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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몰락하는 패권 유지하려는 서방, 역사적 흐름 거스를 수 없어”

이인선 기자 | 기사입력 2024/11/08 [16:58]

푸틴 대통령 “몰락하는 패권 유지하려는 서방, 역사적 흐름 거스를 수 없어”

이인선 기자 | 입력 : 2024/11/08 [16:58]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다이 클럽’ 본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 크렘린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각)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클럽’ 본회의에서 ▲서방의 문제점과 새로운 세계 질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문제점 ▲우크라이나 상황 ▲브릭스(BRICS)와 브릭스 내 통화 거래 ▲북러 협력 등을 이야기했다.

 

발다이 클럽은 러시아 국제 전문가 모임으로 매년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지속적인 평화–무엇을 기반으로 하는가? 21세기의 보편적 안보와 평등한 발전 기회’라는 주제로 11월 4~7일 진행됐다.

 

푸틴 대통령은 본회의 연설에서 볼셰비키 혁명(1917년 11월 7일)을 언급하며 “과거에 우리가 알고 있던 베스트팔렌이나 얄타 체제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계 질서가 형성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라고 서두를 뗐다.

 

이어 “어떤 의미에서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구시대적 세계 질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사라졌고,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기 위한 진지하고 비타협적인 투쟁이 전개되고 있다”라며 “비타협적이라는 것은 무엇보다도 권력이나 지정학적 영향력을 위한 싸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음 역사적 단계에서 국가와 민족의 관계가 구축될 원칙 자체의 충돌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오늘날의 서구 자유주의는 주권적이고 자주적인 사상에 대한 극도의 편협함과 공격으로 타락했으며 신나치주의, 테러, 인종차별, 심지어 민간인 대량 학살을 정당화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는 이미 우리가 위험한 지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한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가하라는 서방의 요구는 서방 정치인들의 터무니없는 모험주의를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이어 “식민지 시대부터 세계를 지배하는 데 익숙했던 이전 서방 권력자들은 누군가 더 이상 복종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점점 더 놀라고 있다. 무너져가는 권력을 무력으로 유지하려는 시도는 전반적인 불안정과 긴장 고조, 인명 피해, 파괴로 이어질 뿐이다”라며 “그러한 시도는 여전히 절대적이고 완전한 권력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원하는 결과를 안겨주지 않을 것이다. 역사의 흐름은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서방과 달리 ‘우리와 함께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든지 우리를 적대하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누구에게도 무언가를 가르치려 들지 않으며, 우리의 세계관을 강요하고 싶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새로운 국제 환경에서는 패권을 논할 수 없다. 그리고 미국과 다른 서방국들이 이 반박할 수 없는 불변의 사실을 이해하고 인정할 때, 미래의 도전에 대응하는 세계 질서를 구축하는 과정은 마침내 진정한 창조의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훈련된 수영선수조차도 어떤 속임수나 도핑을 사용하더라도 강력한 물살을 거슬러 헤엄칠 수 없다. 그리고 주류인 세계 정치의 흐름은 서구의 열망과는 반대 방향으로, 즉 하강하는 패권주의 세계에서 상승하는 다극적 세계로 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수 세기에 걸쳐 서구 중심의 세계는 특정 진부한 표현과 고정관념, 일종의 위계질서를 발전시켜 왔다. 선진 세계, 진보적인 인류, 모두가 지향해야 할 보편적인 문명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후진적이고 미개한 민족, 야만인이 있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 및 안보 정책은 여전히 신식민주의적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라며 “세계무역기구(WTO)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라. 주요 경제국인 모든 서방 국가가 모든 것을 차단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 크렘린궁

 

푸틴 대통령은 나토와 관련해 “오늘날 세계에는 소위 ‘구속력 있는’ 경직된 이념적 교리와 진부한 표현으로 묶여 있는 유일한 블록, 즉 나토가 유럽 동부로의 확장을 멈추지 않고 자체 법령을 위반하면서 세계의 다른 지역으로 접근 방식을 확장하려고 하고 있다”라며 “명백한 시대착오적 존재”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그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쿠데타를 일으켰고 남동부 돈바스에서 군사작전을 벌였다. 그들은 우리에게 보복을 강요했고 이런 의미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달성했다”라며 “아시아, 한반도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명히 군사적, 정치적, 이념적 블록은 그러한 국제 질서의 자연스러운 발전을 방해하는 또 다른 유형의 장애물이다. 동시에 한 사람만 이기고 나머지는 모두 지는 ‘제로섬 게임’이라는 개념 자체가 서구 정치사상의 산물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라며 “서구가 지배하는 동안 이러한 접근 방식은 보편적인 접근 방식으로 모든 사람에게 부과되었지만 보편적인 것과 거리가 멀고 항상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우리의 적들은 우리를 제거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과 도구를 찾고 있다. 이제 그들은 우크라이나를 그러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인들은 단순히 러시아인을 냉소적으로 대하도록 훈련받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인들을 총알받이로 만들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장기적인 정착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우크라이나가 제3국의 손에 쥐어져 그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는 도구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독립된 주권국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는 미국 민주당 행정부의 모든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위해 적어도 대선 때까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버티라는 명령을 바다 건너에서 받았다”라며 “우크라이나 국민과 군대 모두에게 끔찍한 비극”이라고 역설했다.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와 관련해서 “국가와 민족 간의 새롭고 자유로우며 비블록적인 관계의 원형은 현재 브릭스 내에서 형성되고 있는 공동체”라며 “이는 무엇보다도 나토 회원국들 사이에서도 브릭스와 긴밀히 협력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나는 앞으로 다른 국가들도 브릭스와 더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는 점을 배제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내 통화 거래와 관련해 “러시아의 경우 무역 매출의 3분의 2가 이미 자국 통화로 결제되고 있다. 그리고 브릭스 국가의 경우 88%가 자국 통화로 거래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달러를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거부한다”라며 “오늘날 미국의 모든 힘이 달러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는 내 생각에 미국 금융 당국의 끔찍한 어리석음이다. 그들은 달러를 가져다가 그들 자신의 손으로 모든 것을 약화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제안은 달러와 싸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우리는 시대의 도전에 대응하고 세계 경제 발전의 새로운 추세에 대응하여 새로운 도구를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러조약과 관련해 북한과 소련 간 조약과 다를 게 없고 “지역의 안보와 상호 안보를 보장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북러연합훈련 여부와 관련해 “두고 봐야 한다, 훈련을 할 수도 있다. 안 될 이유가 있는가?”라며 “(북러조약) 제4조에는 다른 국가의 침략이 있을 경우 상호 지원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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