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남용의 역설」
-황선
검찰은 서울시경을 압수수색하고 국정원은 민주노총을 압수수색한다
서울시경 정도에서 참사의 책임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검찰왕국의 무거운 의무와 민주노총 캐비닛 바닥의 먼지에라도 스며있을 전복에의 열망 붉어야만 하는 노동자 나부랭이들의 음험한 청사진 그것을 찾아야 한다는 허기 허기
누구의 목을 졸라야 백성들이 무엄한 꿈틀거림을 멈추고 공포에 질린 파리한 낯빛으로 숨어들까 누구의 목을 쳐야 자본과 언론과 권력과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우리가 곧 신이라는 것을 이해할까
세상의 졸과 을은 들어라 전시엔 동원되어 죽기로 싸우고 평시엔 밤낮으로 닥치고 일하라 기어나오지 말라 횃불은커녕 촛불도 밝히지 말라 빛을 열망하지 마라 감히 세상을 근심하지 말라
어떤 개소리를 들어도 들은 티 내지 말라 갖은 개소리와 개수작은 모두 갑의 권리다 짐의 놀이다 건방진 언론사의 문을 부수고 사다리차를 끌고 노조사무실 창을 부수며 날마다 일벌백계 목이 쉰다
그러나 이상도 하지 중독된 여왕의 부실한 병사들일 뿐이다 한 순간 콧김에 날아가 버릴 종잇장들 두려움만큼 허둥거려라 너희가 깔아뭉갠 아우성, 그 숱한 목숨들 끝도 없이 부활중이다 한과 희망 범벅이 된 붉은 빛으로 떠오르는 태양의 호흡. 큰 바람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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