매번 북한을 모략한다. 

 

둘째, 한국이 북한보다 무조건 우월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보인다. 

 

23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평양 위성사진은 사실 북한의 시험 사진에 대응한 것이 아니다. 작년에 발사한 국토위성 1호가 세계 곳곳을 촬영한 것을 기념해 한국 국토교통부가 서울 정동 국토발전전시관에서 개최한 사진전이 우연히 시기가 겹친 것이다. 이미 한 달 전부터 예고되었던 사진전이며 세계 여러 나라를 찍은 사진 가운데 평양 사진도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언론은 이를 남북 해상도 대결로 몰고 갔다. 일회용 사진기와 전문가용 사진기로 찍은 사진을 비교하고는 이겼다고 좋아한다. 이렇게라도 해서 북한을 이겨야만 한다는 강박증이 보인다. 

 

지난 국군의날 기념식 때도 현무 미사일이 영상에 공개되자 언론들은 무슨 보도지침이라도 받았는지 하나같이 ‘핵’, ‘버금’, ‘괴물 미사일’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넣어 기사를 쏟아내 보는 이를 민망하게 했다. ‘괴물 미사일’은 북한의 화성포-17형을 본 외국 전문가의 표현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아무리 다급하기로서니 재래식 탄도미사일인 현무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큰 차량 이동식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버금간다고 표현하는 건 상식 이하다. 어떻게든 북한을 이겨야 한다는 강박증이 만든 한 편의 희극이었다. 

 

셋째, 조급함과 수세적인 모습이 보인다.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왜 사진 해상도가 낮은지 설명했다면 ‘아, 시험용인 걸 미처 생각 못 했구나’라고 대범하게 인정하거나, 아니면 담화의 내용을 논리적으로 반박해야 한다. 그런데 그냥 무시하고 계속 해상도가 낮다는 점만 강조하고 있다.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지 못하고 회피하는 모양새다. 이는 자신감이 없을 때, 수세에 몰렸을 때 나오는 모습이다. 

 

물론 북한이 내년 4월쯤 정찰위성을 발사한다니 마음이 조급할 수도 있다. 한국군은 2014년에 독자 정찰위성 개발을 결정해 2020년부터 운용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부처 간 갈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해졌고 결국 내년 11월을 목표로 다시 정찰위성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한국이 우위에 있다면 정찰위성 정도는 북한보다 몇 달 늦게 발사해도 큰일은 아니다. 한국이 자꾸 여유가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열등감의 표현이 아닌가 싶다. 

 

2. 안보리 결의는 위헌

 

한국군은 북한이 정찰위성 시험용 로켓이라고 밝힌 후에도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판단을 유지하겠다고 하였다. 일본 정부가 북한의 로켓 발사가 정찰위성에 관한 시험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한국군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전문가들이 해상도 경쟁을 벌이면서 북한이 발사한 로켓이 정찰위성 시험임은 기정사실로 되어버렸다. 정찰위성도 아닌데 사진 해상도가 높은지 낮은지 따질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일부는 19일 대변인 정례브리핑에서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 도발로써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정찰위성 시험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것이다. 어느 나라나 능력이 되면 정찰위성을 쏘고, 한국도 내년부터 정찰위성을 국산 로켓을 이용해 쏘기 위해 준비 중인데 왜 북한은 정찰위성을 쏘면 안 되는지 새삼 의문이 생긴다. 

 

유엔 안보리는 2009년 6월 12일 대북 결의안 1874호를 채택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중단해야 한다고 하였다. 바로 직전인 4월 5일 북한이 ‘광명성 2호’ 인공위성을 발사한 것을 겨냥한 문구다. 아직 탄도미사일에 사용하는 로켓엔진 이외에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은 없기 때문에 결국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권한을 박탈한 것이다. 

 

▲ 2009년 광명성 2호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로켓 은하 2호.     

 

유엔 헌장은 서문에서 “모든 국민의 경제적 및 사회적 발전을 촉진”한다고 하였으며 2조 1항에서 “모든 회원국의 주권평등 원칙”이 있다고 명시하였다. 즉, 유엔은 모든 나라의 경제·사회 발전을 촉진할 목적을 가진 국제기구다. 그리고 인공위성 발사와 우주개발은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많은 나라의 정부가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분야다. 

 

또한 1967년 제정된 우주조약(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외기권의 탐색과 이용에서 국가 활동을 규율하는 원칙에 관한 조약)의 1조는 “외기권의 탐색과 이용은 그들의 경제적 또는 과학적 발달의 정도와 관계없이 모든 국가의 이익을 위하여 수행되어야 하며 모든 인류의 활동 범위”이며 “평등의 원칙에 의하여 국제법에 따라 모든 국가가 자유로이 탐색하고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였다. 북한은 우주조약에 가입한 상태다. 물론 우주조약에 가입하지 않아도 어느 나라나 인공위성을 쏠 권리가 있다. 2009년 3월 12일 문태영 당시 외교부 대변인은 “우주 관련 조약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어느 국가나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라고 확인하였다. 

 

이처럼 전 세계 195개 나라 어디나 인공위성을 발사할 권리가 있지만 오직 북한만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이 권리가 제한된 것이다. 유엔 헌장을 보더라도, 우주조약을 보더라도, 상식선에서 보더라도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불법성이 있는 위헌 결의다. 인공위성이 정찰위성이라고 해도 다르지 않다. 어느 국제법에도 정찰위성을 불법으로 규정했다거나 특정 국가만 허용한다거나 하는 내용은 없다. 

 

북한의 시각에서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것도 위헌이다. 

 

유엔 헌장 2조 4항은 “모든 회원국은 그 국제관계에 있어서 다른 국가의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대하여 또는 국제연합의 목적과 양립하지 아니하는 어떠한 기타 방식으로도 무력의 위협이나 무력행사를 삼간다”라고 되어 있다. 즉, 어떤 나라든 다른 나라의 영토나 정치적 독립을 무력으로 위협하면 안 된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주변국을 위협한다는 명분으로 제재하였다. 

 

하지만 북한 시각에서 보면 한·미·일이 자신을 위협해서 탄도미사일을 개발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금지하려면 동일하게 한·미·일의 탄도미사일 혹은 그에 준하는 위협 수단을 금지하거나 아니면 군사적 위협 자체가 사라지도록 지역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그런 건 일절 없고 오직 북한의 탄도미사일만 금지하니 이를 위헌으로 인식할 수 있다. 

 

3. 내년 전망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 22일 발행한 『2023 아산 국제정세전망』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 및 계속된 도발은 2023년 중에도 국제적 관심을 모으는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신형 잠수함 ▲대륙간 탄도미사일 탄두 재진입 ▲다탄두 탄도미사일 등을 시험하거나 추가 핵시험을 할 수 있으며 이는 내년 초부터 “빠른 템포”로 시작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일단 북한이 어떤 군사 행동을 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번에 김여정 부부장 담화를 통해 4월경 정찰위성 발사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정상 각도 발사 등의 가능성이 있으며, 과거에 언급된 적 있는 괌 포위사격과 태평양상 역대급 핵시험의 가능성도 있다. 이게 결합한 형태도 가능하다. 이 하나하나가 다 한미에 위협적이다. 

 

특히 대륙간 탄도미사일 정상 각도 발사는 지금껏 한미가 애써 부정해왔던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기술 완성’을 실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군사적 타격은 물론 정치적 타격도 클 것이다. 만약 정상 각도로 발사한다면 미국은 이게 단순한 시험 발사인지, 아니면 실제 전략 핵탄두를 장착한 채 미국 본토를 공격하는 것인지 30분 내로 판단해서 요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미국 전역에 핵공격 경보가 울리고 온 국민이 두려움에 떠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반면 한미가 어떤 군사 대응을 할지는 예측이 가능하다. 

 

한미는 내년에 한미연합훈련을 더욱 확대하고 독수리연습을 사실상 부활시키는 등 야외 기동훈련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핵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가 수시로 한반도에 들락날락하며 북한을 압박할 것이다.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규탄과 제재를 계속 시도할 것이다. 독자 제재도 추가할 것이다. 10년 전에도 했고 올해도 했고 내년에도 할 한미 군사 대응 목록이다. 

 

그런데 애초에 한미가 저런 행동을 하는 명분은 북한의 핵개발 저지다. 북한을 군사·외교·경제적으로 압박해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북한은 핵개발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금도 핵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즉, 한미의 대응 행동은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한미는 실패한 방법을 반복하고 있다. 

 

한미가 북한의 행동을 저지하려면 실질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요격해야 한다. 일본 상공을 넘어가는 미사일을 멀뚱히 쳐다만 봐서는 북한의 행동을 억제하지 못한다. 

 

문제는 지금의 한미는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어디서 발사하는지도 몰라서 북한이 발사 장소를 공개하면 맞네 틀리네 진실 공방이나 벌이고, 상승 회피 기동이나 극초음속 활강체에 대한 대비도 전혀 없는 게 현실이다. 아마 요격을 시도하더라도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언론에 숨기고 비공개로 할 것이다. 

 

요격에 성공해도 문제다. 북한이 자신의 미사일을 요격한 행위를 전쟁 행위로 간주하고 곧바로 핵공격을 가할 수도 있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09년 4월 5일 ‘광명성 2호’ 인공위성을 발사할 당시 ‘반타격 사령관’으로서 육·해·공군을 지휘했다고 한다. 만약 누구든 인공위성을 요격하면 곧바로 보복 공격을 할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한반도 정세는 올해보다 더 뜨겁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측할 수 없는 북한의 행보를 더욱 주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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