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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포럼에서 폭넓은 행보를 보인 푸틴 대통령

이인선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3/10/19 [15:56]

일대일로 포럼에서 폭넓은 행보를 보인 푸틴 대통령

이인선 객원기자 | 입력 : 2023/10/19 [15:56]

2023년 10월 17일(현지 시각) 많은 국가 정상들이 제3회 일대일로(一帶一路 :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이날 이곳에 도착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다. 푸틴 대통령은 18일까지 중국에 있으면서 정상포럼 개막식 연설과 중러정상회담을 비롯해 각국 정상들과 회담도 진행했다.

 

▲ 푸틴 대통령이 2023년 10월 18일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연설을 했다.

 

전 세계로 확대될 일대일로 국제협력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 이번 정상포럼은 ‘고품질 일대일로를 함께 건설하며, 손잡고 공동발전과 번영을 실현하자’라는 주제로 17~18일 진행되었다. 이번 포럼에 140개 국가, 30개 국제기구에서 4,000여 명의 전문가와 관료 등이 참석했다.

 

정상포럼 첫날인 17일에는 기업인 대회와 환영 연회가 진행됐고, 둘째 날인 18일에는 개막식을 비롯해 ‘상호연결’, ‘친환경 발전’, ‘디지털 경제’를 주제로 한 고위급 포럼과 ‘원활한 무역’, ‘민심 소통’, ‘두뇌집단(싱크탱크) 교류’, ‘실크로드’, ‘지방 협력’, ‘해양 협력’ 등 6개의 특별 포럼이 열렸다. 

 

개막식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다.

 

▲ 시진핑 주석이 2023년 10월 18일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일대일로는 많은 성과를 달성했다”라며 “지난 10년 우리는 초심을 유지하고 동행해 왔고 일대일로 국제협력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으며 풍성한 성과를 달성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대일로 협력은 아시아와 유럽 대륙에서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로 확장됐고, 150여 개 나라, 30여 개 국제기구가 일대일로 공동 건설과 연관된 문서를 체결했다”라고 설명했다.

 

시진핑 주석은 또 “지난 10년간의 역사가 입증했듯이 일대일로 공동 구축은 역사의 정확한 편에 서 있는 것이고, 시대 진보의 논리에 부합하고 세상의 정도를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푸틴 대통령이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 주빈으로서 시진핑 주석에 이어 두 번째로 기조연설을 한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칭하면서 중국의 일대일로가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구상 등과 조화를 이룬다며 일대일로 개발 계획이 더욱 성공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중국과 러시아는 장기적인 경제 발전 달성을 위해 동등하고 호혜적인 협력에 대한 열망을 공유하고 있다”라며 “이런 기본 원칙을 토대로 하는 일대일로 구상은 다양한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통합 프로세스와 잘 들어맞는다. 유라시아경제연합, 상하이협력기구(SCO),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은 함께 성공적으로 발전하는 동맹”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중국 친구들이 해냈다.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 매우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일대일로 구상이 노르웨이 접경지 무르만스크에서 알래스카 인근 베링해로 이어지는 북극항로 등 러시아를 횡단하는 교통 기반시설 개발과 잘 어울린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부터 쇄빙 화물선의 연중 항해가 가능해진다면서 “러시아는 여러분께 이 항로의 잠재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뿐 아니라 개발에 직접 참여할 것을 제안한다”라며 “우리는 쇄빙 항해, 통신, 보급품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일대일로는 국제적 협력 사업으로 그 범위는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지역을 아우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우의를 다진 중러정상회담

 

▲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2023년 10월 1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진행했다.

 

10월 18일 개막식이 끝난 후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인민대회당에서 서로를 “오랜 친구”,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우의를 다지는 정상회담을 가졌다.

 

앞서 두 정상은 지난 3월 21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만나 반미·반서방 공동전선을 천명하며 연대를 강화했다. 그 후 7개월 만에 푸틴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다시 만난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중러정상회담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지속적으로 러시아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친애하는 나의 오랜 친구”라고 맞으며 “2013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나는 푸틴 대통령을 42차례 만나 좋은 업무 관계의 깊은 우의를 쌓았다”라고 서두를 뗐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시종일관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에 기초해 양국 협력을 충실히 이행했다”라면서 “앞으로 양국의 발전과 국제적 정의 수호, 세계 공동 발전에 힘을 합치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정치적 상호 신뢰는 끊임없이 깊어져 왔고, 긴밀하고 효과적인 전략적 협력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양자 무역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공동으로 설정한 2,000억 달러(약 270조 원)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시진핑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 표현하며 중국 건국 74주년 축하 인사와 함께 “내년은 1949년 10월 2일 중화인민공화국이 창설된 다음 날 최초로 소련이 중국을 인정한 지 75주년이 되는 해로 양국 외교 관계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이다”라고 서두를 뗐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중국은 시진핑 주석 지도 아래 성공하고 있다”라며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서 특히 긴밀한 외교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 오늘 우리는 이 모든 것, 무엇보다도 양국 관계를 포함한 모든 것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중국 관영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은 세계가 인정하는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이며, 진정한 세계 지도자이며 믿을 수 있는 동반자”라고 시진핑 주석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두 정상 간 회담은 3시간 동안 이어졌고 모두발언에서 느낄 수 있듯이 앞으로도 중러 간 우호 관계는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담 내용이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지난달 북러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북·중·러 3국의 반서방 연대 강화도 제안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10월 16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만나고 중러정상회담에도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18일 북한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 이목을 끈 푸틴 대통령의 행보

 

푸틴 대통령은 10월 17일 중국에 도착해 이곳에 모인 정상들과 회담을 진행했다.

 

그중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이 특히 큰 주목을 받았다.

 

회담은 오르반 총리가 푸틴 대통령이 머무는 관저를 직접 찾아오면서 성사됐다.

 

▲ 푸틴 대통령과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2023년 10월 17일 만났다.

 

오르반 총리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과 직접 만난 유럽연합(EU) 지도자다.

 

푸틴 대통령은 오르반 총리에게 “오늘날 지정학적 상황에서 접촉을 유지하고 관계를 발전할 기회가 매우 제한적임에도 헝가리 등 여러 유럽 국가와 관계를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서방의 대러 제재로 양국 관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헝가리는 러시아와 대립하고 싶었던 적이 없으며, 오히려 최대한 협력을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과 오르반 총리는 가스, 석유, 원자력 분야 협력도 논의했다. 특히 최근 불가리아가 자국 영토를 지나는 가스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결정한 것과 무관하게 헝가리에 계약상 가스 공급 의무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 안와르울하크 카카르 파키스탄 과도정부 총리,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회담했다.

 

보 반 트엉 주석과 후렐수흐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자국을 공식 방문해달라고 초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후렐수흐 대통령에게 몽골을 거쳐 러시아산 가스를 중국에 공급하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프로젝트가 상당히 좋은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후렐수흐 대통령은 “몽골 외교의 우선순위는 러시아와의 관계 발전”이라며 에너지뿐 아니라 교통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회담은 하지 않았지만, 짧은 대화를 나눴다며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정상 간 만남과 최근 푸틴 대통령의 행보들로 미뤄볼 때 앞으로도 러시아는 북한, 중국, 인도,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이란을 비롯해 아시아뿐만 아니라 각 대륙 국가들과 힘을 합쳐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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