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두 북한 교육상이 이끈 교육성 대표단이 북러 교육 협력 확대를 위해 모스크바에서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 교육성 대표단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극동연방대학교를 방문한 데 이어 모스크바에서는 러시아 기술종합대학 ‘미레아’(모스크바 무선 전자 자동화대학, МИРЭА), 알렉산드르 푸시킨 명칭 국립언어연구소, 미하일 로모노소프 명칭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모스크바 국립언어대학교 등을 방문했다.
김승두 교육상은 8일(현지 시각) 미하일 로모노소프 명칭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빅트르 사도브니치 총장과 만나 이야기 나눴다.
사도브니치 총장은 “나는 1980년대 후반에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매우 따뜻한 인상을 받았다. 나는 북한에서 가장 큰 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을 방문할 수 있었고 그곳에서 뛰어난 북한 과학자, 수학자, 물리학자들을 만났다”라며 “김일성종합대학과의 협력 협정이 최근 만료됐다. 나는 이번 협정의 갱신을 통해 북러가 과학 및 교육 협력을 심화하고 학술 교류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교류 행사에서 북한 학생, 교사, 젊은 과학자들을 만나게 되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동 자연과학 연구소 설립을 제안했다.
김승두 교육상은 제안에 긍정하면서 “교육성의 업무 목표는 러시아에서 공부할 학생 수를 늘리는 것이다. 특히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공부할 학생 수를 늘리고자 한다”라며 물리학, 양자암호학 분야에서의 협력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같은 날 찾은 알렉산드르 푸시킨 명칭 국립언어연구소에선 나탈리야 트루하놉스카야 총장, 나탈리야 그렌도 국제협력 담당 부총장 등 인사들이 나와 대표단을 환대했다.
대표단은 이들의 안내 따라 기숙사, 강당, 강의실, 식당, 연구실 등을 돌아보았다.
김승두 교육상과 트루하놉스카야 총장은 회담을 통해 국립언어연구소과 평양외국어대학 간 협력 협정 연장, 북한 내 러시아 센터 설립, 러시아어 연구를 위한 공동 기관 설립, 교사들을 위한 교류 사업, 교과서·사전 공동 출판, 북한 관련 내용으로 잡지 ‘해외 러시아어’ 특집호 발행 등을 논의했다.
대표단은 9일 발레리 팔코프 러시아 과학고등교육부 장관과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에선 학력·자격·학위 상호 인정, 고등 교육 분야 협력에 관한 양국 정부 간 협정 체결의 중요성을 논의했다.
팔코프 장관은 “지난 몇 년 동안 양국 지도부는 북러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체계를 구축해왔다. 먼저 러시아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라고 서두를 뗐다.
계속해 팔코프 장관은 “현재 130명 이상의 북한 학생들이 러시아에서 공부하고 있다. 북한 교육성의 요청에 따라 매년 북한 주민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할당량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100명 이상의 북한 학생들이 다음 학년도에 러시아 대학에서 공부하겠다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러시아는 필요한 수만큼 자리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승두 교육상은 “조선(북한)은 러시아와의 학생 교류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가능한 한 많은 조선 주민이 러시아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하는 데 관심이 있다”라며 양국 대학 간 학술 교류 재개에도 기대감을 표했다.
현재 북한 학생들은 러시아 연방 정부 산하 금융대학교, 러시아 외무부 산하 모스크바 국립 국제관계대학교, 러시아 외무부 외교아카데미, 러시아 민족우호대학교, 미하일 로모노소프 명칭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사회교육아카데미, 알렉세이 코시긴 명칭 러시아 국립대학교, 모스크바 국립언어대학교 등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양측은 언어 교육에 대해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러시아 과학고등교육부는 관련해 “현재 러시아 37개 대학에서 조선어를 가르치고 있고 4천여 명의 러시아 학생들이 조선어를 공부하고 있다”라며 “양국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어학연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팔코프 장관은 “알렉산드르 푸시킨 명칭 국립언어연구소는 러시아어 능력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러시아어 현장 시험 조직 등 평양외국어대학교와 러시아어 교육 분야에서 공동 작업을 시작하는 데 관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승두 교육상은 “조선에선 러시아 유학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라며 국립언어연구소과 함께 40만 단어가 담긴 러시아어-조선어 사전을 발간하고 북한 주민을 위한 러시아어 교과서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표단은 10일 국제전시회 ‘러시아’를 관람했고 김승두 교육상은 그곳에서 세르게이 크라브초프 러시아 교육부 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김승두 교육상은 “학생들이 러시아어를 배우는 데 관심이 있다”라며 교사 연수와 어린이 오락·휴양 사업 조직을 제안했다.
크라브초프 장관은 “러시아는 애국 교육뿐만 아니라 취학 전후 교육 분야에서 북한 측의 경험에 관심이 있다”라면서 교사들에게 외국 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러시아 교사 해외 파견’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크라브초프 장관은 러시아 교육 체계 발전과 성과를 대표단에 설명했다.
북한과 러시아 간 교육 협력은 앞으로 폭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과학고등교육부는 지난 3월 14일 문철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이끈 북한 청년 대표단과 회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문철 위원장과 콘스탄틴 모길렙스키 과학고등교육부 차관은 교육 및 과학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8년부터 활발히 진행되던 청년 교류가 재개된 것에 기대감을 표했다.
모길렙스키 차관은 “북한 청년 대표단 방문을 통해 북러 친선 관계 발전에 양국 청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년은 우리의 미래다.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가 청년, 교육, 과학 분야에서 긴밀한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문철 위원장은 “나는 러시아 대학들이 교육과 실습을 결합하는 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학생들은 지식뿐만 아니라 필요한 실무 기술도 습득하고 있었다”라고 러시아 청년들을 만난 소회를 밝혔다.
5월에는 과학 분야 협력의 일환으로 리충길 북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한다고 한다. 리충길 위원장은 모스크바에서 제9차 과학기술협조분과위원회 회의, 팔코프 장관과의 회담, 러시아 교육 및 과학 기관 방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러시아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