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7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와 신원식 한국 국방부장관의 발언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먼저 “나날이 악화하고 있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보는 것은 유감스럽고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6월 4일, 한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맞서 ‘군의 전투준비태세를 확립해야 한다’라는 구실로 지난 수년간 남북이 충돌하지 않도록 안정적 역할을 해온 9.19남북군사합의를 전면 폐기했다. 이로써 비무장지대(DMZ)에서의 포사격과 대북 선전 방송 재개를 막았던 공식적인 법적 제한이 사라지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한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전쟁 위기를 고조하고 위험천만한 사건을 유발할 수도 있다”라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논리에 따르면 그들의 모든 행동은, 심지어 아주 무모한 행동이라도 모두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것일 뿐이다. 그들이 달리 주장한 적이 있던가? 또 서방의 관점에서 북한이 하는 모든 행동은 명백히 ‘악’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당국은 전략적 자주성을 발휘하고 자국의 국익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신뢰 구축 조치를 통해 현재 러시아와 전 세계가 경악스럽게 목격하고 있는 군사적 재앙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상황을 막고 화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현 상황의 원인이 “미국의 행동에서 비롯한 것”이라며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다양한 군사 시위를 거의 쉬지 않고 벌이고 있다. 이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구실로 행해지는 협박 행위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미 핵협의그룹 ▲한미연합훈련 ▲북한 영토에 대한 핵공격 계획 등을 문제 삼으며 “그들이 사용하는 방법은 북한의 반발만 초래할 뿐이다”라고 했다.
또 자하로바 대변인은 “이러한 배경에서 6월 2일 싱가포르에서 한·미·일 국방부장관이 인도·태평양지역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프리덤 엣지’라는 명칭의 3국 연합훈련을 처음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많은 이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라며 “또 한국, 일본과 군사적으로 삼각동맹을 구축하고 있는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려는 계획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을 전략적으로 견제하는 데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라고 주장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신원식 국방부장관의 발언도 문제시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우리는 신 장관이 6월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또다시 러시아 혐오 발언을 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신 장관의 주장에 따르면 ‘북러 군사기술 협력’은 한반도에 긴장을 유발하고 유럽의 군사 활동 공연장[우크라이나] 상황에 영향을 미친다. 늘 그렇듯이 신 장관은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신 장관의 논리대로 법적 규범을 준수하지 않고 불안정한 성격의 ‘군사기술 협력’을 유발하는 상호 작용이 북러 간에 있었다고 한다면, 그 이전에는 한반도 긴장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한반도 긴장이 2023년이나 2024년에야 시작되었는가?”라며 “우리는 한국 측이 싱가포르 회의장에서 이러한 근거 없는 비난을 내뱉고 러시아를 폄훼하는 발언을 한 것이 의도적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신 장관은 큰 소리로 발언하면서 그곳에 참석한 젤렌스키와 젤렌스키의 서방 후원자들을 기쁘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 장관의 이번 공격은 한국 정부의 행동 방침에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 한국 정부가 러시아와의 실용적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반복적이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양자 접촉을 통해 여러 차례 확인해온 의지를 의심케 한다. 이건 어떤 종류의 실용적 관계인가? 이건 공격적인 표현일 뿐이다”라며 “러시아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외부 관찰자로 남을 수 없으며, 위협에 대응하고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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