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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3] 갈루치 : 신원식 ?

황선 | 기사입력 2024/01/18 [09:51]

[정조준13] 갈루치 : 신원식 ?

황선 | 입력 : 2024/01/18 [09:51]

● 갈루치의 고민

 

1994년 1차 핵위기 당시 미국 측 협상 대표로 참여했던 로버트 갈루치도 지난 11일 기고문을 통해 “2024년 동북아시아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최소한 염두에는 둬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7년 전 ‘이대로 가면 2020년에 북한이 보유한 핵은 100기가 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했던 사람이 바로 갈루치였습니다. ‘이대로 가면’이라는 조건을 벗어나 ‘핵무력 강화에 가속도’를 더해온 수년이었으니 갈루치의 근심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깊을지 예상이 됩니다.

 

 

● ‘불변의 주적’

 

북한에서는 시정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한다는 표현을 쓰는가 하면, ‘삼천리금수강산’이나, ‘8천만 겨레’ 같은 동족 개념이 들어간 말도 쓰지 말라는 등 남북관계와 관련한 초강경 입장들이 전해졌습니다.

 

후보 시절부터 ‘선제타격’을 입에 달고 살았고, 국방백서에 ‘주적’ 개념을 취임한 바로 그 해 다시 복원시킨 윤석열은 북의 입장에 대해 “몇 배로 응징”하겠다며 일단 큰소리를 쳤습니다.

 

국방부장관 신원식은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라며 북한의 언급을 ‘위협’, ‘공갈’로 치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라는 미 전문가들의 주장에 “지나친 과장”이라며 “오히려 북한의 심리전에 말려들고, 가짜 평화, 북한 입장 두둔하기, 북한에 퍼주기 등 수십 년간 북한에 잘못해 온 실수를 반복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냉정하게 봐야 한다”라고도 했습니다.

 

윤석열, 신원식 두 사람의 반응을 보면, 겉으로는 강경하지만, 내심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마음과, 전쟁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혼재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과 국방부장관 둘 다 취임 이래 보여줬던 언행대로라면 북한의 전쟁 공언, 무력 평정, 영토편입 등 발언에 대해 2배 3배 강경한 어조로 말폭탄을 쏟아놓고 ‘초토화’, ‘영토편입’ 등을 주창해야 마땅합니다.

 

말은 강력하게 뱉어놨지만, 실은 마땅한 조치도 찾지 못하고, 북의 엄포를 일종의 대남 심리전으로 규정하고 ‘걱정하면 말린다’며 안심하라는 것인데, 왠지 그간 외쳤던 ‘즉·강·끝’은 허세였고 뒷심에서 밀리며 꼬리를 내리는 느낌이 듭니다.

 

 

● 미국이 꿈꾸는 이상적인 한국전

 

한반도를 둘러싼 현 상황은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의 상황과 몹시 흡사합니다.

 

전쟁 전에 미국 쪽에선 계속 ‘전쟁이 터진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젤렌스키는 전쟁 가능성을 일축하며 ‘그런 얘기 하지 말라’, ‘경제 어려워진다’고 했습니다.

 

오늘 한국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이 북한의 발표를 내부용이라 치부하고 뉴스들이 떨어진 코스닥을 걱정하고 있는 사이, 미국의 내로라하는 한반도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전쟁이 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갈루치 같은 사람이 ‘경쟁적이고 적대적인 정치 환경 맥락에서 동북아시아에서 핵무기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외교 정책을 돌아봐야 한다.’며 ‘적어도 외교를 최후의 수단으로 삼을 때 우리가 감수해야 할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북미수교’를 이야기 하지만, 미 전문가들이 외교적 해법을 이야기 하는 것이 곧 한반도 전쟁 자체를 막자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혹시라도 발생할 전쟁에서 미국이 입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판을 짜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더라도 남과 북의 전쟁이어야 하고, 전쟁터도 한반도 내부와 그 주변 정도로 국한돼서 미국에 직접적 피해는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한미군이 수만 명 존재하고 상호방위조약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우크라이나와 달리 자동 개입해야 하니, 이걸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하면 미국이 빠지는 전쟁을 하자는 것이고,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양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인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미국은 러시아를 계속해서 자극하는 한편, 주변에서 최대 규모 연합훈련을 지속하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추진했습니다. 

 

바로 최근 한반도 주변에서 미국이 하는 짓과 똑같은 일들이 당시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이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말하는 오늘도 미 핵항모며 전범기를 단 자위대함이 동원된 한·미·일 연합훈련이 진행되었습니다. 동북아의 나토를 운운하며 대만 독립 등 지역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모든 일을 종합적으로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상황은 전쟁 발발이 훨씬 자연스러운 상황인데, 윤석열과 신원식은 전쟁은 안 난다고 하니 그조차도 젤렌스키 등 아둔한 지도자들이 보이는 전쟁 직전의 판단과 꼭 닮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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