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6일 오전 10시부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청원 관련 청문회 2차를 진행했다. 3부에 걸쳐 진행된 청문회는 이날 오후 11시 30분쯤에 끝났다.
2차 청문회는 청원의 5가지 사유 중 하나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조작 의혹 등을 다뤘다.
이날 청문회의 핵심 증인인 김건희 씨와 최은순 씨는 불출석 사유를 보내지 않은 채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국회법에 따라 고발할 것임을 밝혔다.
“다른 데입니까?”···왜곡하다 딱 걸린 국힘당
국힘당 의원들은 김건희 씨에게 명품 가방을 비롯해 양주, 향수 등을 선물한 최재영 목사에게 종북몰이를 하려 했다.
송석준 국힘당 의원은 최재영 목사를 향해 “상당히 친북 성향이 강한 증인”이라며 질문을 했다.
유상범·조배숙 국힘당 의원은 자료를 왜곡하려다 딱 걸려 망신을 당했다.
유상범: 최재영 증인, 혁명열사릉 가서 참배하신 적 있죠. 이 사진 맞죠? 맞는지, 안 맞는지만 답변하세요. 맞죠?
최재영: 제 사진이 아닙니다.
유상범: 오른쪽 보세요.
최재영: 오른쪽은 재북 인사묘입니다. 혁명열사릉이 전혀 아닙니다.
유상범: 다른 데입니까?
최재영: (재북 인사묘는) 대한민국의 국회 부의장 2명, 국회의원 24명이 안장되고 서울대 총장 이춘호 박사, 초대 고려대 총장 현상윤 박사가 묻혀 있는 묘지입니다. 왜 혁명열사릉이라고 왜곡을 하십니까?
유상범: 그래서 물어봤잖아요.
최재영: 왜곡하지 마십시오
유상범: 왜곡한 게 아니라, 확인해 보고···
최재영: 재북 인사묘라고 분명히 쓰여 있는데 왜 혁명열사릉이라고 왜곡을 합니까?
(중략)
정청래: ppt에 제목으로 ‘혁명열사릉 참배한 최재영 목사’ 이렇게 했으니까 그건 왜곡이죠.
유상범 의원을 향해 최재영 목사가 왜곡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에서 청문회 참고인으로 나온 사람이 웃음을 참지 못하는 장면도 생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조배숙 의원도 최재영 목사의 책 일부를 왜곡하려다 들통났다.
조배숙: 책을 제가 봤는데 보니까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철저히 보장돼 있다. 종교를 억압하거나 핍박하지 않는다’라고 이렇게 하셨어요. 맞습니까?
최재영: 거기에서 딱 잘라버리셨네요. ‘북한은 종교를 억압하지도 않고 핍박하지도 않고 권장하지도 않는다. 그냥 인민들에게 그냥 알아서 하라’고 하는···
최재영 목사가 이렇게 말하자 조배숙 의원은 다른 질문을 하면서 말을 잘라버렸다.
국힘당 의원들이 자료를 왜곡하며 종북몰이를 펼치려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김건희 씨도 국가보안법 공범?
국힘당 의원들이 종북몰이를 강화하자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오히려 국힘당과 김건희 씨를 향해 역공을 펼쳤다.
김용민: 계속 여당에서는 대북 관련해서 무슨 사업을 하시는 분이라서 마치 되게 위험한 것처럼 얘기하시는데 이거 김건희 여사 만날 때 다 얘기했죠. 이런 얘기.
최재영: 그렇습니다.
김용민: 지금 여당 주장대로면 친북 인사에게 경호가 완전히 뚫린 거네요. 안 그래도 오물 풍선으로 용산 대통령실이 완전히 뚫렸고, 하늘이 뚫려서 국민이 불안해 죽겠는데 굉장히 위험한 주장들을 여당이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최재영: 제가 좌파고, 종북이고, 노동당 외곽 조직원이라는 심한 말까지 지금 듣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김건희 여사는 종북·좌파·노동당 외곽 조직원과 소통하신 거고, 그 사람의 선물을 받으신 거고, 그 사람과 일을 같이 하자고 여러 번 제안하신 걸로 그러면···
김용민: 공범이 되겠네요. 국가보안법 위반.
국힘당 의원들이 최재영 목사를 향해 펼친 종북 공세가 오히려 김건희 씨에게 돌아갔다고 볼 수 있다.
올림픽에서 김건희 씨가 금메달 딸 것
이날 청문회에서는 최근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김건희 씨와 최재영 목사 관련해 카카오톡 내용이 자주 거론됐다. 2022년 2월 16일부터 2023년 7월 8일까지 한 대화로 출력하면 약 200쪽 정도라고 한다.
김건희 씨는 최재영 목사에게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데 조국이 장관에서 나갈 생각을 안 하니까, 정경심을 구속하라고 지시한 게 문통”, “최근 김정숙 여사 옷값 논란은 이재명 쪽에서 단계별로 작업하는 거”, “유시민 등이 사실 대권 욕심이 있어 서초동 촛불을 키운 것”, “조국을 이용한 것” 등의 내용을 보냈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씨를 “이간질의 명수”라며 최재영 목사에게 “파리 올림픽에 이간질 금메달이 있다고 하면 김건희 여사가 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질문을 했다.
이에 최재영 목사는 “(김건희 씨 카카오톡) 대화에 저도 충격을 받고, 그분(김건희 씨)이 자기중심적으로 진술한 것이지만 교활함도 보이고 그렇다”라고만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김건희 씨가 정치 개입, 국정농단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검 거부한 윤 대통령, 탄핵 사유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윤 대통령이 채해병 특검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이해충돌을 회피하지 않았다면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김용민 의원은 송창진 공수처 차장 직무대행에게 “채해병 사건 관련해서 윤 대통령 그리고 김건희 여사 포함 관련해 현재 11건 수사되고 있다. 공수처가 현재 대통령을 수사 중인 게 맞다. 현재 수사 중인 대통령이 자기 사건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해충돌이 있는데도 거부권을 행사했다”라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했다.
송창진 차장 대행이 이에 대해 아무런 말을 못 하자 김용민 의원은 “자기 사건인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이거 법 위반 아닌가”라며 “이것만큼 중요한 탄핵 사유가 어디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의원들 맞냐!
이날 청문회에서 국힘당 의원들은 최재영 목사에게 ‘목사가 맞냐’라는 질문을 지속해서 던졌다.
박지원 의원은 최재영 목사에게 “이런 질문에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물었다.
최재영 목사는 “나는 반대로 국힘당 의원에게 ‘국회의원이 맞냐’고 묻고 싶다. 여사가 부정부패를 저질러도 무서워서, 권력이 무서워서 국회의원 역할도 못 하는 국힘당 의원이 더 한심스럽다”라고 대답했다.
박지원 의원의 질의 시간 후에 정청래 위원장이 최재영 목사에게 이 발언과 관련해 취소하고 싶은 의향이 없냐고 물었다.
이에 최재영 목사는 “나한테 목사 맞냐고 (국힘당의) 세 분이 집중적으로 말을 해 나는 반어법으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국힘당 의원들이 최재영 목사를 비난하는 말을 쏟아냈다.
정청래 위원장은 “대통령 부인이라는 사람이 일반인(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지칭)과 전화를 7시간 하거나, 200페이지에 가까운 이런 엄청난 분량의 카톡을 하는 것이 정상은 아니다”라며 “(국힘당 의원들이) 최재영 목사를 나무라기 전에 대통령 부인은 왜 그런 카톡을 했을까, 그런 부분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것이 균형 잡힌 질문”이라며 지적했다.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해야···
정청래 위원장은 탄핵 청문회를 마무리하면서 국회의원들에게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할 것을 강조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박근혜가 탄핵당하는 과정을 상기시키면서 “지금 국민 140만 명이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했으면 좋겠다’,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으면 좋겠다’고 청원을 했다”라며 “채해병 수사외압 사건에 대해서 MBC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이 두 번 관여했다고 대통령 참모들이 실토했다. 이것도 탄핵 사유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 내부에서 문건이 유출되고 있다. 내부 분란 속에서 밖으로 숨겨진 진실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라며 “지난 총선 때 국민의힘 내부에서 어떤 얘기가 터져 나왔는가?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발언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이 한 거 아니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한동훈, 김건희 문자가 까졌다. 그게 민주당이 한 것인가? 그리고 앞으로 수사해야 할 댓글 사건이 또 혹처럼 불거져 나왔다. 이게 민주당이 지어낸 것인가? 여권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궁중 암투가 밖으로 삐죽삐죽 삐져나오는 것이다. 정권 말기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이 훨씬 높다”라며 “아무리 눈을 가리고 부정하려고 해도 그것(탄핵 찬성이 높다는 것)은 엄연히 존재하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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