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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웃으며 ‘치맥’하는 윤 대통령을 보니 천불이 난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3/05/24 [15:50]

[논평] 웃으며 ‘치맥’하는 윤 대통령을 보니 천불이 난다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3/05/24 [15:50]

“이게 진정한 지지율이구나.”

 

윤석열 대통령이 얼마나 신났으면, 얼마나 좋았으면 이런 말을 했을까?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30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우리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업인들이 77%라는 말을 듣고 ‘아 그게 진정한 지지율이구나’ 그렇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런 윤 대통령의 모습을 보니 거의 1년 전 윤 대통령이 한 말이 떠오른다.

 

지난해 7월 4일 윤 대통령은 “(지지율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고...하여튼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서 하는 일이니까,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그 마음만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두 달이 안 됐는데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2주째 높게 나온 상황이었다.

 

지지율이 낮게 나올 때는 ‘별 의미가 없다’라며 국민의 평가를 무시하더니, 지지율이 높게 나온 사람들 앞에서는 ‘진정한 지지율’이라며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윤 대통령을 보는 국민의 마음은 어떨까.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30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기업인들과 치맥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한 기업인으로부터 “해외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일정을 계속하면 힘들지 않나”라는 질문을 받자 “해외에 나가면 스트레스가 없어서 그런지 피곤한 줄 모르겠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최근 열린 한미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타를 선물해주고, 종종걸음으로 자기를 맞이해주니 윤 대통령의 기분은 하늘을 날아가는 듯했을 것이다. 한국에서 걷잡을 수 없는 ‘퇴진’ 요구에 머리가 아팠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자기를 환대해주니 얼마나 더 있고 싶었을까.

 

한국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말하는 한국의 대통령을 보는 국민의 가슴엔 천불이 났을 것이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58개의 테이블을 모두 돌며 ‘치맥’(치킨·맥주)을 나누며 대화를 하며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날 윤 대통령은 중소기업인들과 만나기 전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가 지난 16~17일 진행한 ‘1박 2일 집회’를 겨냥해 “국민이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불법 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지시했다.

 

자신에게 높은 점수를 준 사람들과는 치맥하며 ‘호호 깔깔’ 하는 대통령,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다 처벌하라는 대통령. 

 

국민은 이런 대통령을 보면서 ‘참 못나도 진짜 못났다’라는 말을 하고 싶을 것이다. 

 

윤 대통령의 ‘건폭’이라는 한 마디로 시작된 무자비한 건설노조 탄압으로 양회동 열사가 목숨을 던졌는데, 윤 대통령은 다시 건설노조를 비롯한 민주노총을 탄압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양회동 열사가 산화한 지 20여 일이 넘었고,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말은 한마디 하지 않은 채 오히려 그 동료들을 다 잡아넣으라는 대통령을 보는 노동자와 국민의 마음은 어땠을까.

 

국민과 노동자의 가슴에 천불이 나게 만드는 윤 대통령, 이제는 끝을 봐야 할 때이다.

 

“이 정권과는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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