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이창기] ⑭ 시 「이창기 혁명기자」
박금란 | 입력 : 2023/11/20 [13:48]
올해 11월 18일은 이창기 기자의 5주기입니다. 이창기 기자를 추억하는 사람들이 보내온 추모 글과 시를 소개합니다. 열네 번째는 박금란 시인의 시입니다. (편집자 주)
이창기 혁명기자
살얼음판 적진에서
번개 같은 판단력으로
조국 위해 기꺼이 한 몸 던질 사람
보석 캐듯 캐내어 조직을 무은
매일 밤 성조기를 불태우는 붓끝으로
신심을 불러일으켜
희망의 등대 세운
식민의 검은 바다에서 표류하는 사람 건져
정치적 생명 세례 했던
품이 넓고 사랑이 깊고 패기에 넘쳐
낙관의 화신이었던 그의 뒤란에도
사람의 일이라 혁명의 일이라
속이 타고 입술이 바싹 마르는
분초를 다투는 치열한 혁명의 걸음에 따르는
고뇌의 열매도 삼켰으라
온 산봉우리를 밤새워 타넘는 전투의
돌격대 임무를 수행하느라
산이슬에 젖은 온 몸
아침햇살 받으며 김이 무럭무럭
청신한 기지개
쓰러져 가는 적들을 먼저 보았어라
승리를 먼저 맞았으라
당신의 그 길이 만 갈래로 열려
미제국의 폭망의 때를 만들었으니
애국의 불칼을 든 자주의 전사들이
인류의 적 민족의 적 미제의 두 눈을 찔러
항복을 받아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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