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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0] 자기 발등 찍는 식의 윤석열 대북 발언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4/02/01 [09:36]

[정조준20] 자기 발등 찍는 식의 윤석열 대북 발언

문경환 기자 | 입력 : 2024/02/01 [09:36]

윤석열 대통령이 1월 3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열어 당면 남북관계에 관한 여러 발언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발언 내용에 의아한 점이 많았습니다. 

 

체제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지난 70년 동안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을 붕괴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라고 했습니다. 

 

역으로 생각해 봅시다. 

 

대한민국은 지난 70년 동안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 않았나요? 북한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 적은 있었나요? 통일돼도 북쪽지역은 북한 체제를 유지하도록 보장하겠다는 통일 방안을 내놓은 적이라도 있었나요? 

 

거꾸로 헌법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이라고 못 박아 북한 체제를 무너뜨리고 자본주의 체제로 흡수통일하겠다는 것을 공식화하였는데 이에 관해 윤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사실관계도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북한은 조선노동당 규약에 “조선노동당의 당면 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건설하며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 혁명의 과업을 수행하는 데 있으며 최종 목적은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여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하는 데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2010년 기준) 

 

이것을 남북이 합의한 통일의 원칙인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 북한의 공식 통일방안인 연방제 통일방안과 연결해 생각해 보면 한반도 전체에서 자주(민족해방)를 실현하며 독재를 배격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해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가 반영된 통일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주체사상화’를 최종 목적으로 설정한 것은 통일 이후 한국도 사회주의를 선택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입니다. 

 

즉, 한국의 자본주의 체제를 인정하며 자본주의 붕괴를 통일의 전제로 삼지는 않겠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구상대로 남북에 각각 자본주의,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한 채로 통일이 되면 이후 한국의 자본주의 정당은 북한까지 자본주의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북한의 노동당은 한국까지 사회주의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다 보장하고 서로 경쟁해서 후대들이 더 좋은 체제를 선택하거나 그 과정에서 제3의 더 나은 체제를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북한의 구상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 집단”이라고 하였습니다. 

 

역으로 생각해 봅시다. 

 

미국은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위협하였고 실제로 핵폭격 훈련도 진행했습니다. 전쟁 후에도 미국은 북한을 겨냥해 한국에 최대 900개가 넘는 전술핵무기를 배치했습니다. 또 부시 정권은 북한을 ‘악의 축’이라 지목하였으며 2002년 핵태세보고서(NPR)에 당시 핵개발도 하지 않은 북한을 핵공격 대상으로 규정하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런 미국의 행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북풍

 

윤 대통령은 “(북한은) 접경지 도발, 무인기 침투, 가짜뉴스, 사이버 공격, 후방교란 등 선거 개입을 위한 여러 도발을 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선거를 앞둔 북풍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총풍 사건’입니다. 윤 대통령이 속한 당(당시 한나라당)이 대선을 앞두고 북한을 찾아가 돈을 줄 테니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총을 쏘며 무력시위를 해달라고 요청한 사건입니다. 칼기 폭파 사건을 선거에 활용한 ‘무지개 공작’도 있습니다. 선거철만 되면 터지는 간첩단 사건도 북풍 공작입니다. 선거 직전에 천안함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발표한 것도 전형적인 북풍 공작입니다. 

 

윤 대통령은 자기 당의 이런 전통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지금 국민은 윤 대통령이 총선 참패가 예상되자 전쟁 위기를 부추기고 나아가 국지전을 일으켜 선거 판세를 뒤집으려 할지 모른다는 의심을 상당히 강하게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 가짜뉴스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게 이른바 ‘현송월 총살설’입니다. 그 밖에도 북한의 여러 고위직 인물이 총살당했다가 나중에 부활해서 언론에 등장하는 기이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가짜뉴스들은 대부분 정보기관과 조중동, 종편의 합작품입니다. 

 

한국 사회에 널리 퍼져있고 지금도 새롭게 만들어져 퍼지고 있는 이런 북한 관련 가짜뉴스에 관해 윤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주적

 

윤 대통령은 “(북한이) 대한민국을 교전 상대국이자 주적으로 못 박았다”라며 “반민족·반통일 행위이며 역사에 역행하는 도발이고 위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말을 하면서 민망하거나 얼굴이 화끈거리지는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이미 자기 페이스북에 “주적은 북한”이라고 올리며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였습니다. 취임하자 곧바로 관련 작업에 착수해 국방백서에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였습니다. 6년 만에 주적 개념이 부활한 것입니다. 윤 대통령 본인이 먼저 북한을 적으로 규정했는데 이것도 ‘반민족, 반통일, 역사 역행, 도발, 위협’인가요?

 

사실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표기한 것은 1995년 김영삼 정부가 처음이었습니다. 이후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이 표현이 빠졌다가 다시 국힘당 정권이 들어서면 부활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국힘당 계열 정부가 무려 30년 전부터 북한을 주적이라 불러온 것입니다. 

 

무기 거래

 

윤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하며 국제법과 유엔안보리 결의를 대놓고 노골적으로 무시”한다고 하였습니다. 

 

북러 무기 거래설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주장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북러는 이를 가짜뉴스라 주장합니다. 그러면 주장하는 쪽에서 증거를 내놔야 합니다. 하지만 미국도, 한국도 제대로 된 증거를 제시한 적이 없습니다. 

 

미국은 위성사진에 찍힌 컨테이너들을 증거라고 주장합니다. 컨테이너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위성사진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박진 외교부장관도 지난해 10월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심 가는 정황들이 있다”라고만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공식적으로 군수지원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양의 포탄을 미국을 통해 간접 지원하였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이 유럽 전체보다도 많은 155밀리미터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그걸로도 모자란 지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전면 지원”을 하고 싶다고 언급해 러시아의 반발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 21일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 민간지역에 155밀리미터 포탄을 퍼부어 28명의 민간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도네츠크 공격을 포함한 민간인에 대한 모든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우크라이나를 규탄했습니다. 그런데 저 민간인 학살에 쓰인 155밀리미터 포탄 중에 혹시 한국이 보냈다는 33만 발의 155밀리미터 포탄이 섞여 있지나 않은지 걱정입니다. 

 

총력

 

윤 대통령은 “안보 위기가 발생하면 민·관·군·경이 협력하는 국가 총력 대비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안보 위기가 발생하면 윤 대통령부터 도망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국민이 많습니다. 윤 대통령이 속한 당의 원조 격인 이승만도 한국전쟁이 터지자 서울시민을 버리고 도망가지 않았던가요? 

 

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17일 스위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이승만을 직접 긍정 평가하였습니다. 박정희, 전두환도 못 한 일을 해낸 것입니다. 윤 대통령이 임명한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은 자기뿐 아니라 동료 장관들도 모두 이승만을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걸출한 인물”로 꼽았다고 했습니다. 이들 모두 전쟁이 나면 ‘존경하는 이승만’의 뒤를 이어 국민을 버리고 도망갈 것만 같습니다. 

 

‘국가 총력 대비’라는 말에도 눈길이 갑니다. ‘국가 총력 대비’를 위해서는 민·관·군·경이 협력하고 단합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통령의 구심력입니다.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받고 인기도 있어야 민·관·군·경이 대통령을 따릅니다. 

 

그런데 지금 윤 대통령 인기는 바닥입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부정 평가가 60%를 넘는데 심지어 그 가운데서도 ‘매우 잘못함’이 50%를 넘기는 ‘극 불신’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아마도 윤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권력 누수(레임덕) 현상에 빠진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듯합니다. 

 

국가 총력 대비의 최대 걸림돌이 대통령인 셈입니다. 따라서 국가 총력 대비를 위해서는 일단 윤 대통령부터 퇴진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후에 누가 대통령을 하든 윤 대통령보다야 나을 것 같다는 게 국민 대다수의 생각 아닐까요?

 

정책

 

대통령은 국가 정책을 잘 세워야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과 전쟁을 할 것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것부터 결정해야 합니다. 

 

만약 북한과 전쟁을 하기로 결심했으면 윤 대통령처럼 하면 됩니다. 이번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한 발언들을 쭉 살펴보니 남북 대결을 격화하고 북한을 계속 자극해 전쟁으로 직행하는 내용들입니다. 

 

만약 북한과 전쟁을 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전쟁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북한에 관해 역지사지(처지를 바꿔 생각한다는 뜻)할 수 있어야 하고 균형 잡힌 분석과 평가, 대책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일단 윤 대통령이 북한과 전쟁을 하지 않으려거든 스스로 퇴진하는 것이 솔선수범으로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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