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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무기 열전 10] 정밀 제어 기술을 갖춘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3/23 [16:16]

[남·북·미 무기 열전 10] 정밀 제어 기술을 갖춘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문경환 기자 | 입력 : 2023/03/23 [16:16]

※ 북한은 미사일 이름을 ‘화성-0’, ‘화성포-0’, ‘화성포-0형’ 등 여러 형식으로 표기해왔다. 여기서는 ‘화성포-0형’으로 통일한다. 

 

● 중거리·준중거리 탄도미사일

 

 

■ 화성포-7형

 

 

1990년 5월 미군 정찰위성이 함경남도 함주군 노동리에서 처음 발견했다고 해서 일명 ‘노동미사일’로 부른다. 북한의 미사일 가운데서 상당히 오래된 미사일인 만큼 여러 개량형이 있다. 이 미사일 기술이 이란과 파키스탄에 전해져 샤하브(SHAHAB)-3과 가우리(GHAURI) 미사일 개발에 활용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들 미사일 제원을 토대로 화성포-7형의 제원을 추정할 수 있다. 사정거리로 보아 주일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으며 현재 북한에 수백 발이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첫 시험발사는 1993년 5월 29일로 500킬로미터를 날았으며 2014년 3월 26일 발사에는 650킬로미터, 2016년 3월 18일 발사에는 800킬로미터, 2016년 7월 19일 발사에는 600킬로미터를 날았다. 모두 고각 발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에는 2016년 8월 3일 2발을 발사하였다. 이날은 고각 발사를 하지 않아 1천 킬로미터까지 날아갔다. 

 

■ ??

 

 

이름이 확인되지 않은 정체불명의 미사일로 2005년쯤 군 당국에 포착된 미사일이다. 화성포-9형으로 추정하는 사람도 있다. 화성포-7형(노동미사일)을 개량해 사거리를 연장한 미사일로 보인다. 통상 스커드-ER로 부른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2016년 9월 5일 3발, 2017년 3월 6일 4발을 각각 동시에 발사하였다. 

 

특히 3월 6일 4발 발사 장면은 매우 특이했는데 도로에 일렬로 늘어선 4대의 발사 차량에서 미사일이 동시에 발사되었으며 이 가운데 1발이 다른 미사일에 비해 속도가 느려 높이가 다르게 상승하다가 속도를 조절해 순식간에 같은 높이로 맞췄다. 초기 상승 단계는 엄청난 가속도로 날아가게 되는데 이 와중에 미세한 차이까지 세심하게 조절하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조작 능력은 정확성으로 이어지는데 스커드-ER은 낙하하면서 탄두가 공중에서 불규칙하게 회전하는 ‘백 텀블링’ 현상을 보이면서도 원형공산오차(CEP)가 50~190미터밖에 되지 않는 정밀한 미사일이라 한다. 

 

하나의 목표물을 여러 미사일이 정확히 시간을 맞춰 동시에 날아가면 폭발력을 키우고 요격을 어렵게 할 수 있다. 거기다 ‘백 텀블링’ 특성까지 있기에 북한의 스커드-ER 운용은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 북극성-2형

 

 

기존의 화성포 계열 미사일과 여러모로 다른 미사일이다. 원래 북극성-1형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인데 이를 지상 발사형으로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발사 차량이 궤도 차량이다. 궤도 차량은 바퀴 차량에 비해 험지를 다닐 수 있지만 속도가 느린 특징이 있다. 또 타이어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 없어 발사 후 빠르게 현장을 벗어날 수 있다. 궤도 차량은 작고 가벼운 단거리 미사일에 주로 쓰였는데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쓰인 게 특이하다. 그만큼 북극성-2형이 작고 가볍다는 의미일 수 있다. 도로가 없는 깊은 산속처럼 미국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지역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사라질 수 있어 상당히 위협적이다. 

 

또 미사일이 원통 안에 들어가 있는데 이는 고체 연료 미사일의 특징이기도 하다. 고체 연료 미사일을 이 원통 안에 밀봉 상태로 보관하면 몇 년에서 몇십 년 동안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 북극성-2형은 원통 안에 탑재하기 위해 날개 대신 간편하게 접을 수 있는 그리드 핀을 이용하였다. 

 

원통 발사관은 냉발사 방식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북극성-2형 발사는 고압가스로 밀어 올린 후 공중에서 점화하는 냉발사(콜드 론치) 방식으로 한다. 공중 자세제어 기술과 정확한 시간에 점화하는 기술이 필요하기에 고난도의 방식이라고 한다. 특히 고체 연료는 점화가 어려워서 고도의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 

 

2017년 2월 12일 시험발사 당시 발사 후 57초에 1단 로켓을 분리, 1분 59초에 2단 로켓을 분리했으며 최고 고도 633.3킬로미터, 최고 속도 마하 9로 비행했다. 북한은 이날 발사 성공을 계기로 고출력 고체 로켓 엔진을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에 본격적으로 도입하였다. 고체 연료 로켓은 액체 연료 로켓에 비해 훨씬 구조가 간단하기에 저렴하게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다. 

 

한편 북극성-2형의 사거리가 군 당국의 추정치인 2천~3천 킬로미터보다 훨씬 길다는 견해도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극성-1형의 사거리를 연장한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라고 지시한 결과로 북극성-2형이 탄생했는데 북극성-1형의 사거리가 2,500킬로미터라서 이보다는 훨씬 길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장은 「불가사의한 항적에 나타난 북극성-2형의 첨단성능」(자주시보, 2017.2.20.)에서 북극성-2형과 파키스탄의 샤힌-3을 비교 분석해 북극성-2형의 사거리가 5,500킬로미터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 정도 사거리면 미국의 북태평양 군사전략 거점인 알래스카를 타격할 수 있다. 

 

또 한 소장은 북극성-2형은 89도 발사각으로 발사돼 최고 고도 550킬로미터, 비행거리 500킬로미터를 날아갔지만 화성포-10형은 87도 발사각으로 발사돼 최고 고도 1,413.6킬로미터, 비행거리 400킬로미터를 날아갔다며 이를 통해 북극성-2형이 일반적인 포물선 궤도가 아닌 독특한 궤도로 날아갔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요격이 더욱 힘들어진다. 북한도 북극성-2형 시험발사 소식을 보도하면서 요격 회피 기동 특성을 검증했다고 하였다. 

 

■ 화성포-10형

 

 

한미 당국은 1990년대 후반 동해안 무수단리에서 처음 발견했다고 해서 일명 ‘무수단 미사일’이라 부른다. 사거리를 보면 화성포-10형은 괌 미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다. 날개 대신 그리드 핀(Grid Fin)을 장착했는데 그리드 핀은 필요에 따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어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으며 극초음속에서 효율적으로 자세와 방향을 제어하는 장치다. 

 

2016년 6월 23일 북한은 처음으로 화성포-10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고각 발사로 진행한 시험발사에서 화성포-10형은 최고 고도 1,413.6킬로미터, 비행거리 400킬로미터를 비행했다. 

 

한편 군 당국은 북한이 공개하지 않은 8번의 시험발사를 포착했으며 모두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 즉, 화성포-10형은 발사 성공률이 매우 낮은 미사일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반론도 있는데 일단 고각 발사 방식이 미사일에 상당한 무리를 주는 비정상적인 방식이기에 실패 확률이 커진다고 한다. 

 

또 일각에서는 화성포-10형은 그 자체로 활용하기 위한 미사일이라기보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등 상위 단계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의 미사일로 보기도 한다. 지상 발사 미사일임에도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특유의 독특한 탄두 모양을 하고 있다거나, 일반적으로 쓰지 않는 그리드 핀을 사용한 점을 근거로 꼽을 수 있다. 또 괌을 사거리로 하는 화성포-12형이 등장하면서 더 이상 열병식에 나타나지 않은 점도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 화성포-12형

 

 

2017년 3월 18일 북한은 ‘3.18혁명’이라 부를 만큼 중요한 신형 액체 연료 로켓 엔진 시험에 성공하였다. 북한은 그동안 외국 로켓 엔진을 토대로 미사일을 개발하다가 이때부터 독자적인 기술로 만든 ‘백두산 엔진’을 사용해 미사일을 개발하였다. 이 백두산 엔진을 이용해 만든 첫 탄도미사일이 화성포-12형이다. 화성포-12형 첫 시험발사를 2017년 4월 5일로 추정하는데 엔진 시험 성공 후 불과 보름 정도 지나 해당 엔진을 이용한 미사일까지 만든 셈이다. 

 

2017년 5월 14일 처음으로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북한 발표에 따르면 최고 고도 2,111.5킬로미터, 비행거리 787킬로미터를 날았다고 한다. 군 당국은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5천 킬로미터를 날아가며 일각에서는 7천 킬로미터까지 날아갈 것으로 전망한다. 

 

2017년 9월 16일 시험발사 때는 최고 고도 770킬로미터, 비행거리 3,700킬로미터를 날았다. 2022년 1월 30일 ‘검수 사격’ 시험을 하였는데 이를 통해 이 미사일이 실전 배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이 미사일로 괌 미군기지를 공격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북한에서 괌까지 거리가 3,400킬로미터가량 되므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한편 북한은 2022년 10월 4일 화성포-12형과 유사한 미사일을 발사해 4,500킬로미터까지 날려 보냈다. 화염 분출 모양으로 보아 화성포-12형을 개량한 미사일로 추정된다. 북한은 신형 지대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밝혔다. 

 

■ 특징

 

북한의 중거리·준중거리 탄도미사일에는 모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북한은 사거리별로 여러 종류의 중거리·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데 주일미군과 괌을 주로 겨냥하고 있다.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운용하려면 개발 비용이 많이 들고 유지, 보수도 어렵다. 반면 다양한 작전이 가능하며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다양한 방어망을 구축해야 하므로 더 힘들다. 

 

군 당국은 북한이 100여 개의 이동식 발사 차량과 1,00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 (김민석, 「북한의 탄도미사일 전력과 대응책은?」, 『월간중앙』 2016년 10호, 2016.9.17.) 그러나 열병식에 등장하는 발사 차량만 수십 대에 이르므로 실제로는 훨씬 많은 발사 차량과 미사일을 생산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미사일은 수많은 발사로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내륙, 심지어 평양 상공을 관통하는 훈련도 감행해 그만큼 신뢰도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사일은 매우 비싼 무기다. 따라서 수시로 시험발사나 발사 훈련을 하기에는 매우 부담된다. 한국군도 미사일을 실전배치까지 하고도 충분히 발사해보지 않아서 정작 발사 훈련을 할 때마다 사고가 발생할 정도다. 

 

그런데 북한은 마치 비용 문제가 없는 것처럼 매우 많은 미사일을 발사한다. 한국국방연구원은 2022년 12월 17일 북한군사포럼에서 북한이 2022년 한 해 동안 발사한 미사일의 비용만 최대 5억 3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포럼 후에도 12월 31일까지 최소 3차례 7발의 미사일 발사가 있었다.) 북한 정부 1년 예산이 85억 달러, 국방비는 13~16억 달러로 추정되니 전체 국방비의 3분의 1가량을 미사일 발사에만 사용한다는 말이 된다. 미사일 연구·개발과 생산에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할 테니 북한 국방비 전부를 미사일에 사용해도 부족할 것만 같다. 이는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 관련 통계 수치가 얼마나 부정확한지를 보여준다. 

 

다음부터는 순항미사일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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