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영원한 강대국은 없다”···「WARmerica의 운명」을 보고

박근호 | 기사입력 2023/11/17 [11:44]

“영원한 강대국은 없다”···「WARmerica의 운명」을 보고

박근호 | 입력 : 2023/11/17 [11:44]

* 다큐 「WARmerica의 운명」을 본 박근호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의 영화 후기입니다. 더 많은 곳에서 「WARmerica의 운명」이 공동체 상영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영원한 강대국은 없다”

 

아주 오랜만에 다큐멘터리 영화를 봤다. 동아리에서 영화를 보러 가자길래 마냥 신나서 본 영화였는데, 근래 본 영화 중 가장 마음에 든 영화가 되었다. 영화 「WARmerica의 운명」은 전쟁으로 뒤덮인 역사를 지닌 미국의 실체를 보여준다.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을 학살하여 인종 자체를 몰살하며 세워진 국가, 그리고 현재까지 전쟁을 치르지 않은 해는 20여 년밖에 되지 않는 국가, 미국은 자신들이 세계에 ‘자유’를 퍼뜨리기 위한 신의 대리인이라는 착각에 빠져 전쟁과 학살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자유는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 미국의 ‘자유’는 체제적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 불안정한 자본주의이며, 극심한 개인주의이다. 공동체 의식이 말살되고 부와 권력을 지닌 극소수에게만 인권이 주어지는 체제를 퍼뜨리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전쟁을 일으킨다. 가장 큰 문제점은 민간인 학살인데, 장기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는 누가 탈레반일지 모르니 다 죽이고, 한국전쟁에서는 누가 공산주의자인지 모르니 다 죽였다. 핵무기 실험을 하겠다고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항복할 것을 알았음에도 핵폭탄을 떨어뜨렸다. 그렇게 죄 없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죽어가면 반미 감정은 더더욱 불타오를 수밖에 없다. ‘당신들이 한 명을 죽이면 다른 열 명이 싸울 준비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전 세계에서 미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와중에 미국은 헛된 선민의식과 자만심에 갇혀 세계의 흐름을 보지 못한 것 같다. 무기로 먹고사는 국가임에도 60년대에 쓰던 무기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보고 역시 자만심에 빠지면 발전이 없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현재 전 세계에서 반미의 물결이 요동치고 있고 미국의 군사 패권과 달러 패권은 몰락하고 있으니, 미국은 현재 거의 마지막 발악을 하는 중이지 않을까. 아무튼 그렇게 사방에 더럽혀진 미국의 제국주의적 영향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커다란 변혁의 힘을 느꼈는데, 이 역사의 흐름 속에 우리나라는 대외적으로 미국의 편에 서 있다는 사실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 때문에 우리나라는 썩은 동아줄을 놓지 못하고 미국과 함께 몰락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윤석열을 몰아내는 것이 우선이고 미국에서 벗어나는 건 그다음 일이겠구나 싶었다. 답답한 윤석열 때문인지 그와 너무도 대비되는 칠레의 아옌데 대통령이 머릿속에서 잊히질 않는다. 아옌데 대통령의 마지막 연설을 듣고 나는 그 나라 국민도 아니면서 눈물이 났다.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다 나은 사회를 향해 위대한 길을 열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과 같이 무력이나 범죄행위로는 사회변혁 행위를 멈출 수 없다’, ‘역사는 우리의 것이며, 인민이 이루어내는 것이다’. 이렇게 말해주는 대통령이 있다니. 나는 아옌데 대통령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래도 국민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이라면 리더로서,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은 갖춘 사람이지 않을까 싶었다.

 

미국의 몰락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지만, 자칫하다 미국의 국민만 불쌍해지는 상황이 올까 봐 두렵기도 하다. 세계 1위의 불평등 국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빈익빈 부익부가 심각한 나라. 미국은 외교적으로도 잔인하지만 내부적으로도 잔인한 국가였다. 미국은 특히나 다인종 국가이기 때문에 어쩌면 전 세계 사람들의 가족들이 모여있는 나라이다. 그래서 실현되기 어렵고 긴 시간이 필요할 욕심을 가지게 된다. 미국의 사회문제가 해결되고 복지가 보장되고 체제적 문제점이 하루빨리 극복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곧 우리가 말하는 미국의 몰락이겠지. 미국의 잔인한 자본주의 체제와 제국주의 사상의 몰락을 하루빨리 보고 싶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단연 미국에 저항하는 민중들의 노래였다. ‘우리의 동지는 전 세계에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고 든든해졌다. 너무너무 좋은 영화를 오래간만에 본 것 같아서 기쁘다. 미국이 어떤 역사를 가졌는지, 내부 상황은 어떤지, 현재 세계의 흐름은 어떤지 등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고 우리가 왜 반미를 외쳐야 하는지에 대한 마음가짐이 더욱 견고해진 시간이었다.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미국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