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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무기 열전 27] 공대공 미사일 분야에서 북한이 우리를 이미 앞질렀다?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9/21 [07:56]

[남·북·미 무기 열전 27] 공대공 미사일 분야에서 북한이 우리를 이미 앞질렀다?

문경환 기자 | 입력 : 2023/09/21 [07:56]

공대공 미사일은 적기를 격추하기 위해 비행기에서 발사하는 미사일로 전투기의 필수품이라 할 수 있다. 

 

영화를 보면 미사일이 비행기에 명중하는 장면이 흔히 나오는데 실제로는 이렇게 직격을 하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명중이 어렵기 때문에 근접신관을 이용해 적기 근처에서 폭파, 파편으로 적기를 공격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근접신관이란 목표물에 가까이 다가가면 탄두가 터지게 하는 장치다. 

 

반면 충격신관은 목표물에 충돌해 충격이 발생하면 탄두가 터지게 하는 장치다. 

 

미 공군이 최초로 사용한 공대공 미사일 AIM-4 팰컨이 근접신관 없이 충격신관을 이용해 직격으로만 사용하는 미사일이었는데 베트남전에서 베트남 측 미그기를 고작 5대 격추하는 참혹한 성적을 내기도 했다. (베트남전 전체에서 격추한 미그기는 140여 대다.)

 

이 때문에 공대공 미사일 무용론까지 나왔으나 이후 공대공 미사일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금은 공중전의 승패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무기로 꼽힌다. 

 

심지어 공대공 미사일이 더 우수하면 구형 전투기가 최신형 전투기도 잡을 수 있으며 실전에서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 

 

공대공 미사일에는 레이더로 적기를 추적하는 방식과 적외선으로 추적하는 방식 두 가지가 흔히 쓰인다. 

 

레이더 방식은 주로 중·장거리 미사일에, 적외선 방식은 주로 단거리 미사일에 쓰인다. 

 

미국이 사용하는 공대공 미사일에는 AIM-9 사이드와인더(단거리), AIM-120 암람(중거리) 등이 있다. 

 

AIM-9 사이드와인더는 미국을 대표하는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미국과 서구 27개국에서 11만 개 이상 생산했다. 

 

AIM-4 팰컨을 대체해 개발된 이 미사일은 1956년 미 해군, 1964년 미 공군이 채택해 지금까지 사용하는 장수 무기이며 그 역사만큼이나 많은 하위 변종이 있다. 

 

AIM-9 사이드와인더가 인기를 끈 이유 중 하나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인데 AIM-9X 블록 II 기준 단가가 40만 달러도 하지 않는다. 

 

또한 대다수 미군 전투기에 장착할 수 있으며 심지어 헬리콥터나 지상 고정 발사대에서도 발사할 수 있다. 

 

▲ 2004년 미 해군 F/A-18C 호넷에 장착한 AIM-9X 사이드와인더. [출처: 미 해군]     

 

● AIM-9 사이드와인더 제원(영문 위키 기준)

무게: 85.3킬로그램

길이: 3.02미터

지름: 127밀리미터

날개 길이: 279.4밀리미터

탄두: 9.4킬로그램

신관: IR 근접신관

사거리: 1~35.4킬로미터

최대 속도: 마하 2.5 이상

유도: 적외선

 

AIM-120 암람 역시 미국을 대표하는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이며 1991년부터 실전 배치를 시작해 2008년 기준 33개국이 1만 4천 개 이상 생산했다. 

 

가격은 100만 달러가 넘는다. 

 

▲ 미 항공우주박물관에 전시된 AIM-120 암람.  © Balon Greyjoy

 

● AIM-120 암람 제원(영문 위키 기준)

무게: 161.5킬로그램

길이: 3.65미터

지름: 178밀리미터

날개 길이: 484밀리미터

탄두: 20킬로그램

신관: 근접신관, 충격 신관

사거리: 105킬로미터

최대 속도: 마하 4

유도: 관성(초기) / 능동 레이더(종말)

 

AIM-9 사이드와인더와 AIM-120 암람은 대한민국 공군도 사용하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의 공대공 미사일을 주로 사용한다.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로는 K-13A, R-60, R-73, 중거리 미사일로는 R-23, R-27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최신형인 빔펠 R-73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살펴보자. 

 

1984년 실전 배치를 시작한 이 미사일은 적외선 유도를 하고 정면에서 최대 60도 벗어난 목표물도 탐지해 요격할 수 있다. 

 

1990년 독일이 통일되면서 동독이 사용하던 빔펠 R-73 미사일을 통일독일이 사용하게 되었다. 

 

당시 성능 시험 결과 AIM-9 사이드와인더보다 훨씬 기동성이 좋고 추적 능력도 우수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빔펠 R-73 미사일의 성능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뛰어난 주된 이유는 추력편향 노즐 덕이다. 

 

추력편향 노즐이란 로켓 분사구(노즐)의 방향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 미사일의 방향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추력편향 노즐은 날개를 움직여 방향 조절을 하던 기존 미사일에 비해 훨씬 강력한 기동성을 제공하는 고급 기술이다. 

 

이에 독일은 영국과 공동 개발하던 아스람(ASRAAM) 설계에 불만을 제기하고 프로젝트에서 철수하였고 미국도 부랴부랴 사이드와인더에 추력편향 노즐을 장착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렇게 해서 개량된 사이드와인더가 AIM-9X다. 

 

빔펠 R-73 사례는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 무기를 얼마나 과소평가해 왔는지 잘 보여준다. 

 

▲ 빔펠 R-73의 수출형 모델인 RVV-MD 모형.  © Vitaly V. Kuzmin

 

● 빔펠 R-73 제원(영문 위키 기준)

무게: 105킬로그램

길이: 2.93미터

지름: 165밀리미터

날개 길이: 510밀리미터

탄두: 7.4킬로그램

신관: 근접신관

사거리: 30킬로미터(R-73A/E) / 40킬로미터(R-73M)

최대 속도: 마하 2.5

유도: 적외선

 

한편 북한은 독자적인 공대공 미사일도 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10월 11일 북한은 조선노동당 창건 76주년을 기념해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을 열었다. 

 

여기서 단거리, 중·장거리 두 종의 신형 공대공 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가 공개되었다. 

 

▲ 북한의 신형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 탁자 위에 있는 무기는 대전차 미사일. 

 

▲ 북한의 신형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는 독일의 아이리스-T 미사일과 비슷하며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는 영국의 액티브 스카이플래시와 비슷한 모양이었다. 

 

비즈한국 2021년 10월 15일 자 보도 「[밀덕텔링] ‘한국도 걸음마 단계’ 북한은 공대공 미사일 개발 성공했나」는 “공대공 미사일은 미사일 중에 가장 만들기 어려운 것 중 하나이고, 사실 대한민국은 이제 국산 공대공 미사일 개발 계획을 이제 막 시작한 상태에 불과”하다면서 “홍보 영상에서 스쳐 간 두 종류의 미사일은 우리에게 다소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줬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북한은 우리나라도 아직 도전하지 못한 국산 공대공 미사일 두 종류를 이미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우리 공군의 전투기는 신형기는 물론 구형 전투기도 북한 전투기를 완전히 압도할 수 있는 기동성과 무장 능력, 표적 탐지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전쟁이 나면 일방적으로 북한 전투기를 격추하고 압도할 수 있으나, 신형 공대공 미사일을 북한이 배치한다면 이 힘의 우위가 상당 부분 변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미국 38노스는 2022년 10월 27일 공개한 글 「공대공 미사일은 북한 국방 부문의 다음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에서 “북한은 2010년대 중반부터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는다고 여러 차례 헤드라인을 장식한 바 있다”, “북한의 미사일 유도 기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지만, 북한의 지대공 미사일 성능을 보면 북한이 소련에서 도입한 공대공 미사일보다 수십 년 앞선 공대공 미사일 유도 시스템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하면서 “북한 공대공 미사일은 아직 성능 면에서 세계 선두가 될 수는 없지만 전투기 편대의 전투력을 혁신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능력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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