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촛불행동 사무국에는 5명의 간부가 있다.
그중에는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서 처음 촛불을 든 ‘새내기’도 있다.
바로 한수성 씨다.
광주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던 지난 4월 6일 한 씨를 만나보았다.
알고 보니 직장 상사가 촛불행동 열혈 회원이었다.
이후 한 씨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토요일만 되면 일찍 나와 촛불행동 사무국 간부들과 함께 촛불집회를 준비했다고 한다.
그러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그만두고 지금은 아예 촛불행동 간부가 된 것이다.
함께 일하던 회사 동료 한 명도 한 씨와 함께 촛불행동 사무국에 들어갔으니 직장 상사 영향이 꽤 컸던 모양이다.
한 씨는 원래 정치에 거의 관심이 없었는데 촛불집회에 나가면서 많은 걸 배웠다고 한다.
“내가 모르는 부분이 정말 많다는 것을 매일 깨닫는 기분이다. 뭔가 많이 알게 되었다. 진짜 정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점점 더 깨닫고 있다. 예전에는 선거 때도 어느 당이 좋다, 나쁘다 이런 생각은 별로 없었고 그냥 국힘당 쪽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했다. 국힘당이 문제 있다는 건 텔레비전만 봐도 알 수 있었으니까.”
촛불집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걸 느낀다고 한다.
“뭔가 힘 받는 느낌이다. 살면서 크게 기쁘거나 좋거나 하는 기분을 느끼는 게 좀 적었는데 여기 나오면서 조그마한 것에도 행복할 수 있고 누군가를 만나면서 더 힘을 받고 좋은 느낌이 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한 씨는 광주전남 촛불대행진의 부대 행사를 담당했는데 촛불사진관, 촛불 크리스마스, 민속놀이 등의 부대행사를 정성 들여 준비했다고 한다.
손재주도 있는지 이것저것 만드는 일도 직접 했다.
이날도 한 씨는 대파가 들어간 ‘디올’ 가방을 여러 개 만들어 들고 나왔다.
옆에 있던 나규복 광주전남촛불행동 상임대표는 “한수성 사무국원이 촛불을 든 지 별로 안 됐지만 자원봉사단 선생님들이나 촛불시민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웃으면서 선생님들한테 하나하나 설명해서 선생님들이 한수성 국원을 무척 좋아한다. 그걸 보면서 나도 대중을 대하는 자세를 배운다”라고 하였다.
또 “한수성 국원이 새 차를 샀는데 촛불집회에 필요한 짐들을 자기 차로 나른다. 중고차라고 해도 아까울 텐데 새 차에다 짐을 막 싣고, 이런 모습 보면서 마음 씀씀이를 느낀다. 또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집에서 가져오고, 자기 돈으로 사고 하는데 우리가 비용을 청구하라고 해도 안 한다. 그런 데서 헌신적인 모습을 본다”라고 덧붙였다.
한 씨가 촛불집회에 나가면서 부모님이 많이 걱정했다고 한다.
부모님이 60년대생인데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잡혀가고 다치는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앞으로 무엇을 할 지 묻자 한 씨는 “아무래도 총선 이후가 더 중요한 시기다. 그래서 뭐든 더 불태워야 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집에서 취직하라는 얘기는 없냐는 질문에는 “저는 돈은 어떻게든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한 씨는 원래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라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어려워하는데 이번에 촛불노래단 지휘자를 결심했다.
노래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촛불시민의 요구라면 무엇이든 결심하는 게 한 씨의 장점이라고 한다.
한 씨는 끝으로 “좀 더 촛불이 커져서 정말 정치인들이 국민을 무서워하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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