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253] 5 ·16 망령 막은 최순실 아이러니한 공적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05/16 [22:3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최순실 사태가 터져 유신공주의 적폐가 만천하에 폭로되었음에도 박정희 탄생 100돌을 기념하는 행사가 언론에 회자된 것을 보니 최순실 사태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유신공주가 박정희식 적폐정치로 감옥에 끌려가 무기징역형까지 거론되고 있는데도 이런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니 5.16망령의 뿌리까지 완전히 뽑아 태워버리려면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은 것 같다.     © 자주시보, 이창기 기자

 

중국과 반도에서 각기 일어난 사건들 때문에 날짜들이 기묘하게 일치되는 경우들이 있다. 적어도 다섯 날을 꼽을 수 있다.

 

처음 이 현상에 주의를 돌린 건 1978년이었다. 당시 중국 지도자의 조선(북한)방문 기록영화에서 조선의 상황을 알리는 장면들이 삽입되었는데, 대형 군중시위에서 꽃차 위에 커다란 구호판이 실려서 가는 장면이 나왔다. “9. 9절”이라고 큼직하게 쓴 글자들을 보자, 영화관에서 “어-”소리가 터져나왔다. 필자가 다니던 소학교의 전체 학생들은 2년 전의 9월 9일에 마오쩌둥(毛泽东, 모택동) 주석이 서거했던 일을 생생히 기억하는 터였는데, 조선에서는 명절로 치니까 놀랐으리라고 짐작된다. 필자는 책을 통해 9월 9일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건립(1948년)을 기념하는 국경일임을 알기는 했으나, 처음 영화 화면으로 보면서 그 열광적인 분위기에 약간 놀랐다.

 

그 다음 알게 된 건 10월 10일이다. 중국에서는 1911년 10월 10일 우창(武昌, 무창)봉기가 일어나면서 신해혁명이 발발했고 이듬해 초에 중화민국이 건립된 다음 1940년대 말까지 10월 10일을 건국기념일로 지정하여 “쐉스제(双十节, 쌍십절)”이라고 불렸다. 조선에서는 1945년 10월 10일 김일성 장군이 주도하여 당을 창건했다 하여 당창건기념일로 삼는다. 조선에서는 70여 년 째 꾸준히 당창건일을 기념하고 가끔 굉장한 열병식도 진행하는데, 중국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쌍십절이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옛날이다. 1949년 쟝제스(蒋介石, 장개석) 정권이 타이완(台湾,대만)으로 패퇴한 다음 중화민국 국호를 계속 사용하면서 정통으로 자처했는데,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중국 대륙 남방에 들어와 희한한 임무를 수행하는 간첩(중국말로는 터우特务특무)들이 수두룩했다. 쌍십절에 즈음하여 광저우(广州, 광주) 같은 남방도시들에 와서 중국국민당 당기를 실외의 어느 장소에 잠깐 걸어놓고 사진을 찍어서 타이완의 국민당 대회에 보내 축하하는 것이었다. 지금말대로는 인증샷을 찍었는데, 그들의 의도인즉 중국 대륙에 국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고 국민당이 민심을 얻었다는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호텔의 창문에 국민당 지지 구호를 드리우는 것도 그런 간첩활동 내용 중의 하나였다. 아무튼 이상한 짓거리들을 하다가 잡힌 국민당 특무들이 아주 많았다.

 

국민당은 정권을 잡고 대다수 자원을 차지했던 대륙에서 공산당과 겨루다가 참패하여 타이완으로 달아났는데, 타이완에서 수십 년 정권을 잡고 모든 자원을 차지했다가 민진당에 거듭 정권을 잃었다. 요즘 중국국민당 주석 선거가 진행되는데(5월 20일 투표) 6명 후보 중에서 19. 68%로 첫 자리를 차지하는 우둔이(吴敦义, 오돈의)는 본토사람들의 지지표를 얻기 위해서 누가 중국인이라면 대륙으로 돌아가라고 망언했다. 당연히 중국인들의 욕을 먹었고 타이완에서 군의 최고위직을 맡았던 하오보춘(郝柏村, 학백촌)은 100살 가까운 고령에도 참지 못하고 나서서 타이완에는 “타이완국민당”이 필요 없다고, “타이완독립”추진은 죽을 길이라고 강조했다. 우둔이가 주석으로 당선되어 국민당을 왜소화해 “타이완국민당”수준으로 만든다면 역사를 자르게 되고 정말 “타이완국민당”꼴이 돼서 민진당과 차이를 찾기 어렵게 된다. 중국공산당은 물론 절대다수 중국인들이 가만 놔두지 않을 테니, 해협 양안 관계에서 새로운 침체기가 생겨나기 쉽다.

 

약 100년 역사를 가진 국민당이 갈수록 한심해지는 꼴을 보았기에 필자는 한국에서 생겨난 정주영표 국민당을 시답지 않게 여겼고 안철수표 국민의 당도 점점 싫어하게 된다. 이름의 일치를 젖혀놓고 국민의 당이 창당 1년 남짓한 동안에 한 일들 가운데서 이렇다 할 좋은 일이 뭔지 모르겠다. 특히 대선과정과 그 뒤의 표현을 보면 “국물당”, “궁물당”으로 비웃음을 당하는 게 너무나도 정상적이다.

 

셋째로 10월 1일이다. 1949년 10월 1일에 중화인민공화국 중앙인민정부 성립 기념의식이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진행되었고 뒷날 중화인민공화국 창건기념일로 지정되어 중국에서 “궈칭졔(国庆节, 국경절)”로 불린다. 한국에서 “국경일”이란 개념의 범주가 비교적 넓은 것과 달리 중국에서는 “국경절” 하면 딱 10월 1일 건국기념일만 가리킨다. 반도에서는 1950년 10월 1일 한국군이 삼팔선을 넘어 북진했다고 하여 “국군의 날”로 지정되었다. 헌데 어떤 자료에서는 제일 먼저 삼팔선을 넘은 한국군 부대를 최홍희가 지휘했다고 나오는데, 어떤 자료에서는 다른 사람을 지휘관으로 거든다. 혹시 태권도 창시자로 알려진 최홍희가 뒷날 박정희를 반대하다가 외국으로 망명하였고 또 조선에 가서 태권도를 보급하면서 이른바 “친북활동”을 많이 했으며 죽은 뒤 평양에 묻혔다 하여 한국에서 최홍희를 거들지 않는지 모르겠다.

 

넷째로 12월 12일이다. 중국에서는 1936년 12월 12일 시안(西安, 서안)에서 장령들인 장쉐량(张学良, 장학량)과 양후청(杨虎城, 양호성)이 군사정변을 일으켜 항일을 거부하는 쟝제스를 억류하여 “시안사변(西安事变)”이 일어났다. 12일 뒤 쟝제스가 풀려나면서 평화적으로 해결된 사변 덕분에 이듬해 전면적인 중일전쟁이 발발할 때 전국이 뭉쳐서 항전에 떨쳐나설 수 있었다는 게 공론이다. 쟝제스는 뒷날 쟝쉐량과 양후청을 억류해두다가 1949년 말에 양후청을 암살했고 장쉐량은 중국 대륙의 여러 곳과 타이완으로 끌고 다니면서 연금하다가 1975년에 자기가 죽을 때까지 풀어주지 않았으며 아들 쟝징궈(蒋经国, 장경국)에게도 “호랑이를 놔줘서는 안  된다(不可放虎)”라는 유언을 남겼다. 결국 쟝징궈도 1988년에 죽은 다음에야 장쉐량은 1990년 90살 고령으로 자유를 회복했고 2001년에 100살 고령으로 세상을 떴다. 시안사변은 여러 방면의 참가자들이 기록들을 남겨 진상이 대부분 밝혀진 상황이다.
 
반도에서는 1979년 12월 12일에 쿠데타가 일어났고, 이듬해 이른바 “제5공화국”이라는 괴물을 낳았다. “12· 12”사건은 참가자들과 관찰자, 연구자들이 말을 많이 했고 글도 많이 썼지만 아직도 석연치 못한 점들이 가득하다. 쿠데타의 수괴인 전두환은 금년에 3권본 회고록을 출판하여 자신의 행위를 미화했다.

 

다섯째로 오늘 5월 16일이다. 앞의 넷은 사건들이 중국에서 먼저 일어났는데 이날에는 한국에서 먼저 사건이 일어났다. 1961년 박정희 소장이 주도한 “5· 16군사쿠데타”이다. 중국에서는 5년 뒤의 1966년 5월 16일에 문화대혁명이 시작되었다. 둘 다 나라를 바꾼 사건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한데, 시작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중국의 문화대혁명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집단토의를 거쳐 “5. 16통지”라고 불리는 결정서를 채택하여 문화대혁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으나, 한국의 군사쿠데타는 말 그대로 하극상으로 무법천지 행위였다. 박정희 시절과 그 뒤 한동안은 한국의 5· 16이 “군사혁명”으로 불리면서 미화되었다. 지금도 쿠데타가 아니라고 강변하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나타난다.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었더라면 오늘 “박근혜 대통령”께서 무슨 기념활동을 주최했을 가능성이 높다. 박정희를 “반신반인”이라고 떠받드는 사람들이 있고 아예 “신”이라고 추앙하는 인간들도 있는 게 한국의 현실이 아닌가. 그리고 1917년이 박정희 출생 100돌이라면서 지난해부터 예산을 배정하면서 요란스레 기념하자고 떠들지 않았던가. 박근혜가 탄핵된 첫 대통령으로 되고 재판을 앞둔 지금 우선 5· 16을 기념할 사람들은 별로 없기 마련이요, 박정희 출생 100돌 기념활동도 시들해질 전망이다.

 

“혼이 비정상”이라는 괴상한 말을 하던 인간들이 개판으로 만든 한국이 요즘 정상으로 돌아갈 조짐을 보이는데 5.16망령을 깨끗이 없애려면 정부와 민중들이 할 일이 많고도 많다. 역사의 무대에서 기득권들이 결코 순순히 물러나지 않음을 새겨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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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어쩌고 저째? 고려 17/05/17 [01:19] 수정 삭제
  중국국민당과 국민의당이 이름 비슷하다고 국민의당이 싫다는거냐 정말 웃기네. 짱깨가 그런 말을 하다니 오만하구나!
청와대가 온통 거울 김삿갓 17/05/17 [08:33] 수정 삭제
  7푼이가 청와대 지 잠자는방, 전후좌우상하에 온통 거울, 박근혜는 매일 잠들기전, 마늘주사 보톡스주사맞고 어떤놈에게 비아그라 처먹인다음, 거울아 거울아, 이세상에서 누가 제일 피부가 곱고 이쁘니?.....예이 마마님이 제일 탱탱함니다...그 소리 듣는 재미로 날과 밤을 보냈다하니 나라꼴이 이모양됐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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