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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판 내선일체’…독도·라인 일본에 내주려는 윤석열?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4/04/30 [18:03]

‘2024년 판 내선일체’…독도·라인 일본에 내주려는 윤석열?

박명훈 기자 | 입력 : 2024/04/30 [18:03]

▲ 2023년 3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총리관저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 환영식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일장기에 묵례를 하고 있다.  © KTV

 

최근 윤석열 정권이 일본에 국익을 퍼주는 것을 넘어 ‘내선일체’ 수준까지 가려는 모습을 보이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독도 사례,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LINE)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본인이 여권도 없이 독도 방문?

 

윤석열 정권은 한일 양국 국민이 여권 없이 내국인 수준으로 오갈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4월 26일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일 양국 간 출입국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해 여권 없이 왕래한다거나 내국인 같은 기준으로 하자는 공감대가 일본에서도 있다”라고 밝혔다. 윤덕민 주일대사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특히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일본 내에서도 (이 방안에 대해) 상당히 공감대가 있다”라며 일본이 환영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총선 이후 일본의 분위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은 선거에서 패해도 정권이 바뀌는 건 아니고 외교‧안보 분야는 대통령 리더십이 발휘되는 분야라 변동이 없을 거라고 일본에 말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외교부는 여권 없이 서로의 나라를 방문할 수 있는 실제 사례로 유럽연합(EU)을 제시했다. EU 회원국 국민은 1995년 체결된 솅겐조약에 따라 여권 없이 다른 회원국을 드나들 수 있다. 

 

그런데 EU의 국경 개방은 전범국 독일이 유럽 피해국에 사죄하면서 시작됐다는 점을 주목해봐야 한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뒤 수십 년 동안 자신이 침범한 유럽 각국과 차츰 신뢰를 쌓아갔고, 이는 유럽 각국이 국경을 개방한 밑바탕이 됐다. 따라서 EU의 국경 개방은 한일관계에 적용할 수 없는 사례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은 수십 년 동안 과거사를 반성하기는커녕 독도 도발 등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했을 때, 일본의 거듭되는 독도 도발에 관해 아무런 항의도 하지 않았다. ‘일본에 고개를 숙이는 윤 대통령의 대일 굴욕은 총선 뒤에도 변함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될 만하다.

 

지난 29일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 「여권 없는 이동, 일본의 도발에도 윤석열 정부는 여전히 일본에 퍼줄 생각뿐입니까?」에서 “한일 간 여권 없는 이동에 동의할 수 없다”라며 “심지어 불과 2주 전 외교 청서를 통해 독도는 일본 땅이라 주장하고, 일본 외무상이 우리 외교부 장관의 면전에서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하는 판에 여권 없는 이동이라니 제정신인가”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여권 없는 이동이 윤석열 정부가 주장하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인가? 일본의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는 여전히 일본에 퍼줄 생각뿐인가?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안하무인 행태에 무너지는 국민의 자존심과 긍지는 안중에도 없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은 윤석열 정권의 한일 국경 개방 시도가 일제강점기 친일파와 다를 바 없는 ‘2024년 판 내선일체(내지(일본)와 조선은 한 몸이라는 뜻)’ 행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아래는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내선일체? 본국에서 그걸 원하신다고?(t**************)”

“내국인처럼.. 이라는 말을 주일대사가 한 말임... 신한일합방 하자는 거지.. 일본인을 반도 내에서 내국인처럼 대우하자는 게 한일합방이여... ㅎㅎ(j********)”

“경술국치를 잊지 마라. 당장 탄핵(f*********)”

 

일본의 ‘네이버 라인야후’ 강탈 시도에 침묵

 

지난해 11월 라인야후의 라인 앱 이용자 51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다. 라인야후는 한국의 네이버와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합작해 만든 기업이다.

 

그런데 지난 2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후 일본 총무성은 네이버가 가진 라인야후의 지분을 팔라며 두 차례 행정지도를 했다. 

 

일본 총무성의 이번 지분 매각 요구는 이례적이다. 행정지도에서는 보통 벌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는 라인야후를 통해 네이버 클라우드가 해킹돼 개인 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다고 스스로 밝혔고, 일본 정부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보고서’도 제출했다. 

 

이런 측면에서 봐도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경영권을 넘기라는 일본 총무성의 요구는 과도하다. 게다가 이러한 조치는 지난 2021년 일본에서 ‘메타’를 모기업으로 둔 미국의 페이스북에서 42만 건가량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당시, 일본 총무성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와도 대비된다.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명목상 ‘권고’지만, 그동안 행정지도를 받은 일본 기업 대부분이 그대로 따랐다는 점에서 ‘강제’와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가 앞장서서 네이버의 라인야후 경영권을 강탈하려 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1년 6월, 네이버는 일본에 자회사 NHN 재팬을 만들어 라인을 출시했다. 이후 성장을 거듭한 라인은 일본에서 대세 메신저로 자리 잡았다. 그러던 중 네이버는 일본 최대 포털 야후재팬을 경영하는 일본의 대기업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았다. 

 

라인야후는 지난 2021년 3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합작해 출범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의 지분을 약 65% 보유한 합작사 A홀딩스를 세워 라인야후를 경영하고 있다. 

 

현재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각각 A홀딩스의 지분을 50%씩 똑같이 나눠가지고 있다. 네이버의 지분 일부라도 소프트뱅크에 넘어가면 라인야후의 경영권은 소프트뱅크가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출시되고 13년 동안 라인은 한국으로 치면 카카오톡에 해당하는 ‘일본의 국민 메신저’가 됐다. 라인의 월 1회 이상 이용자는 일본(9,600만 명)을 비롯해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2억 명이 넘는다. 라인은 한국의 IT기업이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사례로 손꼽혔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 경영권 강탈의 길을 열자, 소프트뱅크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교도통신은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서는 약간의 주식 취득만으로는 불충분해 일정 비율의 주식을 매입하려 한다”라며 “소프트뱅크는 다음 달 9일 결산 발표를 분기점 삼아 협의를 서두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5월 중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프트뱅크는 몇 년 전부터 일본 라인을 완전히 흡수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이미 네이버는 경영 주도권을 조금씩 빼앗기고 있던 상황이었다”라며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일본 정부와 함께 네이버 뒤통수를 친 만큼 한국 정부가 직접 나서 개입하지 않는 이상 네이버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 정권이 직접 나서 대응하지 않는다면 라인야후의 경영권이 일본으로 넘어갈 것이란 주장이다. 그런데 자국 기업인 네이버의 경영권을 보호해야 할 윤석열 정권은 항의하기는커녕, 일본 정부의 경영권 강탈에 힘을 싣는 듯한 정황마저 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가 한일투자협정에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2003년 1월 1일 발효된 한일투자협정에는 “내국민 대우, 최혜국 대우(한 나라가 어떤 외국에 부여하고 있는 가장 유리한 대우를 상대국에도 부여하는 일) 등”을 위반할 시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협정에 따르면 윤석열 정권은 일본의 라인야후 경영권 강탈을 막아야 하지만,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아래와 같이 무책임한 답변을 내놨다.

 

“네이버 측과 소통하면서 지금까지의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네이버가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에 대한 의사 결정을 어떻게 할 지 지켜보면서 현 상황을 면밀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교 통상 문제 가능성도 지켜보고 있다.” 

“외교부와 산업부 등과 진행 상황, 동향을 공유하고 있고 정부 개입을 필요로 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게 될 것.”

 

외교부와 과기부의 대책은 일본이 뭘 하든 마냥 두고 보겠다는 것이다. 라인야후의 경영권이 소프트뱅크에 넘어가게 된다면, 이를 되돌릴 뾰족할 방도가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라인야후 포기 선언으로 보인다.

 

이번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강탈 시도는 일본에 허리를 굽혀온 윤석열 정권의 대일 기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윤석열 정권이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강탈을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관련한 윤석열 정권의 ‘전력’도 있다.

 

앞서 지난 2월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세계 3~4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미국의 웨스턴디지털과 일본의 키옥시아가 합병을 추진하자, 키옥시아의 지분 19%를 가진 SK하이닉스는 합병에 반대했다.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가 합병하면 업계 1위인 삼성전자에 버금가는 2위 기업이 돼 SK하이닉스가 막심한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이 미국, 일본 정부와 함께 SK하이닉스를 향해 키옥시아에 지분을 팔라고 압박했다는 것이 보도의 핵심이다. SK하이닉스는 “풍문을 전면 부인한다”라고 밝혔지만, 이에 관해 윤석열 정권이 입막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위 사례를 볼 때 윤석열 정권이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강탈 시도에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라인야후 경영권 강탈 보도가 나온 뒤 네이버는 “글로벌 전략에 따라 지분에 대한 부분은 검토하면서 결정할 것이고 현재 확정된 바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윤석열 정권이 네이버를 향해 ‘일본에 경영권을 넘기라’고 압박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 윤석열 정권은 한일관계가 역대 최고라고 홍보해 왔다. 그러면서 한일 간 경제안보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를 강탈할 의지는 있어도, 한국과 협력할 의사는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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