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이등병 트래비스 킹이 미국 송환을 앞두고 북측 판문점으로 넘어간 사건과 관련해 ‘킹이 망명 의사를 밝혔다’는 북한의 공식 보도가 나왔다. 북한이 킹과 관련해 보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월 18일 15시 30분 관광객들 속에 끼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돌아보던 킹은 군사분계선 상에 있는 조미[북미] 군부 접촉실과 경무관 휴게실 사이에서 고의적으로 우리(북한)측 구역으로 침입하였다가 근무 중에 있던 조선 인민군 군인들에 의해 단속되었다”라고 전했다.
통신은 “해당 기관에서 조사한 데 의하면 트래비스 킹은 자기가 공화국 영내에 불법 침입한 사실을 인정하였다”라면서 “조사 과정에 트래비스 킹은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으로 넘어올 결심을 하였다고 자백하였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래비스 킹은 또한 불평등한 미국 사회에 환멸을 느꼈다고 하면서 우리나라나 제3국에 망명할 의사를 밝혔다”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조사는 계속된다”라고 보도했는데, 이를 볼 때 북한은 앞으로 킹을 면밀히 조사하면서 망명 여부 등 킹의 처분을 결정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되면 ‘킹의 조속한 귀환’을 강조해온 미국으로선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에 여러 경로로 킹을 돌려보내 달라고 요구했지만 북한은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보도가 나온 날 빠르게 입장을 냈다.
마틴 메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 국영 방송 미국의소리와 서면 질의에서 “그러한 (북한의) 발표를 검증할 수 없다”라면서 “국방부의 최우선 순위는 킹 이병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고, 이를 위해 모든 가용한 채널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판문점, 주한미군, 월북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