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문화 가꿔가기13] 북에만 있는 듯한 국방체육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09/10 [02:37]  최종편집: ⓒ 자주시보

조선(북한)에서는 해마다 여러 가지 체육경기들이 진행된다. 국제경기들이나 10월 중순부터 말까지 평양에서 진행될 예정인 “전국 도대항군중체육대회-2017”같은 국가급 경기에 비기면, 아리랑협회의 메아리사이트가 9월 5일 보도한 “고급중학생들의 국방체육경기(김세혁 기자 보도)는 고작 시급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이지만, 나름 특색이 짙다. 

보도 제목과 전문은 다음과 같다. 

 

“고급중학교 학생들의 국방체육경기 진행

 

얼마전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고급중학교 학생들의 국방체육경기가 진행되였다.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기 위한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의 악랄한 제재소동을 짓부셔버릴 멸적의 의지안고 경기에 참가한 모든 학생들은 평시에 련마한 국방체육기술을 남김없이 발휘하였다.

신의주시 신포고급중학교, 친선고급중학교를 비롯한 고급중학교의 수천명 학생들이 수기신호, 장애물극복을 비롯한 10여개 국방체육종목경기에 참가하였다.“ 

 

짧은 보도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얻는 바가 다르기 마련이다. 우선 신의주에 있는 친선고급중학교라면 화교나 중국과 관계되는 학교가 틀림없고, 다음으로 국방체육종목경기로 수기신호와 장애물극복을 거들었는데 수기신호는 그야말로 구식이지만 전자기기가 전부 파괴되거나 교란으로 쓰지 못하는 전장상황에서는 가장 확실한 신호이다. 

그런데 국방체육이란 무엇일까?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할 이 개념을 1980년대에 나온 조선의 사전에서는 이렇게 해석했다. 

 

“국방체육(명) 조국보위를 위한 군사활동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지식과 기술기능을 갖추게 하며 체력을 단련할 목적으로 하는 체육, 사격, 락하산, 비행기, 무선통신 등 군사활동과 직접 관련되는 경기종목을 내용으로 하는 국방실용체육과 행군, 장애물이겨내기 등 대중국방체육이 있다.” 

 

세계의 첫 사회주의국가였던 소련에서 생겨난 “세계제일”가운데는 1931년에 만들어진 “노동보위제”도 꼽힌다. 영어로 “Labor health system”라고 옮긴 노동보위제는 레닌공산주의청년단의 창의로 생겨났는바, 그 함의는 “노동과 조국보위를 준비하는 체육제도”이다. 다시 말해 노동자와 군인 후비군을 양성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중국에서는 1950년대에 노동보위제(劳动保卫制)를 인입하여 “라오워이쯔(劳卫制, 로위제)”라고 줄여 부르면서 10여 년 시행하다가 자체의 국가단련체육표준을 제정하고 1970년대 중반부터 “국가체육단련시행조례(国家体育锻炼试行条例)》를 시행해오는데, ”라오워이쯔“라는 말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노동보위제는 육상, 체조, 역기 등 종목의 급수기준들을 정하여 기준에 도달한 사람들에게는 증서를 발급했다. 

조선에서 노동보위제와 비슷한 제도를 시행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국방체육은 사전에서 보다시피 수십 년 역사를 갖고 10여 년 전에는 우리민족끼리 사이트가 “국방체육날”(사진)이라는 소년아동노래를 올리기도 했다. 

 

▲ 북녘 노래 '국방체육의날'     © 자주시보, 중국시민

 

3절로 된 가사는 다음과 같다. 

 

1. 번개같이 내달리는 우리를 봐요 

나이는야 어려도 일당백이죠 

높은 담벽 철조망 넘고 헤치며 

씽씽씽 달려요 국방체육날 

 

2. 장수같이 힘 쓰는 우리를 봐요 

원쑤놈들 쳐부실 일당백이죠 

포탄상자 큰 상자 어깨에 메고 

씽씽씽 달려요 국방체육날 

 

3. 하나같이 미더운 우리를 봐요 

내 나라 지켜갈 일당백이죠 

조국통일 그 날을 앞당겨 오며 

씽씽씽 달려요 국방체육날 

 

실제 경기에서 “높은 담벽, 철조망”을 넘고 헤치는지는 사진과 동영상자료를 보지 못해 알 수 없으나, 장애물극복경기모습이 어느 정도 상상된다. 

다음으로 “큰 상자”랬자 소년아동들이 메는 상자가 얼마나 크겠냐만 “포탄상자”를 상정하여 메고 달린다는 묘사를 통해 분위기와 전투준비의식을 가늠할 수 있다. 

조선의 노래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저자가 강조하려는 말은 3절에 있다. 

우리는 “내 나라 지켜갈 일당백”용사들이고, “조국통일 그 날을 앞당겨 오며 씽씽씽”달린단다. 

여기서 내 나라는 일부 한국인들이 정의하는 북한만이 아니라 반도 전반을 아우르는 개념임에 주의를 돌려야겠다. 조선사람들이 어릴 적부터 배우는 국가보위의 범위는 반도와 그 부속도서들도 포함된 것이다. 

 

필자가 아는 범위에서는 국방체육이라는 개념을 쓰고 유지해오면서 학창시절부터 군사와 직결되는 경기종목들을 놓고 겨루는 제도를 시행하는 나라는 조선뿐이다. 

중국에서는 필자의 형님 벌 되는 사람들까지 5년제 중학교시절에 수류탄을 던지는 실용군사체육훈련과 경기를 했었는데 필자 세대는 수류탄을 만지지 않았고 수류탄을 던지던 세대들도 국방체육 같은 개념은 쓴 것 같지 않다. 또한 근년에 대학교만이 아니라 중학교, 고등중학교들도 군인들이나 전직 군인들을 청해다가 군사훈련을 진행하기는 한다만, 국가적 제도로 고착되어 경기를 진행하지는 않는다. 

 

조선이 핵과 미사일, 인공지구위성 공로자들을 몇 차례 공개했는데 젊은이들이 상당수여서 놀랍다는 건 필자가 전에 글에서 쓴 적 있다. 이제 와 돌이켜보면 그 가운데 어릴 적에 “국방체육날”같은 노래를 불렀던 사람들이 꽤나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가상한 “포탄상자”가 아니라 수천 킬로미터 지어 그 이상 날아가는 첨단무기들을 척척 만들어내고 버튼 하나로 간단히 조종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졸업생들을 우러러보면서 새로운 역군으로 자라나겠다고 다짐하는 고등중학생들, 얼마나 많겠는가! 

 

한국과 미국, 일본의 일부 사람들이 전에는 “반도의 비핵화”목표를 “북한 비핵화”로 축소시키더니 요즘에는 “참수작전”만능론에 매달리는 양상이다. 김정은 위원장이나 핵심지도층만 없애면 북핵이 무력화되리라고 믿는데, 국방체육단련을 하면서 자라났고 첨단무기들과 재래식무기들을 엄청 보유한 사람들을 한 순간에 다 죽여야만 보복을 당하지 않는다. 그게 가능할까? 현명한 이들은 판단하기 어렵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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