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465] 백두산 호랑이 사냥법과 김일성 전법, 그리고...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5/17 [14:44]  최종편집: ⓒ 자주시보

 

백두산호랑이의 주 먹이는 멧돼지로서 겨울엔 절반을 차지한다는 연구결과가 5월 16일 한국 포털에서 기사화되었다. 연구자들이 2014∼2016년 동안 중국 동북의 지린 성 동부와 헤이룽장 성 남동부인 러시아와의 접경 지역인 보호구역에 483개의 무인카메라를 설치하고 호랑이와 표범의 배설물 각 217개와 115개를 수거해 먹이를 분석해서 쓴 논문에 실린 결론이란다. 

떠오른 생각들이 많았다. 

지금은 사냥이 금지되었으나 예전에 사냥이 권장되던 시대에 동북의 사냥꾼들은 “이주얼쓩산라오후(一猪二熊三老虎, 첫째가 멧돼지, 둘째가 곰, 셋째가 범)”라는 말로 사냥의 난이도를 평가했다. 멧돼지 사냥이 가장 어렵고도 위험하고, 곰 사냥이 다음으로 힘들며 범 사냥은 셋째 자리를 차지한다는 말이다. “저돌적”이라는 말이 있듯이 멧돼지가 물불을 모르고 달려들면 다루기 어렵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인간이 잡기는 가장 위험한 멧돼지가 범의 먹이로 된다는 것 또한 상식이었으니 얼핏 보면 모순된다. 

한글 기사에서는 “멧돼지는 사슴보다 키가 작고 눈이 많이 쌓인 곳에서 빨리 달아나지 못해 호랑이의 표적이 되는 측면도 있다. 일반적으로 호랑이의 기본 식량은 사슴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설명했는데, 필자는 어린 시절 흥미로운 글을 본 적 있다. 

그에 의하면 범은 멧돼지 몰이꾼이라 한다. 멧돼지들은 큰 놈이 앞장서고 작은 놈들이 졸졸 따라가는데 영리한 범이 대열의 뒤에서 슬슬 따라가다가 뒤떨어진 놈을 덮쳐 잡아먹는단다. 그런데 둔한 멧돼지들은 뒤에서 하나 줄어든 것도 모르고 계속 가고, 범은 또 따라가면서 뒤처진 놈을 덮친단다. 그 모양이 몰이꾼이 돼지몰이를 하는 것과 흡사하여 동북산간구역 사람들이 범을 멧돼지 몰이꾼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범이 속도나 힘이 멧돼지보다 우세지만 괜히 정면충돌하지 않고 뒤떨어지는 작고 힘이 약한 돼지들부터 하나둘 잡아먹는다는 게 참으로 재미있다. 혹시 극단적 동물보호주의자들에게는 참혹하고 잔인한 짓이고, 동물원에서 나서자란 범들은 그런 궁리를 할 줄 모르며, 대형야생동물보호공원에서 활동하는 범들도 지금 그런 수를 쓰지 않을 수 있다만, 아무튼 범들이 겨울철에 멧돼지를 선호한다는 연구결과를 접하니 괜히 반갑다. 멧돼지와 비기면 범은 훨씬 소중한 동물이 아닌가. 

 

한국에는 1950년대에 “백두산 호랑이”라고 자칭한 사람들이 좀 있었다는데, 백두산과 얼마나 관계가 있는지조차 불투명하니 믿어주기 참 어렵다. 필자가 아는 범위에서는 “백두산 호랑이”하면 곧바로 항일무장투쟁시기의 김일성 장군이다. 또한 김일성 장군의 전법들에는 호랑이를 연상시키는 부분들이 적지 않다. 

일제와 싸우겠다는 청소년들을 유격대에 받아들인 뒤 김일성 장군은 첫 전투를 굉장히 중시하여 직접 조직하곤 했으니 그에 대해서 10대에 유격대에 참가한 항일투사들이 회억한 바 있다. 특히 전문섭(1919~ 1998)은 《천출명장》(조선노동당출판사 1999년 10월, 403쪽)에서 첫 전투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 항일투사 전문섭의 회상실기 《천출명장》     © 자주시보,중국시민

 

“우리가 *** ***을 모시고 장백, 림강현경으로 행군을 다그치고있던 어느날이였다. 

척후로부터 적 수송대가 지나간다는 련락이 왔다. 

당시 장백일대의 목재판들에서는 필요한 식량과 피복, 일용품 등을 말 잔등에다 실어들이였다. 이곳은 산세가 험하여 현대적인 수송수단들은 물론 말달구지도 리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말 잔등에 물자를 실어나를 때면 단꺼번에 수십필의 말을 리용했는데 수많은 산림경찰대들이 동원되여 물자수송을 호위하였다. 

적 수송대가 지나간다는 통보를 받으신 *** ***께서는 곧 행군대오를 멈추시고 지휘관들에게 며칠 후면 부대들이 모여오겠는데 놈들의 수송대를 치고 식량과 물자의 예비를 마련하여야 하겠다고 말씀하시였다. 그러시면서 이번 전투에는 우리 신입대원들도 참가시키도록 하라고 이르시였다. 

우리가 항일무장투쟁의 전 기간에 걸쳐 직접 체험하고 목격한 일이지만 *** ***께서는 부대에 새로 들어온 대원들을 처음부터 큰 전투에 내보내지 않으시고 작은 전투, 그것도 승리가 확실한 그러한 전투부터 참가시켜 점차적으로 단련시켜 나가시였다. 

이때에도 *** ***께서는 통쾌한 15분간의 매복전투를 통하여 새로 입대한 우리들을 단련시킬 것을 계획하시고 신방자전투를 조직하시였던 것이다. 

15분간의 매복전투는 **** ***께서 항일무장투쟁시기에 창조하신 주체적이며 독창적인 령활한 전법의 하나이다. 

그 어떤 적이든 *** ***께서 펼치신 매복전에 걸려들기만 하면 영낙없이 15분안에 몰살당하군 하였다.”(40쪽)

 

1937년 가을의 어느 날에 진행된 이 싸움에서 항일부대는 70~ 80명의 적들을 대부분 소멸하고 일부를 사로잡았으며 많은 무기와 식량, 피복을 노획했다. 전문섭을 비롯한 신입대원들은 한때 굉장히 긴장했으나 구대원들 사이에 배치되어 사격하면서 차분해졌고, 전투 후에는 침착하게 잘 싸웠다는 평가를 받고 새로 노획한 38식 보총을 수여받았다. 키가 작고 힘도 약한 전문섭이 갖은 어려움을 다 이겨내면서 승리의 날을 맞은 건 첫 승리가 갖다준 자부심과 자신감과 갈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힘이란 기르기도 어렵지만 제대로 쓰기가 더 어렵다. 최소의 원가로 최대의 효과를 얻어내는 게 백두산 호랑이의 멧돼지 사냥법이고 김일성 장군의 전법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치열한 대결로 이어졌던 2017년과 달리 2018년에는 연초부터 조선(북한)이 활발한 대내외 활동들을 전개하여 몇 달 새 판세를 완전히 바꾸는 걸 보면서 필자는 확실한 승리들을 이어가는 김일성 전법을 거듭 떠올렸는데, 일일이 따지면 “우리가 멧돼지냐?”고 펄쩍 뛰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분석은 하지 않겠다. 

단 조선의 입장에서는 공생해야 할 동반자들이 있고 공존하면 될 상대들이 있으며 이겨야만 되는 적수들도 있으리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제 사색은 독자 분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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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통일 10대 강령(본 자주시보 사이트에서 본 기억이 있음) 곡절 18/05/17 [17:19] 수정 삭제
  김일성 통일 10대 강령에는 한반도내에서 싸워서 이겨야할 대상이 나오지 않는다. 위 기사와 모순된다. 단동에 갔다가 들은 이야기이다. 중국인으로부터. 남한 사람들은 북한 사람 만나면 이야기도 걸어보려고 하는데 북한 사람들은 극력 피한다. 이래 갖고서 맺돼지 사냥 하겠는가. 내가 보기에 무슨 "주의"를 가진 사람들은 항상 적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남의 주의도 자기 주의처럼 인정하고 존중하면 안되는가 ? 그게 한국이 꿈꾸는 사회이다, 물론 아직 주의간 반목이 심한 게 현실이지만, 그것들이 해소되기를 대부분의 사람은 바란다.
호랑이와 범... 애독자 18/05/17 [17:27] 수정 삭제
  백두산호랑이...

백두산과 범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우리 민족의 웅혼함을 드러내는 가슴 설레이는 무엇이 있습니다.


북측에서는 범이란 말을 쓰는 것 같더군요. 조선범이라고...
어릴때 우리도 표범과 호랑이를 통털어 범이라고 어른들이 말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어감이 조금 다르죠.
저는 범... 범이란 단어가 훨씬 깊은 어감을 갖는다고 봅니다.


아마도 최현의 별명이 갈범이었다죠?


앞으로는 우리 민족전체가 포효하는 범의 기상을 다시 되찾길 바래봅니다.


중국시민님의 [통일문화 가꿔가기] 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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