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에게 대노한 윤석열? 

 

윤석열이 한동훈과 조선일보의 ‘총선 뒤 특검’ 언급에 대해 대노했다는 후속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상했던 그대로입니다. 

 

윤석열과 한동훈의 불협화음을 부각시키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노림수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기사 그대로 한동훈이 윤석열과 거리를 두고 있는 듯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윤석열의 아바타라고 불려지고 있는 한동훈의 ‘신분 세탁용 쇼’로, 반윤석열 여론이 한동훈의 국힘으로 옮겨붙는 것을 차단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민주당에 대한 협상력을 키우려는 것입니다. 

 

윤석열과 국힘당이 저렇게 극렬 반대하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한동훈의 ‘총선 후 특검’은 상당한 양보안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입니다. 그러니 민주당은 협상에 나서라는 것이고, 그 안을 받지 않는 민주당이야말로 의회주의를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식으로 몰아가려는 것입니다.

 

우선 한동훈은 김건희 특검을 총선을 겨냥한 ‘악법’이라고 규정하고, 절차나 내용상 문제가 있는 듯 여론전을 펼치는 한편, ‘검찰 캐비닛 대방출’을 통해 민주당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소환, 압수수색, 구속하며 윤석열 지지층을 결집하려 들 것입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두환의 안기부 출신 장세동을 원하는 게 아닌가”라면서 한동훈을 두고 ‘친위 쿠데타적 비대위원장 선임’이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한동훈이 ‘9회 말 투아웃’ 상황에서 이판사판으로 다 휘둘러보겠다는 표현에서도 드러나듯, 그가 휘두를 칼은 기본 정치탄압, 공안탄압의 칼입니다. 

 

그와 동시에 ‘절대 특검은 없다’는 윤석열과 달리 ‘총선 뒤 특검은 괜찮다’는 것을 통해 중도층과 이준석, 유승민, 이낙연, 금태섭 등을 포섭하고 민주당을 혼란에 밀어 넣어 분열시키는 제2의 노태우 흉내도 내려는 것입니다. 그러니 협상안은 한동훈의 입에서 나와야만 의미가 있습니다. 윤석열이 대노하면 할수록, 대통령실이나 국힘당이 완강하면 할수록, 한동훈의 ‘총선 후 특검’은 쓸모 있고 대범한 제안으로 포장이 되니 말입니다. 

 

한동훈은 현재의 장세동이자 노태우인 셈입니다. 

 

민주당의 길 

 

한동훈이 ‘총선 후 특검’이라는 협상안을 던지면 민주당은 28일에 특검을 원칙대로 통과시킨다는 측과 한동훈과 협상하자는 측이 갈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한 역할을 할 사람이 김진표 국회의장입니다. 이태원 특별법을 두고 그랬듯 김진표는 일단 여야 간 협상을 하라며 28일 처리를 미루면서 한동훈에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28일에 원칙대로 특검을 통과시키면 한동훈과 민주당 내 수박들, 보수 언론들은 협상과 타협을 거부하고 입법 독재를 자행하는 다수당의 폭거로 몰아갈 것이 뻔합니다.

 

그리고 이내 윤석열의 거부권에 정당성을 주려 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 책임은 대화와 협상을 거부한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하면 된다고 이미 준비 중일 것입니다. 그 후 국회 재의결 추진 시, 한동훈은 전면 거부를 선언하고 국힘당의 이탈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일단 국힘과 얘기는 해 보자, 우리가 다수니 언제든 통과시키면 되지 않냐’며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을 막 시작했으니 28일 바로 처리하지 않고 며칠 미루자’고 나오면 어떻게 될까요? 그때부터 민주당은 내분이 심화되고 지지층은 분열, 낙담하는 현상이 심각해질 것입니다. 윤석열, 한동훈이 주도권을 틀어쥐고 민주당 압박, 여론 공작 등을 더욱 심하게 자행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합니까? 

 

고민의 중심에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두고 보면 답은 명확합니다.

 

국민의 70% 이상이 김건희 특검을 원하고 대통령 거부권을 옳지 않다고 본다는 것은 특검의 결론마저도 이미 다 예측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궁금하니까 파보자는 것이 아니고, 유죄가 분명한데, 현재 검찰의 의지와 능력으로는 그 사실을 까밝힐 수 없다는 판단이 있기 때문에 특검법을 그렇게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것입니다.

 

한동훈과 조선일보의 구상이 아니라 국민의 판단과 바람을 중심에 놓고 봐야 길이 보입니다. 

 

지금 국민은 다수 의석을 점하고도 제 역할을 하지 않는 민주당에 답답해하고 있다는 것, 입법부를 계속해 무시하며 거부권을 남발하고 심지어 부인의 비리를 덮기 위해 또다시 거부권을 남용하려는 대통령에게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아야 합니다.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엉뚱한 선택을 할 때 부는 것이 역풍입니다. 

 

촛불국민

 

지금 촛불국민들은 단순히 유명정치인들의 팬이 아닙니다. 자기 요구를 정치인에게 집행하라고 명령하는 수준 높은 주권자들입니다. 정치꾼이나 수구 언론들이 어떤 분탕질을 해도 김건희 특검과 윤석열 탄핵을 명령하는 촛불국민들은 흔들림이 없을 것입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촛불대행진을 해오면서 모든 공작을 이겨냈고, 언론이 가린 진실은 광장에서 모두 찾아내고 말끔히 정리해 온 용감하고 지혜로운 국민입니다. 

 

이런 촛불국민의 힘으로 수구 언론과 윤석열, 한동훈의 수작은 파탄 나게 되어 있습니다.

 

촛불국민을 하늘처럼 받들고 그 명령에 순응해야 합니다. 

 

역사상 가장 정치에 관심이 높고,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의무이자 권한으로 아는 촛불국민입니다. 그런 국민의 의도를 제때 파악하고 함께하는 사람과 정당은 빛날 것이고, 촛불국민을 우습게 알고 농락하려 드는 정치 세력과 정치인은 매우 치욕스럽고 비참하게 버려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