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금까지 3종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이름을 공개한 것은 화성-8형과 화성-16나형 두 가지이며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나머지 하나를 이 글에서는 편의상 ‘극초음속 2호’로 부르겠다.
화성-8형
2021년 9월 28일 시험발사로 처음 공개됐다.
또 극초음속 활공체의 유도기동성, 활공비행 특성 등의 성능을 확인했다고 하여 날아가는 도중에 방향 조종이 가능하다는 점도 밝혔다.
극초음속 활공체를 쏘아 올린 로켓은 액체 연료를 사용하지만 앰풀화를 구현해 보관과 신속 발사가 쉽게 하였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는 이 미사일이 200킬로미터 이내를 고도 30킬로미터로 비행했으며 속도는 마하 4~7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애초에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을 보면 추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는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비행 거리를 정확히 밝히지 못하고 ‘200킬로미터 이내’라는 식으로 모호하게 발표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발사는 시험용이며 전문가들은 실제 화성-8형의 사거리가 3천 킬로미터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중국의 극초음속 활공체 DF-ZF와 유사하게 납작한 모양임을 알 수 있다.
명칭과 관련해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이라고 하여 활공체의 이름이 별도로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이후 북한은 열병식에 화성-8형을 여러 대 공개해 이미 대량 생산에 들어갔음을 드러냈다.
극초음속 2호
2022년 1월 5일 시험발사로 처음 공개됐다.
화성-8형을 발사한 지 불과 3개월 정도 지나 새로운 종류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아 북한은 처음부터 2종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시험발사 결과 120킬로미터를 측면 기동하여 700킬로미터를 날아가 표적을 명중했다고 밝혔다.
화성-8형과 달리 ‘측면 기동’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 극초음속 2호는 화성-8형보다 큰 틀의 궤도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일 후인 11일 북한은 극초음속 2호 2차 시험발사를 하였다.
군 당국은 탄두 속도가 마하 10, 고도 60킬로미터 이내 활공, 선회 비행 등 극초음속 미사일의 특성이 모두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700킬로미터를 날아갔다고 하였다.
반면 북한은 600킬로미터 밖에서 활공체가 분리되어 활공 재도약과 240킬로미터 선회 비행을 거쳐 1천 킬로미터 떨어진 표적을 맞혔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군 당국은 극초음속 2호가 활공 재도약을 할 때쯤 혹은 선회 비행을 시작할 때쯤 추적에 실패한 것으로 보이는데 미사일이 예상 밖의 경로로 날아가면서 추적에 실패한 것일 수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합참은 지난해(2021년) 9월과 지난주 발사에 대해 극초음속이 아니라고 평가절하했는데, 결국 이 역시 후반 변칙 기동 부분을 제대로 탐지 식별하지 못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라고 우려했다.
북한은 이날 시험을 ‘최종 시험발사’라고 하여 이후 극초음속 2호의 대량 생산과 실전배치가 있을 것임을 암시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이 앞으로 한두 번 더 시험발사를 한 뒤 극초음속 미사일 실전배치를 선언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남, 극초음속 부인하자…북, 마하10 보란듯 쐈다」, 중앙일보, 2022.1.12.)
그런데 일각에서는 2021년 10월 11일 개막한 북한의 국방발전전람회에 전시된 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극초음속 2호를 비공개로 두 차례나 시험 발사했다고 주장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미 4차례나 시험발사를 했다는 것이고 실전배치도 가능할 수 있다.
그리고 예상대로 북한은 2022년 4월 25일 열병식에서 극초음속 2호를 대량 생산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화성-16나형
2024년 4월 2일 시험발사로 처음 공개됐다.
이를 통해 ‘화성-16나형’은 극초음속 활공체를 날려 보낸 로켓 이름임을 알 수 있다.
극초음속 활공체의 이름이나 활공체와 로켓을 아우른 전체 미사일의 이름이 따로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비행 속도가 음속의 15~18배는 될 것”, “사거리는 4,500킬로미터는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화성-16나형은 앞선 두 극초음속 미사일과 다른 점이 있다.
첫째, 극초음속 활공체를 날려 보내는 발사체가 2단 로켓이다.
기존 극초음속 미사일들은 모두 1단 로켓이었다.
따라서 화성-16나형이 가장 빠르고 멀리 날아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시험발사를 할 때 사거리를 1천 킬로미터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2단 로켓의 점화를 늦게 했다고 밝혔다.
둘째, 고체 연료를 사용한다.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은 보관, 이동, 발사 준비 시간 단축 등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
북한은 3월 19일에 고체 연료 엔진 시험을 하고서 2주 만에 이 엔진을 사용한 미사일을 발사했다.
무기 개발 속도가 매우 빠른데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도 주목할 지점이다.
한편 우리 군은 이 미사일이 600여 킬로미터를 비행했다고 밝혀 이번에도 중간부터 추적에 실패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김동엽 교수는 “마지막 400킬로미터는 탐지 접촉하지 못한 것이 된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합참도 화성-16나형이 극초음속 활강체가 맞다는 점은 인정했다.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은 「[개벽예감 580] 동해 상공에 나타난 경이로운 플라즈마 현상」(자주시보, 2024.4.8.)에서 활공체의 속도가 마하 10을 넘어가면 활공체 표면이 섭씨 1,900도까지 올라가고 플라스마가 발생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플라스마가 레이더 전파를 흡수해 스텔스 효과가 발생하는 바람에 우리 군의 레이더에서 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화성-16나형은 저고도로 날면서 속도가 매우 빠르고,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꾸며, 레이더에도 걸리지 않아 요격이 불가능한 미사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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