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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지지율 떨어뜨리는 민주당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3/06/07 [07:00]

스스로 지지율 떨어뜨리는 민주당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3/06/07 [07:00]

▲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모습.  © 민주당

 

적폐의 눈치를 보며 개혁에 소극적인 민주당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 선임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10시간 만에 사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국힘당과 수구 언론은 이래경 이사장이 선임되자마자 이래경 이사장의 과거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의 비명계 인사들도 이래경 이사장이 ‘친명계’라며 선임을 반대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래경 이사장의 과거 발언에 대해 잘 몰랐다며 변명하기에 바빴다. 결국 이런 논란 끝에 이래경 이사장이 사퇴한 것이다. 자진 사퇴라고 하지만 민주당 안에서 사퇴 압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짚어볼 것은 이래경 이사장을 선임한 뒤에 보인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 모습이다.

 

당을 혁신하겠다며 외부 인사를 영입해놓고 다른 세력이 공격하자, 보호하거나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책임을 질 수 없으면 영입하지 말았어야 한다. 

 

이래경 이사장 선임 건은 가만히 있는 사람을 권투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게 하더니 여기저기서 달라붙는데 같이 싸우거나 보호하기는커녕 경기장에 홀로 두고 경기장 밖으로 나온 것과 같다. 

 

민주당이 싸움이 벌어지는 경기장 안에 사람 한 명을 던져놓고 방치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14일 김남국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에 앞서 이재명 대표는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와 관련해 윤리감찰을 당에 지시했다. 

 

여기서 살펴볼 점은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가 윤석열 정권의 정치 탄압에서 시작됐다는 것보다 당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에 놓고, 시시비비를 따지는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것이다.

 

정치 탄압에는 함께 맞서 싸우고, 위법한 사실이 드러나면 그때 김남국 의원에게 책임을 묻고 대가를 치르게 해도 된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은 정치 탄압을 받는 동료를 향해 윤석열 정권과 함께 돌팔매질한 것과 같은 행동을 했다.

 

결국 민주당의 이런 행태가 김남국 의원을 탈당으로 내몬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람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는 모습, 국힘당과 수구 언론이 공격하면 제대로 싸우지 못하는 모습, 단결하기는커녕 각자의 목소리만 내는 모습은 민주당에 국민과 당원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에 비낀 민심

 

민주당의 5월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자. 

 

4월 4주 차부터 6월 1주 차까지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37%->32%->32%->33%->31%->32%로 나타난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오차범위는 3.1%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마치 김남국 의원의 코인 문제로 떨어진 것처럼 일부 언론은 보도하지만 사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 없다.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가 민주당의 전체적인 지지율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차 범위 밖으로 떨어진 것은 4월 4주 차에서 5월 1주 차 사이다. 

 

5월 1주 차 여론조사는 5월 2일 발표돼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가 영향을 줄 수 없었다. 참고로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는 지난 5월 5일 조선일보의 보도로 시작해 일파만파 확산됐다.

 

▲ 김남국 의원.  ©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그러면 다른 문제가 민주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4월 마지막 주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

 

먼저 민주당이 마련한 2024 총선 공천제도 특별당규가 전혀 새롭지 않고, 민주당의 기득권을 지키는 것이라는 비판이 불거졌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통합하면서 정치 개혁을 위해 ‘▲비례대표 국회의원 등 열린 공천제 ▲국회의원 3선 초과 제한’ 등을 합의했다.

 

그런데 민주당 ‘2024 총선 공천제도 태스크포스(TF)’는 현역 의원 평가 미공개, 현역 의원에 유리한 단수 추천 제도 등을 골자로 한 공천제도를 마련했고 민주당 당무위원회를 통과시킨 상황이었다. 2021년 합의한 정치개혁을 위한 내용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민주당이 마련한 공천제도는 기존 제도와 별다를 게 없는, 정치 개혁과 무관한 공천제도로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을 지킨 것이라는 비판이 청년·신인 정치인들 안에서 제기됐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지도부가 정치 개혁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도 많이 나왔다. 

 

그리고 지난 4월 28일 진행된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3선의 박광온 의원이 뽑혔다. 

 

박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당선 이후 “여당(국힘당)과의 관계에서 개선할 부분이 많고 국회 운영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서로 노력하는 게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의 이런 발언은 국힘당과 이른바 협치를 강조한 것이다. 그런데 국힘당은 협치할 세력이 아니다. 이미 국힘당은 양곡관리법, 간호법, 노란봉투법 등 민생과 관련된 법안은 사사건건 반대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협치를 한다면서 국힘당 인사들과 서로 웃으며 지낼수록 국민의 삶은 힘들어질 뿐이다.

 

그리고 박 원내대표는 5월 1일 이른바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민주당 안에서 제기되는 대의원제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대의원 한 명을 매수하면 수십 명 권리당원 표를 얻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기에 전당대회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라며 이른바 돈 봉투 의혹도 여기서 출발한 것이기에 당의 혁신을 위해 대의원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돈 봉투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런 불미스러운 문제의 발단이 되는 것을 과감히 없애야 민주당의 혁신을 바라는 국민과 당원, 지지자들에게 호응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혁신의 길이 아닌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이른바 ‘수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뿐만 아니라 국민도 ‘수박’이라 분류되는 사람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개혁에 적극적이지 않고, 윤석열 정권에 맞서 싸우는 것도 주저하기 때문이다. 

 

▲ 의원 총회에서 발언하는 박광온 원내대표.  © 민주당

 

국민은 민주당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공천제도를 마련하고 개혁적인 인물이라 하기 어려운 사람을 원내대표로 선출하는 것을 보면서, 민주당이 개혁의 길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 어린 눈길을 보낼 수 있다. 

 

이런 두 가지가 민주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지연 한국갤럽 이사는 지난 5월 2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4~5월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지만, 가장 큰 사건은 민주당에서는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코인 의혹’이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김남국 의원 코인 의혹과 관련해서는 20·30세대와 연결 지은 기사가 많았는데, 실제 한 달을 분석하니 20·30세대보다 40대에서 정당 지지율 하락이 컸고, 충청과 호남권에서의 변화가 큰 점이 발견됐다”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진보·개혁적인 세대인 40대와 지역인 호남지역에서 개혁적이지 못한 민주당의 모습에 실망한 결과가 지지율의 하락으로 나타난 것이라 추정된다.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외면받지 않으려면 개혁에서 후퇴하지 말아야 한다. 

 

민주당은 당의 개혁, 한국 사회의 개혁을 위한 과제에서 멀어지는 행보를 취할 때마다, 국힘당과 수구 언론에 맞서 싸우기보다 눈치를 보는 행태를 보일 때마다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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