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총기 난사에 따른 사상자가 발생한 직후에도 백악관에서 성대한 ‘바비큐 파티’를 벌여 논란을 자초했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씨는 지난 4일 독립기념일에 백악관으로 현역 미군 가족을 초청했다. 바비큐 파티와 유명 가수의 공연이 곁들어진 이번 행사의 규모는 이전보다도 더욱 컸다고 더힐은 전했다.
그런데 같은 날 일리노이주 시카고시 하이랜드파크에서 총기 난사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행사 개최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7일 기준 현재까지 시카고 총기 난사 사건으로 7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바비큐 파티를 취소하지 않고 강행했다. 이뿐만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은 총기 난사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바라보는 행동과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사 과정에서 한 추모 연설에서 “미국 전역의 공동체에서 일련의 비극적이고 무분별한 총격을 겪었다”라면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애도하며, 우리 국가 독립기념일을 맞는 상황에서 우리 공동체가 총기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날을 위해 기도한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으로서 총기 난사를 막기 위한 강력한 대응과 정책 마련을 강조한 게 아니라 ‘같이 기도를 하자’며 책임을 회피한 것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 난사를 비판하며 총기 구입 규제 도입을 강조해온 발언도 진심이 아니었던 것 아니냐는 뒷말도 무성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총기 난사를 본체만체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7월 4일 시카고 하이랜드파크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도 백악관에 군인들을 초청해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분 모두 오늘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들었을 것이다. 우리의 삶의 방식에 대해 보장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면서 “우리는 싸우고 방어하고 투표로써 원하는 삶을 얻어야 한다”라고 했다. 총기 난사를 직접 언급하지도 않고 ‘투표나 잘하라’라는 식의 국민을 업신여기는 발언을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무대책으로 일관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이후 시카고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총기 난사 범죄가 되풀이됐다.
지난해와 올해 시카고 하이랜드파크에서 잇달아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은 모방 범죄 의혹이 짙다. 지난해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졌다는 점도 그렇지만 사상자 수마저 거의 같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카고 총기 난사에 따른 사망자가 7명이고 부상자가 30여 명이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만약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이 시카고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와 관련해 행사를 취소하고 강경한 조치를 주문했다면, 적어도 올해 시카고에서 똑같은 참사는 반복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난 6일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 자문역인 애덤 젠틀슨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지도력의 공백 상태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지 않는 바이든 대통령을 두고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최저치인 30% 중반대로 주저앉아 회복할 기미가 없는 점도 우연은 아닐 듯하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의 무책임과 안일함이 총기 난사 참사를 부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