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문화 가꿔가기36] 북과 남에서 달리 묘사된 인민군 수류탄사건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5/06 [00:01]  최종편집: ⓒ 자주시보

 

탈북자들이 한 말은 많고 쓴 책들도 적지 않다. 그들의 증언이 무슨 인권센터에 기록되어 “북한정권”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증거로 쓰일 예정이라는데, 신빙성은 의문의 여지가 많다. 사실 한국에서는 물론 국제무대에까지 나가서 했던 증언들이 거짓으로 판명된 사례들이 얼마나 많은가. 

 

일부 탈북자들은 어떤 이유들로 “북한 생활”과 “탈북경과”를 극적으로 극단적으로 묘사하다나니 동정의 눈물과 원조의 자금을 얻어내는 한편 불신도 자아냈다. 탈북수기들이 종교냄새를 물씬 풍기거나 한국 특정세력의 구미에 맞춘 흔적이 역력하면 탈북자가 아닌 누군가의 “마사지”를 거쳤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결론을 앞세우고 북의 모든 것을 악으로 매도하고 한국을 천국으로 그리면 한국에서 나서 자란 사람들이 오히려 어리둥절해나기 쉽다. 

 

탈북수기와 탈북자들의 책을 꽤나 본 필자는 볼 재미있다는 인상을 받은 경우가 별로 없다. 한때 여론들이 요란스레 어떤 책을 선전해서 호기심에 얻어본 다음, 선전된 일부 부분을 내놓고는 볼거리가 없어서 실망한 적도 여러 번이다. 볼 재미가 있고 나름 정보들도 꽤나 많은 책으로 기억되는 건 딱 1권이니 2007년에 나온 《북한군에는 건빵이 없다?》이다. 

 

▲ 이정연 지음 《북한군에는 건빵이 없다?》     © 자주시보, 중국시민

 

“귀순 장교 출신 북한 담당 저널리스트가 쓴 북한군 A-Z 그리고 핵”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은 워낙 저자가 모 사이트에서 몇 해 북 관련 글을 발표하고 물음에 답을 주면서 인기를 누렸기에 내용들을 모으고 보강하여 만들어졌다 한다. 

 

“저자 이정연은 북한 인민군 정찰국 산하 부대에서 근무한 뒤 국가안전보위부 요원으로 근무하다가 7년 전에 대한민국에 귀순하여, 현재 일본 K&J 북한 담당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직접 체험한 북한 인민군의 실상과 다양한 정보들을 곳곳에 사진을 곁들여 최대한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위와 같이 소개된 책은 인민군에서 10여 년 근무했다는 저자의 경력에 근거하여 인민군을 폭넓게 소개하고 나름 분석과 평론을 가했다. 한국에서 서울시 수공작전용으로 묘사되어 대응작전용 “평화의 댐” 건설 성금 모으기 캠페인까지 벌어졌던 금강산댐 건설의 실제 목적이 동서를 잇는 대규모 지하 터널 건설에 있었다는 등 색다른 해석이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면, 보통사람들이 보다 흥미를 가진 건 “북한 여군”들이 얼마나 무섭다느니, 부대들 사이에 어떤 모순이 있어 주먹으로 해결했다느니, 북에서 유명한 정춘실이 수산물을 싣고 가는 차를 자기 부대가 약탈했다느니 따위 이야기들이었다. 저자가 한국인들이 알지 못하는 분야의 불가사의한 사건, 사고, 비리들을 구수하게 엮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주장들은 사이트 공개 시기에도 진실공방이 일어났고 책 출판 뒤에는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소리가 나왔다. 

 

자기가 어디에서 어떻게 했노라는 주장들에 대해서 남들이 뭐라고 말하기는 참 어렵다만, 들은 이야기를 적은 건 무언가와 비교해볼 수 있다. 이정연씨가 책이나 사이트들에서 내놓은 수많은 주장들과 숱한 이야기들을 조선(북한)이 직접 평한 적은 없다고 알지만, 한 가지 사건은 이정연 씨와 북의 소설가가 다룬 적이 있다. 맨 몸으로 수류탄을 막은 병사에 대한 이야기다. 이름이 인쇄된 책에 실리지 않았고 이정연 씨의 명으로 인터넷에서 떠돌기에 꼭 그의 글이라고 단언하지는 못한다만, 문풍과 다룬 시기, 사건에 비춰보면 그의 글일 가능성이 높다. 

 

글에 의하면 저자가 동부전선에 근무하고 한국에서 올림픽 열기가 높아지던 1988년에 인민군 민경초소에서 수류탄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어느 날 아침 전날 잠복근무에서 철수한 잠복조원들이 지붕이 덮인 병영 마당에 정열해 소대장의 대열 점검을 받은 다음, 병사들이 무기 및 수류탄 검사를 시작하려고 할 때 맨 마지막에 선 상등병이 탄창주머니 옆에 붙어 있는 수류탄 두 발을 꺼내는 모습이 특이했다. 원래 주머니가 작아 수류탄이 빡빡하게 들어간 데다가 주머니가 이슬에 젖어서 수류탄이 잘 빠져 나오지 않았다. 수류탄은 이미 안전클립이 제거된 상태였고 상등병은 안전핀 고리에 손가락을 걸고 수류탄을 그대로 뽑았는데 그만 안전핀만 빠졌다. 뇌관 점화 소리가 났고 소대장과 조장을 포함한 주변의 모든 병사들은 표정이 굳어졌다. 순간 안전고리를 뽑은 상등병이 탄창주머니를 잽싸게 벗어 땅에 던진 다음 수류탄위에 철갑모(철모)를 덮고는 그 위에 엎드렸다. 밀폐된 마당에서 안전핀이 뽑아진 수류탄을 달리 처리하기 어려웠었다. 뒤이어 수류탄은 “꽝”하고 터졌고 상등병은 당장에서 내장이 파열돼 목숨을 잃었다. 

 

부대에서는 병사의 영웅적인 행동에 감동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실수로 안전핀이 빠진 수류탄을 온 몸으로 막아 동료를 구한 행동은 영웅적이라고 칭송했고, 사고 발생 직후 군단에서 사고조사단이 내려왔는데, 얼마 후 조사단에서 이상한 소문들이 들리기 시작하더니, 사고를 일으켰던 소대가 급기야 통째로 민경초소에서 후방으로 쫓겨났다. 그리고 전우들을 살리려고 수류탄을 철갑 모로 덮고 죽은 상등병이 혁명의 원수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됐고 죽은 상등병은 장례식도 없이 부대 주변 이름 없는 야산에 묘비 하나 없이 매장됐다. 

저자가 후에 전해들은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그 사고는 죽은 상등병이 사전에 철저히 기획한 것이었다. 그는 민경초소에서 가끔 발생하는 수류탄사고 시에 동료들을 구하려고 자신의 몸을 던진 영웅들을 부러워했다고 한다. 

자신도 수류탄을 온 몸으로 막은 뒤 죽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영웅이 되어서 크게 출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 그는 주변 동료들에게 수류탄 폭발의 위력에 대해 물었고, 방탄헬멧을 덮으면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문제의 상등병은 방탄헬멧을 덮고 그 위에 엎드리면 자신은 살 줄 알고 기획된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북한군 내에서 과도한 충성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 낸 너무도 어이없는 해프닝이었다. 

그 사고를 전해들은 나는 어린 나이에 군 생활이 얼마나 고달팠으면 그랬을까 두고두고 잊을 수 없었다.” 

 

저자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병사가 고의로 사건을 조작해 철갑모와 몸으로 수류탄을 덮고 살아남으려 했는데 실패했고 처음에는 영웅적인 소행으로 간주되다가 얼마 후 “혁명의 원수”로 단정되어 묘비도 없이 매장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가 21세기에 그런 주장을 펴내기 오래 전인 1989년 2월  조선 문예출판사가 출판한 책에서는 사건경과, 평가순서와 결과가 모두 달리 나온다. 

 

▲ 북 단편소설 모음집《절정》(문예출판사 1989년 2월, 223쪽)     © 자주시보, 중국시민

 

《절정》은 김정일 조직비서의 47돌에 즈음하여 문예출판사가 내놓은 김정일 칭송 단편소설집으로서 8편의 작품을 수록했는데, 마지막 편 “전사에 대한 문제”(198~223쪽)가 200자 원고지로 100매를 약간 윗도는 바 수류탄사건을 다루었다. 저자는 리상룡이다. 내용과 발표시간 등에 비춰보면 인터넷 게시물 저자가 들은 이야기와 같은 사건이 틀림없다. 

 

“전사에 대한 문제”는 부대장 대좌 림창혁이 “친애하는 지도자동지”로 불리는 김정일 조직비서(당시)를 모시고 승용차에 앉아 남으로 남으로 향해 전연초소로 가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날로 격화되고 있는 적들의 침략책동에 대처하여” 부대를 현지지도하는 김정일 지도자는 사흘째 되는 날 아침에 전연군인들의 생활형편을 요해하다가 문득 양명수라는 전사를 아느냐고 묻는다. 림창혁이 어디선가 들은 이름 같은데 잘 생각나지 않아 얼른 대답하지 못하니, 김정일 지도자는 “얼마전 사고로 하여 전사 한동무가 잘못된 일이 있소?”라고 묻는다. 그제야 생각난 림창혁은 “신음소리라도 새여 나올듯하여 입술을 꼭 맞물고 있다가 머리를 숙인채 떠듬떠듬” 그렇다고, 그 전사가 수류탄 폭발사고로 잘못되었다고 대답한다. 

 

“림창혁은 **** ***동지의 물으심을 받고서야 사고에 대하여 보고를 올리게 된 자신이 한없이 죄송스러웠다. 결코 사고를 감추려 한것은 아니였다. 그이께서 걱정하실가봐 념려되여 보고하지 않은것도 아니였다. 전당, 전국, 전군을 령도하시는 그이께 드리는 보고자료로써는 한 전사의 부주의로 하여 우연히 생긴 사고 같은것은 사업상 전형적인것으로 될수 없다고 단정했던것이다.”(199~200쪽) 

 

김정일 지도자는 사실임을 확인하자 마음이 무거워난다. 

 

“며칠전 농민들의 생활형편을 료해하시려고 평양시 주변농촌에 나가시여 몇집 돌아 보시다가 뜻밖에도 사망한 전사의 부모들을 만나보신 그이시였다. 

로인의 얼굴에 어두운 그늘이 비껴 있기에 생활에서 불편한 점이라도 있는가 하여 자세히 물으니 군대에 나간 막내아들이 사고를 저지르고 잘못되였다는것이였다. 로인은 남들 보기 떳떳치 못하여 아들 장례 보러도 가지 못했다고 하였다. 

그이께서는 아들이 비록 사고로 사망하기는 했지만 나라를 지키다가 그렇게 된것이니 너무 상심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시였다. 하지만 마음은 조금도 개운해 지지 않으시였다. 로인이 말은 하지 않았으나 속으로는 자기 아들이 일단 나라를 지키려고 나선바 하고는 남들처럼 군공이나 세우고 전사했다면 얼마나 자랑스럽겠느냐고 생각했을것이다. 

**** ***동지께서는 전사가 어떻게 되여 사고를 쳤는지 그리고 군대생활은 어떻게 했는지 몹시 알고 싶으시였다.”(200쪽) 

 

김정일 지도자는 림창혁에게 양명수의 아버지가 낙동강까지 갔다온 전쟁노병이고 자녀들도 농장, 농업과학원, 농기계공장, 인민학교(초등학교) 등에서 일을 잘하는데, 전초선을 지켜섰다고 제일 자랑스럽게 여기던 막내아들이 제구실을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사고를 저지르고 사망했다니 노인이 얼마나 괴롭겠느냐고, “그 소식을 듣고 온 가족이 어깨가 쳐져서 머리를 들고 다니지 못하고 있다”더라고 알려준다. 

 

림창혁은 김정일 지도자가 양명수에 대해 물은 심중이 “가슴 뜨겁게 안겨”오고 “전사에 대하여서는 물론 아들을 잃은 부모들에 대해서도 감감 잊고 있은 자신이 한없이 가책되였다. 인간의 도리, 지휘관의 의무감이 심장을 에이며 량심을 괴롭혔다.”(201쪽) 

 

김정일 지도자가 다른 동무들은 상하지 않았느냐고 물어 림창혁은 분대가 방안에서 무기소제를 할 때 수류탄이 터졌는데 양명수전사가 구석 쪽에 벽을 마주하고 앉아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남들은 다치지 않았는데, 양명수가 무기소제시간에 자의로 수류탄을 꺼내 다루다가 사고가 났다고 보고한다. 

 

김정일 지도자가 직접 전연초소에 나가 요해하겠다고 하여 림창혁이 거긴 위험하다고, “적들이 무시로 총포탄을 쏘면서 도발책동을 감행합니다. 며칠전에도…”(202쪽)라고 말리지만 김정일 지도자는 전사들을 믿는다고, “우리 전사들이 있는 곳이면 포연이 타래치고 총탄이 울부짖는다 해도 두려울것이 없소.”(202쪽)라고 말하더니 선참 출입문 쪽으로 활달하게 걸어간다. 이리하여 승용차는 깊은 골짜기를 건느고 험한 영길을 굽이돌며 빠른 속도로 달리게 되었다.... 

 

군사분계선가까이에 이르니 남쪽에서 쏘는 포소리가 “꾸르릉 꾸르릉” 울려오고, 자동차길은 산중턱에 자리 잡은 초소가 올려다 보이는 골짜기 막바지에서 끝났다. 김정일 지도자는 차에서 내려 산중턱 초소 쪽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올라간다. 

 

“한여름의 무더위에 수분을 한껏 털린 나무 잎사귀들이 방금 삶아 놓기라도 한듯 나무가지마다에 후줄근히 드리워 있었다. 대지는 한증가마처럼 열기를 확확 내뿜었다.”(202쪽) 

 

“한여름의 무더위”를 통해서도 1988년 올림픽 열기가 한창이던 시기임이 재확인된다. 서울올림픽은 9월 17일부터 10월 2일까지 진행되었으나 열기란 그보다 훨씬 앞서 조성되었으니 말이다. 

 

일행은 한동안 걸어서야 산턱의 안풍진 수림 속에 자리 잡은 초소에 이른다. 1개 소대가 근무하는 초소이다. 전사들이 두터운 담벽으로 둘러 막힌 초소 앞 출입문 밖으로 달려나와 만세를 높이 부르며 김정일 지도자를 에워싼다. 김정일 지도자는 생활과 근무상황을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알아보더니 병실의 구석구석을 찬찬히 살펴보고는 병실에서는 근무성원들이 교대로 자야겠는데 오락회는 어데서 하느냐고 초소장에게 묻는다. 초소장이 방을 하나 따로 꾸렸다면서 병실 옆에 붙어 있는 방문을 연다. 

 

“열댓평방쯤 되는 크지 않은 방이였다. 벽을 따라 나무로 시렁을 메고 악기며 책들을 질서 있게 세워 놓았고 바닥에는 전사들이 제 손으로 결은 구름노전을 깔았다.”(205~ 206쪽) 

 

그 방에서 학습도 하고 근무총화도 하고 무기소제도 한다는 소개를 들으면서 김정일 지도자는 구석 쪽 천연색 텔레비전 수상기 앞에 놓여 있는 배가 불룩한 배낭 앞으로 걸어간다. 병실 배낭고 안에 들어 있어야 할 배낭이 이 방에 와 있는 것이 의문스러웠다. 배낭 옆에는 흰 종이가 넓다랗게 걸쳐 졌고 그 위에는 분해해 놓은 《모란봉》표 손목시계와 시계수리도구들이 널려 있다. 배낭아구리가 헤쳐 진 것으로 보아 손목시계는 그 안에서 꺼낸듯하였다. 누가 시계를 수리했었느냐고 물어보니 눈이 머루알처럼 새까만 전사가 성큼 나서서 시계는 얼마 전에 사망한 양명수의 것으로서 수리하여 집에 보내주려 한다고 대답한다. 

 

김정일 지도자는 “전사는 숨졌지만… 시계만이라도 살리고 싶단 말이지. 좋은 생각을 했소. 시계를 잘 수리하여 꼭 보내 주시오.”(207쪽)라고 말하더니 양명수가 이 방에서 사망했느냐고 묻는다. 하여 전사들의 입을 통해 사건경과가 소개된다. 

 

“《그렇습니다. 바로 여기 배낭이 놓인 자리에 앉아 무기소제를 하다가…》 

…전사들이 한창 무기소제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수류탄이 터진다. 엎드렷!》하는 새된 소리가 울렸다. 전사들은 일시에 소리 나는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구석쪽에 앉아 있던 양명수가 바른손을 배밑에 깔고 엎드리며 수류탄이 터진다고 재차 소리쳤다. 너무나 뜻밖에 일어 난 일이여서 전사들은 엎딜념을 하지 않고 양명수를 바라보기만 하였다. 지어 몇몇 전사들은 양명수가 롱담을 하는줄 알고 허리를 펴고 일어 나 그에게로 다가가기까지 하였다. 

수류탄은 양명수가 방바닥에 엎드린지 3초도 못되여 쾅 하고 터졌다. 그제야 전사들은 깜짝 놀라며 몸을 낮추기도 하고 엎디기도 하였다. 좁은 방안에는 먼지와 화약냄새가 가득 찼다. 그러나 다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가까이에 놓인 텔레비죤수상기에도 파편 한 쪼각 튀지 않았다. 다만 양명수전사만이 쓰러진채 일어 나지 못했다. 

《저희들은 모두 양명수동무때문에 살아 났습니다.》

전사의 목소리는 다정한 전우를 잃은 슬픔에 눌려 몹시 떨렸다.”(207~ 208쪽) 

 

김정일 지도자는 전우들을 살리려고 터지는 수류탄을 제 몸으로 덮은 전사의 모습이 생생하게 안겨 오고 생각하실수록 안타깝다. 어떻게 되여 무기소제시간에 수류탄을 꺼내 다루었는지… 수류탄을 익히려고 그렇게 했는지 아니면 수류탄주머니를 차고 있는것이 불편하여 벗어 놓으려다가 안전고리가 어디에 걸려서 터지게 되였는지… 오랫동안 침묵이 흐른 다음에야 김정일 지도자는 초소장에게 묻는다. 

 

“《무기소제를 할 때 수류탄도 닦기로 되여 있소?》

《아닙니다.》

《그런데 양명수동무가 왜 수류탄을 꺼내 들었소?》

《…》

초소장도 전사들도 대답을 못하였다. 누구도 그가 수류탄을 쥐고 있는것을 보지 못했던것이다. 

그이의 음성은 안타깝게 울리였다. 

《양명수동무가 여느 때도 무기소제를 하다가 수류탄을 꺼내 다룬적이 있었소?》

《그런 일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날엔 수류탄을 꺼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을가? 갑자기 구조작용을 익히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초소장이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 동문 신대원때부터 열심히 훈련하여 소대적으로 총과 수류탄을 제일 잘 알고 제일 잘 다루었습니다. 그날도 무장도발책동을 일으키고 분계선을 넘어 온 적들을 그 동문 수류탄으로 소멸하였습니다.》”(208~ 209쪽) 

 

김정일 지도자는 은근히 기대하면서 초소장에게 그 이야기를 자세히 해보라고 요구한다. 하여 초소장은 분계선을 넘은 한국군을 물리친 사연을 보고하는데, 1988년에 그런 충돌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소설에서는 허구했다고 보인다. 뒤에 나오는 수류탄 사건의 원인이 보다 충분해지도록 말이다. 

 

“초소장은 그날 일을 생각만 해도 격동되는지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 첫마디부터 흥분한 어조로 말하였다. 

《이른 새벽이였습니다.》… 

돌연 분계선철조망 건너편에서 한아름이나 되는 씨뻘건 불줄기가 쭉쭉 뻗어 왔다. 안개속에 숨어 은밀히 철조망가까이로 접근한 적들이 화염방사기를 쏘았던것이다. 불길은 삽시에 무성한 숲으로 황황히 번져 가지 시작했다. 

초소장은 즉시 비상소집을 일으키고 경계태세를 강화한 다음 일부 성원들로 불을 끄게 하였다. 전사들이 불을 한창 끄고 있을 때 한무리의 적들이 총을 쏘며 분계선을 넘어 왔다. 

초소장은 전사들에게 사격명령을 내렸다. 치렬한 격전이 벌어 졌다. 

《그날 양명수동무가 제일 잘 싸웠습니다. 그 동무가 달려 드는 적들을 수류탄으로 제때에 소멸하였기때문에 분대가 인차 수림속을 헤치고 은밀히 옆으로 빠져 나가 놈들을 익측에서 타격할수 있었습니다.》”(209쪽) 

 

양명수전사가 전투에서 잘 싸웠다니 김정일 지도자는 그의 희생이 더욱 가슴아프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평시생활을 물어보니 훈련에서나 생활에서나 늘 모범이었다는 대답이 나온다. 초소장이 배낭 속에서 양명수의 수첩을 꺼내 바치는데, 첫 갈피에 양명수가 아버지에게 쓰다 만 편지가 네모나게 접힌 채로 끼어있다.  

김정일 지도자는 평양견학과 표창휴가를 언급한 편지를 보고는 수첩을 펼친다. 훌륭한 전사로 되려는 결심과 노력들이 적혀있다. 김정일 지도자는 수첩을 접어 조심스레 서 있는 림창혁에게 넘겨 주면서 참으로 아까운 전사를 잃었다고 말한다. 림창혁은 수첩의 내용을 읽어보면서 괴로워한다. 전사에 대하여 자기가 너무나도 많은 것을 모르고 있었으며 또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는 자책감이 못 견디게 가슴을 찔러서이다. 

 

“그와 함께 생활한 전우들과 지휘관들은 물론 그를 낳아 키운 친부모들까지도 그가 사고를 저지르고 사망했으니 그에 대하여 더이상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 ***동지께서는 전사가 비록 사고로 사망했다고 할지라도 사고의 원인이 본인의 잘못으로 인한것이 아니라는것만이라도 확인되였으면 하시여 그리도 깊이 마음을 쓰시는것이다. 

림창혁은 우리 나라의 부모들이 자식을 군대로 내보내면서 아들을 당의 품에 맡긴다고 하는 평범하게만 들어 온 그 말의 참뜻이 무엇인가를 오늘에야 똑똑히 깨달은것 같았다. 정녕 전사 한사람한사람을 위해 기울이시는 **** ***동지의 마음은 이 나라의 부모들의 마음을 다 합친것보다도 더 뜨겁고 다심하신것이다. 

(아, 이제라도 전사가 사고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 낼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212쪽) 

 

김정일 지도자는 또다시 아까운 전사를 잃었다고 이야기하더니 식당으로 가보는 길에서도 줄곧 전사에 대한 생각을 한다. 

 

“훈련과 생활에 성실한 전사가 자유주의적인 행동을 하여 사고를 저질렀다는것이 도저히 리해되지 않으시였다. 그래서 여러모로 알아 보셨지만 전사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끝내 찾아 내지 못하시였다. 정말 안타까우시였다. 그렇듯 훌륭한 전사를 그 오점속에 묻어 버려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그렇듯 훌륭한 자식을 둔 부모들의 얼굴에 그냥 무거운 그늘이 드리우게 해야 한단 말인가! 아니, 그렇게 하기에는 전사가 너무나도 훌륭하다. 

그러한 전사는 동무들과 부모들의 자랑으로 되여야 한다. 우리 당은 비록 특별한 위훈 없이 복무기간을 마친 평범한 전사라 해도 총 잡고 조국을 지킨 그 점을 높이 평가하여 혁명의 핵심으로 믿어 주고 내세워 주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양명수전사는… 생각하실수록 마음이 괴로우시였다. 옮겨 놓으시는 걸음도 마음처럼 무거우시였다.”(213쪽) 

 

식당에서 음식들을 살펴보고 형편을 알아보던 김정일 지도자는 애로사항이 없다는 병사의 대답을 듣고도 자기 생각에는 물을 길어 오기가 헐치 않을 것 같다고, 아까 올라 오면서 보니까 샘물이  산밑에 있더라고 말한다. 림창혁이 나서서 다른 초소들은 모두 삭도를 놓거나 자동차길을 닦았는데 여기는 샘터가 3백 미터 밖에 안 되기에 비닐로 간편하게 질통을 만들어 주었다고 설명한다. 

 

“《3백메터라… 긴 구간은 아니지만 몹시 가파롭더구만. 전사들이 땀을 많이 흘릴거요. 겨울에는 미끄러워 넘어 지기도 하고…》

《저희들은 괜찮습니다.》취사복을 입은 상등병이 가슴을 쭉 펴고 말씀드렸다. 

《그래도 자동차로 물을 길어 올리면 쉬울게 아니요?》상등병은 대답을 못하였다. 

**** ***동지께서는 다시 림창혁에게로 시선을 돌리시였다. 

《자동차길을 닦는데 자재와 로력이 드는데다가 길을 닦은후에도 휘발유를 많이 써야 하기때문에 주저한건 아니요?》

림창혁의 눈길이 발끝으로 떨어 졌다. 

《사실 직선거리로는 3백메터밖에 안되지만 자동차로 물을 길어 올리게 하자면 근 5리나 길을 닦아야 합니다. 자동차도 고정배치해야 하고…》

《그러니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거구만.》

《…》

《물보다 휘발유가 더 많이 들더라도 길을 닦아 줍시다. 전사들이 휘발유보다 더 귀중한 땀을 흘린다고 생각하면 아까울것이 없지 않소. 이 동무들은 당과 조국을 위하여 청춘은 물론 하나밖에 없는 목숨까지도 바치려고 하는데 우리가 무엇을 아끼겠소. 전사들을 위한 일에서는 수지타산을 해서는 안되오.》

《곧 길을 닦아 주겠습니다.》림창혁은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전사들을 귀중히 여기시고 아끼시는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높은 뜻을 받들지 못한 가슴아픈 자책으로 하여 머리를 푹 숙이였다.”(214~ 215쪽) 

 

수류탄 사건과 직접 관계가 없는 물을 나르는 길닦기는 지도자가 군대의 모든 것을 관심함을 두드러지게 보여주기 위해 넣은 것이다. 한 가지 줄거리만 끌고나가면 작품이 너무 단조롭워지는 현상을 막는 이런 에피소드 기법은 조선의 수령형상소설들에서 늘 쓰이는 바이다. 

뒤이어 소설은 “사흘이 지나 갔다.”는 말에 이어 풍을 씌운 군용승용차  한대가 분계선초소를 떠나 기세 좋게 북으로 달리고 있는데 차안에는 기쁨에 넘친 림창혁이 앉아있다고 묘사한다. 그는 아직도 지방현지지도를 계속하는 김정일 지도자동지를 찾아 가는 길이다. 

 

“사흘낮 사흘밤 부대군인들과 기계수단들을 집중적으로 동원하여 그이의 말씀대로 초소에 자동차길을 닦아 놓은것도 기쁜 일이였지만 그보다 더 가슴을 뛰게 하는것은 양명수전사가 부주의하여 사고를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해명한것이였다.”(215쪽) 

 

초소에 나가 조사해 사실을 밝힌 림창혁은 기쁜 한편 자책한다. 

 

“나는 어찌하여 그이께 그렇듯 커다란 걱정을 끼쳐 드렸던가. 말로는 우러러 받들고 기쁨만을 드리기 위하여 충성 다한다고 하면서도 실지로는 걱정을 끼쳐 드렸으니 내 무슨 지휘관이랴. 그러고도 스무해나마 지휘관으로 일해 오면서 해마다 상급참모부에서 내려 보낸 훈련과제도 다 집행하고 전연경계근무도 사고 없이 수행하였으므로 그만하면 제할바를 다해 왔노라고 은 근히 자부했었지…

전투준비, 전투훈련… 여기에만 관심을 돌리고 여기에서만 제기되는것이 없으면 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밖의 일은 부차적인것이라고… 그러다나니 전사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생활하는가에 대해서는 눈 여겨 보려고 하지 않았다. 초소에 자동차길을 닦아 주지 않은것은 전적으로 나의 이런 관점때문이였다. 몸에서 힘이 우쩍우쩍 솟구치는 젊은 나이에 3백메터쯤 되는 거리에서 물을 길어 올리는것이 무슨 큰일이겠는가고, 오히려 그렇게 하는것이 운동 삼아 몸단련에도 좋은 일인데 괜히 자동차를 고정배치하고 귀중한 휘발유까지 랑비할 필요가 있겠는가고 생각했다. 나는 휘발유를 전사들의 땀보다 더 값비싼것으로 보았다.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전사들에 대한 견해가 이러하다 보니 양명수 전사가 희생되였다는 보고를 받고도 초소로 나와 보지 않았다. 물론 그때 내가 초소로 나왔다 해도 전사가 사고를 저지르고 사망했다는 결론밖에 더 찾을것이 없었을것이다. 그렇더라도 지휘관의 의무와 도리만은 지켜야 했을것이 아닌가! 나는 무기소제시간에 수류탄이 터진것이니 전사가 질서를 어기고 저지른 사고가 분명하다고 단정해 버렸기때문에 구태여 현지에 나가 확인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더우기 엄중한것은 전사의 운명에 대하여 책임지려 할 대신 부대의 망신을 시키고 지휘관들이 얼굴을 들수 없게 했다고 속으로 전사를 나무랍게 생각하면서 문제를 주관적으로, 실무적으로 처리해 버린것이다. 

결과는 어떻게 되였는가? 전사가 비록 사고로 잘못되였다 하더라도 전우들을 살리려고 자기를 희생한 그 고상한 동지애마저 묵살해 버리고 전사의 정치적생명에 오점을 찍어 놓았다. 전사의 운명에 대해서도, 부모친척들의 얼굴에 비낄 그늘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았다.”(216~ 217쪽) 

 

김정일 지도자동지의 뜨거운 사랑이 아니었더라면 전사는 오점 속에 영영 묻혀 버렸을 것이고 고귀한 정치적 생명은 빛을 잃고 말았을 것이라고 림창혁이 생각하는 동안에 자동차가 김정일 지도자가 있는 공장구내로 들어선다. 지도자와 함께 부대로 왔던 일꾼(간부)이 림창혁을 맞이하여 지도자가 지금 기대앞에서 나이 많은 한 로동자와 담화를 하는데 당과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30여 년 동안 모든 것을 묵묵히 바쳐 오면서 수많은 위훈을 세운 숨은 영웅을 찾아냈다고 매우 기뻐한다고 알려준다. 이 역시 짧은 글로 폭넓게 그려내기 위해 넣은 에피소드다. 

 

일꾼은 김정일 지도자가 이제 곧 수산사업소의 어로공(어부)들을 찾아갈 계획이므로 시간을 오래 지체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면서 림창혁을 휴게실로 안내한다. 림창혁이 우선 길을 닦고 오늘아침 자동차로 물을 길어 올렸다고 보고하고, 김정일 지도자는 대단히 기뻐한다. 뒤이어 림창혁은 양명수전사가 희생된 원인을 찾았다고, 그는 무기소제시간에 자의로 수류탄을 꺼내지 않았다고 보고한다. 양명수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말에 김정일 지도자는 만시름이 덜리는 듯 하여 의자등받이에 편히 등을 기대더니 동무는 오늘 나에게 가장 기쁜 소식을 가져 왔다고 말한다. 부대를 떠날 때 마음이 무거웠고 지방현지지도로 바삐 보내면서도 문득문득 전사의 일이 떠올라 림창혁의 보고가 몹시 기다려 지군 하였기 때문이다. 믿음은 빗나가지 않았다. 

 

“림창혁은 가방속에서 자그마한 종이봉지를 꺼내여 펼치였다. 새하얀 종이우에 수류탄 안전못이 달린 가락지모양의 고리가 또렷하게 드러났다. 림창혁은 수류탄안전고리를 그이께 드리였다. 

《전문일군들이 수류탄파편을 모두 찾아 내여 검열해 보았는데 고리안쪽에 쇠줄에 긁힌 자리가 있습니다.》림창혁은 가방속에서 확대경을 꺼내여 **** ***동지께 올리였다. 그이께서는 확대경으로 책상우에 놓여 있는 수류탄안전고리를 비쳐 보시였다. 그이의 입가에 기쁨의 미소가 밝게 피여 올랐다. 

그이께서는 확대경을 책상우에다 내려 놓으시며 말씀하시였다. 

《수류탄안전고리는 무기 소제를 하기전에 벌써 어디에 걸려서 빠져 나오려고 했댔구만.》

《그렇습니다. 분계선을 넘어 온 원쑤놈들을 익측에서 타격하기 위해서 잡관목속으로 기동할 때 전쟁시기 쳐놓았던 철조망가시에 걸렸댔습니다.》

《음, 그렇게 되였구만.》

《전문일군들이 수류탄안전고리에 난 흔적을 녹쓴 쇠줄과 대조해 보고 확인했습니다. 수류탄안전고리는 철조망가시에 걸려 조금 뽑혀 나왔던것인데 그후 전사가 전투를 마치고 초소로 돌아 오는 과정에 심하게 흔들리면서 마저 빠지게 되였던것입니다.》

《그러니까 전사는 무기소제를 하다가 수류탄뢰관이 격철에 맞아 발화할 때에 내는 소리를 들었거나 격동지철이 튀여 나는 감각을 느끼고 수류탄이 터지게 되였다는걸 알았겠구만.》

《그렇습니다. 양명수동무는 당장 터지려는 수류탄을 들고 빼곡하게 들어 앉은 전사들을 헤치며 밖으로 나갈 시간이 없고 쇠그물을 친 창문으로 내던질수도 없기때문에 제 몸으로 덮었던것입니다.》

《그런 순간에도 제 한목숨만 생각했다면 얼마든지 살수 있었을거요. 하지만 그 동문… 그렇게 하지 않았구만.》

**** ***동지께서는 수류탄안전고리를 집어 드시고 오래도록 들여다보시였다. 희생된 전사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그려 보시는것인지 아니면 얼굴에 침통한 그늘이 비꼈던 전사의 부모들을 그려 보시는것인지…

림창혁은 양명수전사가 어떻게 되여 터지려는 수류탄을 깔고 엎디였는가를 알게 되자 서로 부둥켜 안고 그의 이름을 목 메여 부르며 흐느끼던 초소전사들의 모습을 생각하였다. 자기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목숨을 바친 전사에 대한 고마움도 컸지만 그보다 희생된 전사의 위훈을 찾아 주시고 오점이 찍혔던 그의 정치적생명을 빛내여 주신 **** ***동지에 대한 감사의 정이 몇천배나 더 크고 뜨거워 그토록 감격에 흐느꼈던것이다.”(219~220쪽) 

 

필자가 앞에서 썼다시피 사건발생일 새벽의 군사충돌은 허구로 보인다. 그러나 수류탄 안전고리가 전쟁 시기 쳐놓았던 철조망가시에 걸려 조금 뽑혀 나왔고 돌아오는 과정에 심하게 흔들리면서 마저 빠지게 되었다는 일은 평소의 잠복근무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법이다. 또한 “양명수동무는 당장 터지려는 수류탄을 들고 빼곡하게 들어 앉은 전사들을 헤치며 밖으로 나갈 시간이 없고 쇠그물을 친 창문으로 내던질수도 없기때문에 제 몸으로 덮었”(220쪽)다는 것도 게시물 저자의 “지붕이 덮인 병영 마당에 정열”해 있던 병사들 가운데 마지막 사람이 안전핀 고리에 손가락을 걸고 수류탄을 그대로 뽑았는데 그만 안전핀만 빠졌더니 철갑모로 수류탄을 덮고 엎드렸다가 내장파열로 죽었다는 주장보다 구체적이고도 실감난다. 

 

림창혁은 사건진상을 알게 된 초소의 전사들이 얼마나 감격했더냐를 돌이키고, 김정일 지도자는 림창혁이 초소로 나가 본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라고, 동무들은 이번에 정말 큰일을 했다고 칭찬한다. 림창혁은 “흑!” 하고 흐느끼며 어깨를 떨더니 눈물을 흘리면서 정말 큰 죄를 지었다고, 지휘관의 자격이 없다고 자책한다. 김정일 지도자는 림창혁의 어깨에 다정히 손을 얹으며 이번 일에서 교훈을 찾은것 같은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이번 일은 결코 한 전사의 운명과만 관계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친근하게 말한다. 

 

“《동무는 전사가 희생되였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름 없는 평범한 전사의 문제가 무엇이 그리 커서 부대의 중요한 사업까지 뒤로 미루겠는가고 생각하고 초소로 나가 보지 않았소. 하지만 동무가 별찮게 여겨 온 그 평범한 전사들이 있어서 당과 국가의 안녕이 지켜 지는것이고 그 평범한 부모형제들이 있어서 우리 조국이 부강해 지는것이요. 전사들이 빛나야 당이 빛난단 말이요. 그러므로 전사에 대한 문제는 곧 전체 군인들과 인민들에 대한 문제이며 당과 조국의 운명과 관계되는 문제라고 말할수 있소.》”(222쪽) 

 

림창혁은 크게 감동되어 몸을 흠칫 떨면서 다시는 이번과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김정일 지도자가 양명수전사의 위훈을 신문과 방송에 널리 소개하고 그에게 높은 국가표창을 주도록 하자고, 내 생각에는 공화국영웅 칭호를 수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여  림창혁은 곧 영웅내신서를 만들어 제기하겠다고 응답한다. 

김정일 지도자는 양명수의 가족들에게 열사증을 주도록 하자더니, 휴게실 밖으로 나온다. 마당에서는 발동을 건 승용차가 기다리고 있다. 김정일 지도자서는 차에 오르려다 말고 림창혁에게로 돌아 서서 전사들에게 나의 인사를 전해달라고 부탁한다. 림창혁은 목이 꺽 메어 가까스로 초소는 염려하지 마시라고 말한다. 김정일 지도자는 고맙다면서 림창혁의 손을 꼭 잡아 주더니 차에 오른다. 

 

“차는 처음부터 속도를 내여 달리였다. 

그 이께서 찾아 가시는 포구의 어로공들은 또 얼마나 크나큰 사랑을 받아 안을것인가! 

구름 한 점 없이 개인 파아란 하늘에서 밝은 해빛이 쏟아 져 내렸다.”(223쪽) 

 

소설은 이렇게 끝난다.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수령우상화”작품으로서 일부 사람들은 불쾌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데, 일단 조선사람들이 바라는 수령형상을 확인하는 점에서 나름 가치가 있다고 보인다. 

 

필자의 수중에 1988년의 보도와 다른 자료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때 수류탄을 몸으로 덮었던 전사가 영웅으로 추서되었는지 영웅으로 떠받들리다가 갑자기 언론들에서 사라지고 묘비도 없이 묻혀버렸는지를 판단할 방법은 없다. 단 1989년 2월에 나온 책에서 그런 사건의 주인공을 영웅으로 묘사한 걸 보면, 1988년 서울올림픽 열기가 한창이던 때 일어난 사건이 얼마 후 진상이 밝혀져 병사가 “혁명의 원수”로 단정되었다는 게시물 저자의 주장에는 고개를 기웃거리게 된다. 

 

어느 한 사건에 대한 북과 남에서의 다른 묘사들 중 어느 것이 정확하냐를 따지는 것도 중요한 경우가 있으나, 비교를 통해 남과 북의 생활과 인간관계들에 대한 서로 다른 부분들을 알아보는 것도 중요한 경우가 적잖다. 통일문화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그런 비교 습관을 기르는 게 좋겠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조금 유감스러운 게 유사한 수류탄 사고를 뿌리 뽑기 위해 어떤 조치들이 취해지느냐가 전혀 언급되지 않은 점이다. 수류탄 안전고리가 불의에 무언가에 긁혀서 빠져나오는 현상을 막으려면 수류탄이거나 수류탄 주머니를 개조해야겠고 쇠그물을 친 창문이 있는 방안에서 유사한 사고를 처리하기 위한 조치들도 취해져야 합리하지 않겠는가. 현실적으로는 그러한 개조와 조치들이 이뤄졌으리라는 추측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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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실제이다 kbsns 18/05/07 [11:07] 수정 삭제
  실제로 병실에서 수류탄 안전고리가 빠지면서 폭발사고가 났었는데 그 병사가 자기의 몸으로 덮어 자신은 죽었지만 동료들과 주변의 파괴를 막아내였다 해당 부대에서는 그것을 단순 사고로 했었지만 북의 지도부는 자기를 희생하고 전우들의 생명을 구한데 대하여 영웅적인 행동으로 평가하고 그에게 영웅칭호를 수여하고 그가 다니던 고등학교를 그의 이름을 단 학교로 명명하고 널리 기리도록 하였다 나를 죽여 다른 사람을 살린다 결코 쉽지 않은 행동임에는 틀림없고 영웅은 하늘에서 나타난것이 아니라 주변에 있었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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