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7월 26일 북한 국방성이 개최한 환영 연회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연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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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4일(모스크바 현지 시각) 북한과의 연합군사훈련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쇼이구 장관은 이날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와 북한의 연합군사훈련 가능성을 묻는 말에 “우리는 북한을 비롯해 모든 국가와 연합훈련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안 될 이유가 있는가. 북한은 우리 이웃이다”라고 답했다.
쇼이구 장관은 북한과의 연합군사훈련 가능성이 논의된 바 있다며 “우리는 중국 동료들과 훈련뿐만 아니라 전략폭격기 공동 순찰, 해군 미사일 순양함 공동 순찰을 진행하고 있다. 이전에는 이러한 훈련이 일회성에 그쳤지만 지금은 1년에 2~3번 정도는 진행해 나가고 있다”라고 중국과의 연합군사훈련을 예시로 들었다.
쇼이구 장관은 그러면서 “러시아 속담에 ‘이웃을 선택할 수 없다. 그러니 이웃과 평화롭고 조화롭게 지내는 것이 좋다’라는 말이 있다”라며 “역사적으로나 생애적으로나 우리와 꽤 많은 관계를 맺고 있는 그런 이웃과는 더더욱 평화롭고 조화로운 관계로 지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쇼이구 장관의 말이 보도되자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의 주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마체고라 대사는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과의 대담에서 개인 의견이라며 “미국과 아시아의 동맹국들이 해상과 공중에서 계속해서 두 나라씩 연합훈련을 진행한 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세 나라 간 훈련을 진행하던 상황에서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훈련들이 반중·반북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고 곁다리로 반러 어조까지 더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어떤 형태로든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즉, 최근 한·미·일이 북·중·러를 겨냥해 연합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것에 더해 훈련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북·중·러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일회성에 그치던 중국과 러시아 간 연합군사훈련이 1년에 2~3번 정도로 진행되게 된 이유도, 북한과의 연합군사훈련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는 이유도 모두 현 동북아 정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