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7일(현지 시각) 기자들에게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징집 연령을 기존 25세에서 18세로 낮춰 병력을 확대하는 것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 고위 관계자는 “현재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의 손실을 만회하고, 러시아의 증강된 군사력을 따라잡을 만큼의 병력을 충분히 동원하거나 훈련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인력”이라며 “러시아는 실제로 동쪽에서 꾸준히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쿠르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 전선을 밀어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숀 사벳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성명에서 내년 1월 20일 바이든 행정부 임기 마지막까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계속 무기를 지원할 것이라면서도 “가장 시급히 필요한 건 인력”이라고 짚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27일 독일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독일도 비밀리에 우크라이나에 징집 연령을 낮추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병력 부족, 사기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2일 우크라이나 25~60세 남성 인구가 총 약 1,110만 명이고 그중 약 120만 명이 이미 전선으로 갔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약 290만 명은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에 살고 있고 약 130만 명은 해외로 도피했으며, 약 150만 명은 군 복무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약 60만 명은 동원될 예정이다.
나머지 약 370만 명은 강제 동원이 가능한 남성으로 이 중 90만 명은 동원 등록부에 등록하지 않았다.
대학생들은 대학교로부터 발급받은 증명서를 군 등록 및 입대 사무소에 제출해야 동원 면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최근 우크라이나 의회(최고 라다)가 30세 이상 대학생들에 대해선 병역 기피자로 간주해 동원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30세 이상 남학생 2만 3,448명이 강제 퇴학당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25일 “우크라이나군은 간신히 동원 계획의 2/3만 완료했다”라며 익명의 우크라이나 관리를 인용해 2025년 봄까지 징집 문제가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신병의 질”도 문제라며 제65여단 대대장을 인용해 “50세 이상의 남성들이 너무 아파서 복무할 수 없다는 의사 소견서를 보내오곤 한다. 가끔은 전투 부대가 아니라 유치원을 책임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한 장교는 우크라이나군의 70%가 협상을 위해 영토를 양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포로인 데니스 페트라코프는 25일 러시아 리아노보스티와의 인터뷰에서 포크로우스크에서 전투를 벌인 2주 동안 병력의 80% 이상을 잃어 15명만 남았다고 인정했다.
뱌체슬라프 호멘코 우크라이나군 제21기계화여단 소대장은 25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모두 지쳤다”라며 “소대원 90% 이상이 전투 기술도 갖고 있지 않고 전투 의지도 없다”라고 토로했다.
우크라이나 군인인 예브게니 이브레프는 27일 우크라이나 키이우24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적보다 적어도 세 배는 더 많아야 한다. 우리에게는 러시아군 60~70만 명이 집중되어 있다. 즉, 최소 180만 명이 동원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올해 추가 병력 확보를 위해 징집 대상 연령을 27세 이상에서 25세 이상으로 한 차례 낮추고 징집 기피자 처벌을 강화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25세 이하로의 징집 연령 조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 의회 연설에서 “우리는 동원 연령을 낮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올라 스테파니시나 우크라이나 유럽통합 담당 부총리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징집 연령을 낮출 필요가 없다”라며 미국의 군사적 지원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연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국과 독일 등 서방의 징집 연령 하향 압박에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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