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대구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
13일 민소현 대구촛불행동 운영위원장은 기자와의 대담에서 대구의 바뀐 민심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집회 때 서명하시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가판대 하나만 놓고 하는 선전전 때도 지나가는 길목이 아닌데 일부러 찾아와서 서명해 주신다. 연령대가 높은 부부들이 적극적으로 해주시면서 ‘대구에 이런 게 있냐’고 놀라기도 한다. 젊은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반창고를 나누어 드리면 큐알 코드를 바로 찍어보기도 한다."
대구촛불행동은 추석을 맞아 ‘탄핵소추안 유권자 서명 큐알코드’와 대구 촛불집회 안내를 담은 반창고를 제작했다.
집마다 평상시 반창고를 갖춰놓았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급히 써야 할 때 찾으면 반창고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명절 연휴에 요긴하게 쓰일 것 같다는 생각에서 반창고를 만들었다고 한다.
민소현 운영위원장은 윤 대통령 지지층의 변화를 체감한다며 “중도층이었던 사람들이 많이 돌아섰다. 어떤 남성이 자신은 ‘대선 때 윤석열이 잘할 거 같아서 뽑았는데 무당 말만 듣고 정말 실망’이라며 끌어내려야 한다고 했다”라면서 “강성 지지자들도 전에는 (대구지역 촛불대행진을 보고) 지나가면서 툭툭 던지듯이 한마디 했다면, 요즘은 분노를 표출하며 극렬하게 반응한다. 위기의식의 방증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한 “대구촛불행동 동구지부는 매월 현수막을 게시하는 실천을 한다. 전에는 현수막을 게시하면 바로 철거됐는데 총선쯤부터는 우리가 스스로 우리 것(현수막)을 철거하고 새로운 현수막을 달 정도로 철거가 되지 않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대구가 워낙 보수의 성지처럼 여겨져서 구제불능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대구의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도 적지 않고 그런 분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라면서 “또한 민주노총이나 비상시국회의를 비롯한 지역의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퇴진 운동에 나서고 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구경북지역 곳곳에서 윤석열 탄핵의 목소리가 점차 힘을 받는 분위기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구촛불행동 회원들은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앞에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며 서명 운동과 추석 귀향 선전 활동을 진행했다.
‘윤석열 탄핵 소추 요구’ 서명에 동참한 한 시민은 “윤석열 꼭 좀 탄핵시켜 달라”라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
자신을 경주 출신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서명 후 김건희 씨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선전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음료수를 전하며 응원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앞서 지난 7일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대구지역 80차 촛불대행진에서도 윤석열 탄핵을 외치는 시민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대구지역 촛불대행진 2주년을 기념하며 열린 촛불집회에는 동대구역 광장 박정희 동상 건립에 찬성하는 극우단체들의 맞불집회 속에서도 100여 명의 시민들이 집결하였다.
한 참석자는 “이전에는 40여 명 정도가 참석했는데, 오늘은 100명 이상 참석했다”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촛불집회는 박정희 우상사업화반대 범시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의 연대 발언, 대구평화합창단의 공연 등으로 진행되었다. 포항 시민들도 지역 깃발을 들고 동참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동성로를 30분가량 행진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또 지난 4일 경북대와 계명대를 비롯한 대학 교정에는 윤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가 부착한 대자보는 “이 정부는 대체 어느 나라의 정부인가!”, “윤석열 탄핵이 이 시대의 자주이고 독립”이라며 윤석열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9월 초를 지나며 대구경북지역에서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9월 1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가 긍정 37%, 부정 49%로 나타나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처음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연휴를 앞두고 13일에 나온 2주 차 정기 여론조사 역시 긍정 35%, 부정 57%를 기록했다. 이는 한 주 만에 부정 평가가 8% 늘어난 것으로 보수층의 강세로 불리던 대구경북지역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반대 여론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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