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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행동과 노동조합의 연대를 실현한 광주전남지역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4/04/29 [18:22]

촛불행동과 노동조합의 연대를 실현한 광주전남지역

문경환 기자 | 입력 : 2024/04/29 [18:22]

윤석열 탄핵과 김건희 특검을 주장하는 촛불집회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이 가운데 광주에서 진행하는 촛불집회는 다른 지역과 다른 특징이 있다. 

 

바로 건설노조, 일반노조 등 지역 노동조합들이 함께한다는 점이다. 

 

올해 1월부터 총선까지 매월 첫째 주 토요일이 되면 광주전남지역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이 함께 촛불을 들어왔다. 

 

이런 연합집회로는 마지막이었던 4월 6일 광주에서 관계자들을 만나보았다. 

 

먼저 나규복 광주전남촛불행동 상임대표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규복 상임대표는 촛불행동과 노동조합이 만나는 계기가 바로 양회동 열사였다고 말했다. 

 

“양회동 열사 돌아가시고 노동조합에서도 급하게 투쟁해야 하는데 우리가 촛불집회 장비를 지원하고 음향도 다루고 하는 과정이 있었다. 이러면서 연대가 좀 쌓였다.”

 

노동조합이 촛불집회에 함께하겠다고 제안하자 나규복 상임대표는 큰 규모의 집회 준비를 해본 적이 없어 부담이 컸지만 또 그만큼 한번 잘 해봐야지 하는 마음도 들었다고 한다. 

 

촛불시민들도 연합집회를 잘 만들어가기 위해 정성을 쏟았다. 

 

“촛불시민들은 정말 대단하다. 노동조합이 집회에 참여한다니까 다들 자원봉사자를 하겠다고 나섰다.”

 

현재 촛불집회에는 노동조합 말고도 여러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고 있으며 광주에서 다른 눈에 띄는 대중투쟁이 없다 보니 많은 정당, 단체에서 촛불행동을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지역에 윤석열 탄핵 분위기는 넘친다고 본다. 국민주권당, 소나무당이 광주전남지역에서 천 명씩 당원 가입을 받았다. 윤석열 탄핵을 내건 정당들을 광주 시민들이 도와준 것이다. 다만 그런 분위기에 비해 촛불에 나오는 시민은 많지 않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홍보가 많이 안 된 게 크다. 또 문재인 정부를 향한 실망감도 있다.”

 

여러 단체와 호흡을 맞추다 보면 어려움이 없지 않을 것이다. 

 

단체들이 자기 처지를 강조하면서 충돌하는 상황이 많을 텐데 어떻게 해결할까?

 

“노동조합 본부장과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서로 처지를 잘 설명하면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조율한다. 우리는 ‘윤석열 탄핵’에만 동의한다면 나머지는 되도록 수용하려고 한다. 열린 마음으로 되도록 상대를 더 내세워주려고 노력한다.”

 

총선 이후 계획은 어떨까?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모여서 진행하는 연석회의에서 논의 중인데 윤석열 탄핵 촛불을 위한 상설 기구를 만들자는 요구도 있다. 다만 단체마다 처지가 좀 달라서 어떻게 힘을 모을지 고민이다. 일단 윤석열 탄핵을 합의한 촛불후보들이 있었으니 이들을 앞세워서 어떻게 탄핵 운동을 만들지 고민을 좀 해보려고 한다.”

 

촛불행동과 노동조합의 연대에는 맹종안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장의 결단이 큰 역할을 했다. 

 

▲ 가운데가 맹종안 본부장.  © 전여진 통신원


왜 촛불대행진에 함께하게 되었는지 맹종안 본부장에게 물어보았다.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퇴진 투쟁을 해야 하는데 광주시민을 결집할 광장을 마련하기 위해 촛불대회를 개최해야겠다고 고민했다. 광우병 소고기 때도 마찬가지고 박근혜 퇴진 때도 마찬가지고 지역에서 일정하게 투쟁을 하면 시민들이 결집해 촛불이 타오르면서 광장이 열렸다. 그런데 윤석열 탄핵은 지역에서 1년 넘게 촛불을 들고 있지만 광장이 크게 열리지 않고 있다. 그래서 건설노조가 천 명 규모의 집회를 하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공간이 마련되지 않겠나 생각했다.”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어떤 마음으로 촛불대행진에 참여할까?

 

“양회동 열사가 작년에 분신하면서 윤석열 정권에 항거했고 건설노조가 정권의 탄압을 매우 크게 받아서 위축되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조합원들은 윤석열 탄핵에 거부감이 없었고 한 달에 한 번 정도인데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있었다. 사실 육체 노동하는 노동자 처지에서 주말에 집회 나오는 게 힘든 일이고 특히 자기 생존권이나 고용 문제와 직결하지 않는 정치 투쟁에 참여하는 건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집회에 나오는 건 지역 분위기, 건설노조가 받은 탄압, 건설노조에서 꾸준히 진행한 교육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총선 이후 구상이 있는지도 물어보았다. 

 

“일단 모여서 토론도 하고 실천도 하면서 방향을 결정하려고 한다. 지역운동 전망과 방향까지 고민하고 토론하자는 의견도 있다.”

 

전국 최초로 지역 촛불행동과 노동조합의 연대를 성사한 광주전남지역을 많은 이들이 주목한다. 

 

이날 마지막 연합집회 행진에서 색색의 노동조합 조끼를 입은 대열과 촛불행동 시민들이 함께 걷는 모습이 무척 이채로웠다. 

 

총선은 끝났지만 촛불행동과 노동조합의 연대가 끝나지 않고 지역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 보기를 기대해 본다. 

 

  © 전여진 통신원

 

  © 문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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