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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암’ 뿌리 뽑으려 바친 삶…조일권 선생 추모 노래와 영상 나와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3/07/31 [20:36]

‘나라의 암’ 뿌리 뽑으려 바친 삶…조일권 선생 추모 노래와 영상 나와

박명훈 기자 | 입력 : 2023/07/31 [20:36]

고 조일권 선생은 매주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아래 촛불대행진), 강북촛불행동 집회에서 자원봉사단원(아래 자봉단)으로 함께해왔다.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5년 넘게 투병하던 중 촛불 집회에 합류한 조일권 선생은 지난 6월 28일 운명했다. 

 

▲ 조일권 선생이 촛불대행진 무대에서 '윤석열 퇴진'과 '자주독립'을 강조하며 시 낭송을 하는 모습.

 

전기 시공 노동자이자 시인이기도 했던 조일권 선생은 촛불 현장에서 철두철미하게 국민을 위해 헌신한 ‘촛불 같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조일권 선생이 어떤 점에서 촛불 같은 사람이었는지는 조일권 선생을 집회에서 만난 이들, 같이 활동한 자원봉사자들, 조일권 선생이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노래패 ‘우리나라’ 가수 백자 씨는 지난 7월 8일 열린 47차 촛불대행진 무대에서 노래 「조일권의 노래: 부제 촛불행동의 노래」를 공연했다. 조일권 선생의 뜻을 이은 촛불동지들이 ‘윤석열 퇴진’과 자주독립·사회대개혁을 위해 힘차게 투쟁하자는 뜻을 담은 것이다.

 

▲ 「조일권의 노래: 부제 촛불행동의 노래」 악보.

 

이날 촛불시민들은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조일권 정신으로 윤석열을 몰아내자”, “조일권 정신으로 친일 역적 처단하자”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오간 48차~50차 촛불대행진 때도 촛불시민들은 조일권 선생의 삶을 돌아보며 ‘윤석열 퇴진’의 기세를 드높였다.

 

백자 씨는 “6월 8일 조일권 선생님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촛불행동의 노래」라는 시였다. (노래로) 꼭 만들어보겠노라 말씀드렸는데 시를 보내시고 20일 뒤인 28일, 선생님은 하늘로 가셨다. 결국 선생님 생전에 들려드리지 못하고 추모곡이 되어버리고 말았다”라면서 “선생님의 뜻을 이어 힘차게 싸우겠다. 그리고 기어이 승리하겠다. 부디 안녕히 잠드소서”라고 밝혔다.

 

촛불행동 공식 유튜브 채널 촛불행동TV는 46차 촛불대행진이 열린 7월 1일 「촛불동지 조일권 선생님 추모 영상」을 공개했다. 

 

☞ 추모 영상 

 

 

촛불행동은 추모 영상에서 “선생님은 주말 (서울) 시청 대로의 촛불대행진은 물론이고 구 단위의 작은 지역 촛불에도 부지런히 다니셨다. 촛불이 켜지는 곳이면 모두 선생님의 마을이었다”라면서 “우리 국민이 설 자리, 앉을 자리를 남보다 먼저 살피고 가장 늦게까지 함께 정리하고서야 귀가하셨다. 아픈 몸을 이끌고 매일 산에 오르신 그 마음도 촛불 때문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촛불동지들은 선생님을 잊을 수가 없다. 조일권 선생님, 당신은 가셨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 나라와 국민들, 남은 뭇 생명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신 높은 역사적 책임감, 불굴의 실천력, 촛불국민과 촛불행동에 보내주신 깊은 신뢰는 우리들 가슴에 영원히 새기겠다”라고 다짐했다.

 

촛불행동TV는 7월 22일에는 「촛불같은 사람 조일권 선생님 추모 특집 방송」을 통해 조일권 선생의 삶을 조명했다.

 

☞ 추모 특집 방송

 

 

방송에는 조일권 선생과 촛불대행진, 강북촛불행동 집회에서 함께해온 권오민 강북촛불행동 대표가 출연했다. 

 

권 대표는 조일권 선생이 생전 “나의 암을 뿌리 뽑는 것도 나라의 암을 뿌리 뽑아야 가능한 것 아닌가”라는 얘기를 했다면서 조일권 선생이 ‘윤석열 퇴진’으로 나라의 암을 뿌리 뽑기 위해 모든 걸 바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 대표는 조일권 선생 임종 며칠 전 병문안을 갔을 때를 떠올렸다. 조일권 선생은 진통제를 맞아 정신이 혼미한 상황에서도 “(윤석열 퇴진 100만 범국민선언) 서명을 같이 못해서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조일권 선생은 자봉단 중에서도 그 누구보다 일찍 촛불 현장에 나와 주변을 꼼꼼히 챙겼다. 또 촛불시민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이 점은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사진과 곁들여 자봉단 단체 카톡방에 수시로 남겼다고 한다. 

 

췌장암은 암 중에서도 고통이 무척 심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일권 선생은 아픈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조일권 선생이 말기 암환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안 자봉단들은 무척 놀랐다고 한다.

 

권 대표는 조일권 선생이 아픈 모습을 보이면 자원봉사자들이 집회에 나오지 말라고 할까 봐 티를 내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조일권 선생은 촛불대행진 무대에서 온힘을 다해 쩌렁쩌렁하게 ‘윤석열 퇴진’과 ‘자주독립’을 염원하는 시를 낭송한 뒤, 기력이 쇠해 집에 먼저 돌아간 적이 있다고 한다.

 

조일권 선생은 임종을 앞두고도 촛불대행진 준비에 부담이 될까봐 자봉단에 자신의 부고를 알리지 말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래서 같이 활동하던 자봉단은 46차 촛불대행진을 하루 앞둔 6월 30일에야 뒤늦게 조일권 선생의 부고 소식을 알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조일권 선생은 자신의 시신을 의학 연구에 써달라며 남김 없는 삶을 실천했다. 권 대표는 빈소도 찾지 못했는데 뒤늦게 묘소라도 찾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조일권 선생과 함께 자봉단 활동을 한 김은국 씨는 7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저는 당신을 통해 촛불은 어떠한 삶을 살아야 되는지 배웠다. ‘남을 돕기 위해 사는 삶!’ (이것이) 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삶이 진정으로 행복하고 결국 나의 삶을 채우고 또 다른 이들의 삶을 풍부하게 채운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같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내가 아닌 우리가 되고 함께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고 적었다.

 

자봉단 활동을 했던 김나현 씨도 7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선생님은 아주 자그마한 것에서도 자신을 드러내거나 앞세우지 않으려 애썼다. 자기를 내세우고 싶은 마음이 촛불을 망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라면서 “촛불은 온전히 촛불의 것임을, 자봉단은 오직 촛불을 위해 묵묵히 존재하는 것임을 선생님은 강조하고 또 강조하셨다”라고 전했다.

 

김 씨는 “이런 선생님은 병상에 누워 촛불에 나가지 못하는 자신을 ‘반역자’라 칭하며 슬퍼하셨다. 그럼에도 촛불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끊임없이 찾아내셨다. 병실에 누워 촛불 진군가(조일권의 노래)를 쓰고, 이번 주 촛불집회 영상을 보고 또 보고, 매주 날씨에 따른 대책을 보내주셨다”라면서 “촛불행동 사람들의 생일을 챙겼으며 대학생들 구속영장 기각을 위한 탄원서도 쓰셨다. 그리고도 ‘제가 힘쓸 일이 어디 있을까요?’라고 연락을 주셨다”라고 적었다.

 

극단 ‘경험과 상상’ 단원들은 오는 8월 4~6일 경험과 상상 극장에서 조일권 선생을 추모하는 「짧은시간」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경험과 상상 단원들 역시 촛불대행진 현장에서 자봉단으로 활동하는 등 조일권 선생과 인연이 있다.

 

경험과 상상은 지난 7월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촛불과 선생님이 맺은 인연은 고작 1년입니다. 당신께서 남긴 어느 시의 제목처럼 참으로 짧은 시간이었죠. 그러나 우리는 잊지 못할 동지가 되었습니다”라면서 “당신의 시와 일기를 연기로, 낭송으로, 연주와 노래로 형상하려고 합니다. 소박하겠지만, 촛불 같은 당신을 닮은 공연이 되도록 정성과 마음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조일권 선생은 살아생전 ‘물길’이란 필명으로 인터넷 블로그에 숱한 시와 일기를 남겼다. 여기에는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삶을 앞세우고, 촛불시민을 위해 기꺼이 헌신하는 조일권 선생의 정신과 삶의 면면이 담겨있다. 

 

☞ 조일권 선생 블로그 주소 (https://blog.naver.com/choik9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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