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문경환 기자 시민 대담: 박명훈, 이영석 기자 사진: 김영란 기자
5.18민중항쟁 44주년인 18일 오후 5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90차 촛불대행진’이 서울시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열렸다.
‘친일매국 막장권력 윤석열을 타도하자!’라는 부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연인원 3천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대통령 ‘탄핵’에서 ‘타도’로 구호를 바꾼 이유에 관해 촛불행동 측은 “검찰 방탄 인사 등 막장으로 치닫는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강력한 비판 민심을 담아 더 강한 구호를 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이날 집회의 주제가 담긴 구호를 선창했다.
“친일매국 막장권력 윤석열을 타도하자!” “술판 회유 불륜 거래 정치검찰 해체하라!” “회초리는 효과 없다, 몽둥이로 때려잡자!” “김건희 방탄 정권 윤석열을 탄핵하라!”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윤석열은 일본의 라인 탈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도 오히려 우리 기업을 향해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순응하라는 식이다. 이러니 윤석열 정부를 대한민국이 아닌 일본 라인이라고 하는 거 아니겠나?”라고 규탄했다.
또 “김건희가 153일 만에 캄보디아 정상 부부 방한 일정에 참석하며 공식 석상에 등장”했지만 “아무런 설명도 사과도 없다. 이런 철면피가 어디 있는가?”라고 분개하며 “이제 윤석열이 권력을 이용해 찍고 있는 막장 드라마에 종지부를 찍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임기가 며칠 안 남은 윤미향 국회의원이 이날 발언하기로 했지만 건강 문제로 참가하지 못해 사회자가 발언문을 대독했다.
윤 의원은 발언문에서 “대한민국은 지금 독립된 나라인가?”라고 물으며 “일본 정부가 ‘독도가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적으로도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면서 ‘한국이 불법 점유하고 있다’고 교과서에 싣고 국제사회의 외교력을 동원하여 알리고 있어도 윤석열 정권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런 윤석열의 굴종 외교에 자신을 얻은 기시다, 일본 정부는 드디어 역사와 영토 문제를 넘어서서 기업 강탈까지 시도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익을 침해하는 일본 정부를 향해서는 한마디도 못 하고 국민과 싸우겠다는 대통령, 일제 조선 강점기 일제 수탈 기구였던 조선총독부와 다를 바 없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또 윤 의원은 “이제 10일 후면 저도 촛불 국회의원이 아닌 촛불시민으로 여러분과 더 뜨겁게 연대하겠다”라고 다짐하였다.
강진구 뉴탐사 기자는 “윤 정권의 핵심 조직인 검찰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던 검사들이 ‘나부터 살고 보자’로 바뀌고 있다. 윤석열은 김건희 보호에 눈이 멀어서 검찰 조직 전체를 위기로 내몰고 있고, 정치검사들은 김건희 때문에 우리까지 죽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300개의 ‘장시호 녹취 파일’을 언급하며 “윤석열부터 한동훈, 강백신, 김창진, 박주성. 검찰 조직 내 하나회로 불리던 이들은 박영수 특검 때부터 한솥밥을 먹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야당 탄압과 언론 탄압, 정권 보위의 최일선에 있는 정치검사들”이라고 폭로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지하철로 합정역까지 이동한 후 합정역에서 홍대입구역까지 행진했다.
홍대입구역 4번 출구 앞에서 진행된 정리집회에서 두 아들과 함께 올라온 인천 시민 이은지 씨는 “윤석열과 김건희는 국민의 심판과 경고를 겸허히 받들기는커녕 반성과 수치심 따위는 없고 뻔뻔스럽게 국정을 계속 몰아붙이고 있다”라며 “당신네가 지은 그 어마어마한 죄의 대가는 반드시 제대로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집회 시작에 앞서 진행한 구본기 공동대표의 현장 인터뷰에서 한 시민은 “전철을 타면 광고판이 텅텅 다 비어 있다. 중소기업이 지금 쫄딱 망해서 광고를 못 내고 있다. 2년 동안 그 똑똑한 윤석열이가 이렇게 만들어 놨으니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개탄했다.
또 중국에서 온 며느리와 함께 나온 시어머니는 “윤석열 탄핵 빨리해야지 우리가 산다”라고 주장했다.
시민 대담
시민들에게 최근 우원식 의원이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것과 김건희 씨가 5달 만에 활동을 재개한 것에 관해 의견을 물어봤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20대 남성 유 씨는 “국회의장 후보에 추미애 당선인이 되는 줄 알았는데 아쉽다. 정성호 의원과 조정식 의원의 사퇴가 우원식 의원에게 몰아주기 위한 단일화였던 것 같다”라며 “민주당이 민심과 거리가 있다는 한계를 다시 보여줬다”라고 꼬집었다.
또 “(윤석열 정권이) 민심을 듣겠다고 민정수석실을 부활시키더니, 결국 보여준 건 김건희를 수사하는 서울지검 검사들 교체”라면서 “김건희 방탄 작전을 실행한 것”이라고 분노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30대 여성 김 씨는 “추미애 당선인이 국회의장 후보에서 떨어져 민주당 당원과 국민은 의지가 좀 꺾였다. 하지만 잘할 것이라 믿고 뭉치자. 윤석열을 빨리 끌어내려야 한다”라면서 “국회의원들이 잘하면 응원하고, 잘 못하면 민심을 잘 반영하도록 따끔하게 이끌어야 한다”라고 국민의 역할을 강조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50대 남성 노 씨는 김건희 씨의 활동 재개에 대해 “민주시민으로서 굉장히 혐오스럽다. 자기가 한 것도 모르고 뻔뻔하게 나왔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씨를 수사하는 서울지검 검사들을 교체한 것을 두고 “(윤석열은) 자기 마누라 지키는 상남자다. 국민이 준 권력을 이렇게 써서 개탄스럽다”라고 심정을 밝히며 “더 단단히 뭉쳐야 한다. 촛불국민이 힘을 모아 촛불집회에 더 참여”하자고 호소했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50대 여성 최 씨는 “특검을 통해 (김건희 씨가) 죄지었으면 벌을 받게 해야 한다”라면서 “수사 검사들을 교체한 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리고 “이승만을 추방했던 것처럼 윤석열과 김건희의 죄를 낱낱이 밝혀 벌을 받게 한 뒤에 추방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국회의원들을 국민의 뜻에 따라 움직일 수 있게 촛불국민이 정치세력화해야 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60대 남성 류 씨는 “우원식 의원이 국회의장으로서 적폐세력과의 전쟁을 잘하도록 국민이 힘써야 한다”라고 했다.
5.18민중항쟁 44주년인 오늘 집회에 나온 소감도 물어봤다.
‘5.18 추모·계승’이라고 적힌 리본을 가슴에 달고 경기도 안산에서 온 60대 남성 박 씨는 “답은 간단하다. 윤석열을 끌어내리기 위해 나왔다”라면서 “아직 5.18학살을 저지른 적폐세력이 완벽히 심판받지 못했지만 국민은 5.18에 관해 이미 다 알고 있다”라고 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온 30대 남성 송 씨를 만났다. 촛불합창단 소속인 송 씨는 이날 본대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송 씨는 “여건이 안 돼 광주까지 가지는 못했는데 매주 서울에서 촛불을 들어왔다”라면서 “오늘은 5.18을 기념하기 위해 나왔다”라고 답했다.
서울 광진구에서 온 60대 여성 ㄱ 씨는 “5.18 당시 그런 일이 있었단 걸 몰랐다. 오늘은 5.18의 의미에 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나왔다”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정치를 주도하는 시대라며 “윤석열을 탄핵해 몰아내고 사회를 개혁해 젊은이들을 위한 밝고 건강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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