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1. 한국 언론에 보도된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 실패설
2. 실패설이 낭설임을 말해주는 다섯 가지 논거
3. 조선에서는 수중사출시험과 수중시험발사만 하면 된다
4. 수중유격전에 돌입할 북극성-1호와 핵추진 전략잠수함
▲ <사진 1> 2015년 11월 28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한국의 주요언론매체들은 조선의 잠수함이 11월 28일 오후 동해에서 잠대지탄도미사일 수중시험발사를 하였으나 실패한 정황이 포착되었다고 일제히 보도하였다. 11월 30일에는 이병호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여 그 실패설을 뒷받침해주는 추정발언을 하였다. 위의 사진은 2015년 5월 8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의 마양도 앞바다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된 잠대지탄도미사일 수중시험발사에서 북극성-1호가 해수면을 뚫고 솟구쳐오르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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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언론에 보도된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 실패설
2015년 11월 28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한국의 주요언론매체들은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조선의 잠수함이 동해에서 잠대지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발사를 하였으나 실패한 정황이 포착되었다고 일제히 보도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잠대지탄도미사일은 2015년 5월 8일 조선의 전략잠수함이 수중에서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한 북극성-1호이므로, 이 글에서는 그 고유명칭을 쓴다. <사진 1>
이병호 국정원장도 한국군 관계자가 주장한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 실패설을 거들었다. 그는 11월 30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여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 실패설을 그럴싸한 추정발언으로 뒷받침해줌으로써 한국군 관계자가 언론매체들을 통해 퍼뜨린 실패설을 기정사실처럼 만들었다.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15년 11월 28일 오후 동해에서 신포급으로 추정되는 잠수함에서 북극성-1호를 수중시험발사한 징후가 포착되었다는 것인데, 그가 말한 징후는 그 미사일의 수중발사통 파편이 동해상에 떠있었던 것을 뜻한다. 그의 논법에 따르면, 잠수함이 수중에서 잠대지탄도미사일을 쏘면, 그 미사일이 해수면 위로 출수하여 공중으로 솟구쳐 올라야 하는데, 그런 출수정황은 포착되지 않았고 수중발사통 파편이 바다에 떠있는 정황만 포착되었으니 수중시험발사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주요언론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한 그 실패설은 무지와 억측이 빚어낸 낭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조선의 전략잠수함이 원산 앞바다에 출동하지 않았으며,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도 없었다는 것, 이것이 이 글에서 논증하려는 진실이다. 한국군 관계자와 국정원장은 조선에서 일어나지도 않은 정황을 실제로 일어난 정황으로 추정한 자기들의 인식착오를 언론을 통해 퍼뜨림으로써 독자들을 혼동에 빠뜨린 셈이다.
한국의 국방부와 국정원은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의 대북허위정보를 주요언론매체들에게 알려주어 그들이 엉터리 보도를 하게 만든다. 이번에 한국의 주요언론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한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 실패설도 그런 경로를 통해 나온 것이다.
한국 국방부가 대북군사정보에 생각보다 어둡다는 사실을 드러내준 사례가 있다. 2015년 5월 8일 조선의 전략잠수함이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는데, 그로부터 8개월 전인 2014년 9월 15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북한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는 부분은 확인된 바 없다. 실질적으로 운용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조선의 전략잠수함 존재 자체를 부인하였던 2014년 9월, 조선의 전략잠수함은 동해에서 수중시험발사의 전단계인 수중사출시험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으니, 한국 국방부의 대북군사정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한국의 언론매체들이 거의 매일 같이 쏟아내는, 조선에 관련된 갖가지 보도내용들에는 이처럼 조선에 대한 그들의 무지와 편견과 오해가 뒤엉켜있으므로, 현명한 독자들은 허구와 왜곡의 찌꺼기를 예리한 안목으로 걸러내며 진실을 가려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국방부와 국정원이 퍼뜨린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 실패설이 언론보도를 통해 증폭되기 직전에 한국군 관계자는 두 가지 ‘사전작업’을 하였다.
첫째, 2015년 11월 15일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 11월 11일부터 12월 7일까지 항행금지구역이 설정되었다는 것이며, 그 설정기간 중에 조선이 잠대지탄도미사일 수중시험발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 2015년 11월 23일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일본 <TBS방송> 보도에 따르면, 11월에 들어와 함경남도의 어느 항구에서 잠대지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신포급 잠수함으로 보이는 잠수함이 출항하여 항해하다가 일단 귀항한 움직임이 정찰위성에 포착되었다는 것이다.
원산 앞바다에 항해금지구역이 설정된 정황이 포착되었고, 북극성-1호를 탑재한 신포급 잠수함으로 보이는 잠수함이 동해에서 항해하는 움직임이 미국 정찰위성에 포착되었고, 북극성-1호의 수중발사통 파편이 원산 앞바다에서 미국 정찰위성에 포착되었다는 것, 바로 이 세 가지 현상들이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 실패설의 ‘근거’로 제시되었다. 그리고 그런 ‘근거’들에 더하여, 2015년 11월 27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원산구두공장 현지지도 소식을 일제히 보도한 것도 한국 언론매체들의 눈에는 원산 앞바다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된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가 실패하였다는 자기들의 추정을 뒷받침해주는 ‘정황증거’로 보였던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2015년 11월 26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생산설비를 현대화하여 질좋은 구두를 많이 생산하고 있는 원산구두공장을 또 다시 현지지도하였다. 위의 사진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원산구두공장 생산현장에서 노동자들과 담화하는 장면이다. 한국의 주요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11월 26일 원산구두공장을 현지지도한 다음, 11월 28일 원산 앞바다에서 진행된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를 참관하였을 것이라는 추측기사를 내보냈지만, 그것은 무지와 억측이 빚어낸 오보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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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실패설이 낭설임을 말해주는 다섯 가지 논거
객관적인 시각에서 분석하면, 위에 열거한 ‘근거’라는 것들은 근거로 될 수 없는 억측에 지나지 않고, 위에 서술한 ‘정황증거’라는 것도 오인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언론에 보도된 한국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2015년 11월 11일부터 12월 7일까지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 항행금지구역이 설정되었고, <연합뉴스> 2015년 11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항행금지구역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설정되었다고 하였으니, 거의 1개월 동안 원산 앞바다의 광범위한 해역에서는 어떤 선박도 항행하지 않아야 정상이다.
그러나 지금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를 앞둔 조선에서는 수많은 어선들이 원산 앞바다를 비롯한 동해의 어장들에 출항하여 어로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를테면, <로동신문> 2015년 11월 28일부 기사는 11월 27일 오후 6시 “중심어장의 포구에 위치한 수산성지휘부 무선대화실”에 나간 취재기자가 동해 어장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로작업현장소식을 전하면서 “세찬 파도가 덮쳐드는 속에서도 작업을 중단할 수 없다는 어로공들의 비상한 각오가 비낀 목소리가 전파를 타고 연방 대화기로 흘러나온다”고 보도하였다.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도 어로작업이 매우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함경남도 앞바다에 있는 중심어장의 어로작업현장에 대한 <로동신문> 2015년 11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신포원양수산련합기업소(모체), 양화, 홍원수산사업소의 일군들과 어로공들은 중심어장을 신속히 타고 앉아 과학적인 어로전을 들이대여 하루 수백t의 물고기를 잡는 실적을 기록하였다”고 한다. <사진 3>
▲ <사진 3> <로동신문> 2015년 11월 26일부에 실린 이 현장보도사진은 강원도 통천수산사업소 어선들이 어장에서 잡은 물고기를 하륙장에 산더미처럼 쏟아놓고 있는 장면이다. 요즈음 강원도 앞바다에서는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를 앞두고 어획량을 비약적으로 늘이기 위한 조선 어선들의 물고기잡이전투가 낮과 밤을 이어 계속되고 있다.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강원도 앞바다에서 물고기잡이전투가 시작된지 10여 일이 되는데, 벌써 수천t의 물고기를 잡아들였다고 한다. 통천수산사업소 관계자는 올해 하륙장을 크게 확장하고 설비를 2배나 늘였는데도 어선들이 잡아오는 물고기가 너무 많아 처리하기 바쁘다고 하였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강원도 앞바다에 항행금지구역이 설정되었다는 한국 주요언론매체들의 보도가 오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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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열거한 <로동신문> 보도기사들에 따르면, 요즈음 동해 어장들에서 그야말로 불꽃 튀는 어로작업이 벌어진 판인데, 한국군 관계자는 원산 앞바다의 광범위한 해역에 항행금지구역이 설정되었다고 주장했으니 착오가 분명하다. 한국군 관계자가 그런 착오를 범한 까닭은, 국가경보기간설정과 항행금지구역설정을 혼동했기 때문이다. 조선에서는 경우에 따라 국가경보기간을 설정하는데, 이것은 말 그대로 항행경보조치이지 항행금지조치가 아니다. 조선에서 미사일실탄사격연습을 하거나 미사일모의탄시험발사를 하거나 위성운반로켓을 쏘아올릴 때는 동해 또는 서해에 항행금지구역이 설정되지만, 실탄사격은 하지 않고 해상기동훈련만 진행하는 경우에는 국가경보기간이 설정된다.
그러므로 만일 이번에 원산 앞바다에서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가 있었다면, 당연히 항행금지구역이 설정되었어야 하는데 항행금지구역이 설정되었다고 추정한 그 바다에서 어로작업이 전례 없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으니 국가경보기간이 설정된 것이 분명하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이번에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둘째, 한국군 관계자는 잠대지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신포급 잠수함으로 보이는 잠수함이 동해에서 항해하는 모습이 미국 정찰위성에 포착되었다는 정보를 가지고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 실패설을 꺼내놓았지만, 그 잠수함이 북극성-1호를 탑재한 전략잠수함이었는지 아니면 미사일탑재능력이 없는 다른 전술잠수함이었는지 분명치 않다. 그 잠수함은 해수면 위로 떠올라 함체를 드러내고 항해한 것이 아니라, 디젤-전기동력추진장치를 가동하기 위해 공기흡입관(snorkel)만 해수면 위로 내밀고 항해하였으므로, 미국 첩보위성이 그 잠수함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북극성-1호를 탑재한 전략잠수함에는 재래식 공기흡입관 대신에 신형 공기불요장치(AIP)가 설치되었기 때문에 공기흡입관을 해수면 위로 내밀기 위해 해수면 가까이 떠오르지 않는다. 해수면 위로 공기흡입관을 내밀고 항해하는 조선의 잠수함은 북극성-1호를 탑재하는 전략잠수함이 아니라 어뢰와 기뢰를 탑재하는 다른 전술잠수함들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한국군 관계자가 동해에서 항해하는 조선의 잠수함이 미국 정찰위성에게 포착하였다고 하면서 꺼내놓은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 실패설은 낭설임을 알 수 있다.
셋째,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 첩보위성이 지난 11월에 동해에서 포착했다는 그 잠수함은 함경남도 어느 항구에서 출동하였다고 하였으니, 그 잠수함이 항해한 곳은 강원도 원산 앞바다가 아니라 함경남도 신포 인근의 마양도 앞바다가 분명하다.
그런데 시위를 당긴 활처럼 굽어진 원산-신포 해안도로의 길이가 약 200km에 이르는 것만큼, 그 두 항구도시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러므로 마양도 앞바다에서 전술잠수함이 항해한 것은 원산 앞바다에서 전략잠수함이 잠대지탄도미사일 수중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가 실패했다는 추정을 그 어떤 경우에도 뒷받침해주지 않는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한국군 관계자와 국정원장의 추정이 이치에 맞지 않는 억측임을 알 수 있다.
넷째, 한국군 관계자는 원산 앞바다에 떠있는 잠대지탄도미사일 발사통 파편이 미국 정찰위성에 포착되었다고 하면서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 실패설을 꺼내놓았지만, 그런 주장은 잠대지탄도미사일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다. 원래 잠대지탄도미사일을 수중에서 쏠 때, 그 미사일이 들어있는 수중발사통을 수직발사관에서 사출하는 게 아니라, 수중발사통이 없는 수직발사관 안에서 잠대지탄도미사일에 강력한 압축공기를 직접 쏘아 사출하는 것이다. 이런 사출방식에 따라 진행되는 잠대지탄도미사일 발사를 냉식 발사(cold launch)라 한다. 그러므로 전략잠수함의 냉식 발사에서는 잠대지탄도미사일 수중발사통이 존재할 필요도 없고,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다.
▲ <사진 4> 위의 사진은 잠대지탄도미사일이 수중에서 발사되어 해수면을 뚫고 솟구쳐오르는 장면을 연속적으로 촬영한 것이다. 이 사진들을 살펴보면, 잠대지탄도미사일 수중발사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국군 정보당국은 미국 정찰위성이 촬영한, 원산 앞바다에 떠있는 어떤 미확인 물체가 나타난 위성영상자료를 식별하면서, 그 미확인 물체가 북극성-1호의 수중발사통 파편이라고 보았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수중발사통 파편만 식별되었고, 북극성-1호가 해수면 위로 솟구쳐 상승비행하는 정황이 레이더에 나타나지 않았으니,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가 실패하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의 사진이 말해주는 것처럼 잠대지탄도미사일 수중발사통은 원래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사실 하나만 놓고 봐도,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 실패설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억지주장이 만들어낸 낭설로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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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한국군 정보당국이 원산 앞바다에 떠있는 어떤 미확인 물체가 나타난 위성영상자료를 식별하면서, 그 미확인 물체를 북극성-1호의 수중발사통 파편으로 본 것은 커다란 착오임을 알 수 있다. <국민일보> 2015년 11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병호 국정원장은 북극성-1호 수중발사통 파편이 포착되었다는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하였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살펴보면, 미확인 물체를 수중발사통이라고 오인한 한국군의 정보오판에 근거한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 실패설이 낭설임을 알 수 있다. <사진 4>
다섯째,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2015년 11월 27일에 보도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원산구두공장 현지지도 소식을 원산 앞바다에서 진행된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가 실패하였다는 자기들의 추정을 뒷받침해주는 ‘정황증거’로 들고 나왔지만, 그것도 역시 착오가 아닐 수 없다.
조선의 전략잠수함이 드나드는 거대한 지하잠수함기지는 강원도 원산 인근에 있는 게 아니라 함경남도 신포 인근의 마양도에 있다. 그런 까닭에 2015년 5월 8일 조선의 전략잠수함이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하기 바로 전 날, 김정은 제1위원장은 함경남도 함흥시에 있는 룡성기계련합기업소 2월11일공장을 현지지도하였고, 그 이튿날 신포항에서 배를 타고 마양도 앞바다로 나가 수중시험발사를 참관하였던 것이다. 신포-함흥 해안도로의 길이는 약 60km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가 원산 앞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마양도 앞바다에서 진행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이번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마양도 지하잠수함기지에서 직선거리로 약 120km나 떨어진 원산구두공장을 현지지도한 이튿날 원산항에서 배를 타고 나가 수중시험발사를 참관하였을 것이라는 한국군 관계자와 국정원장의 추정은 수중시험발사가 마양도 앞바다에서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억측임을 알 수 있다.
3. 조선에서는 수중사출시험과 수중시험발사만 하면 된다
한국군 관계자와 국정원장은 이번에 조선의 전략잠수함에서 북극성-1호 수중사출시험을 하였으나 실패하였다는 억측을 꺼내놓았고, 한국 언론매체들은 그 실패설을 여과 없이 보도하여 혼란을 증폭시켰지만, 조선은 북극성-1호의 수중사출시험단계를 이미 지난해에 넘어섰다. 원래 수중사출시험이란 해수면 아래 발사수심까지 침하한 전략잠수함의 수중미사일발사관 안으로 고속사입시킨 강력한 고압공기에 의해 잠대지탄도미사일이 사출구 밖으로 밀어올려져 상승하고, 바닷물을 뚫고 해수면 위로 출수하는 찰나에 1초 이하의 시간단위에 맞춰 로켓엔진이 자동점화되어 150~200m 정도 허공으로 솟구쳐오르는 초기단계의 시험을 뜻한다.
▲ <사진 5> 이 사진은 2015년 5월 8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함경남도 신포 인근의 마양도 앞바다에서 진행된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 중에 북극성-1호가 상승고도를 높이며 멀리 날아가는 장면이다. 북극성-1호의 동체를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을 만큼 높은 고도로 상승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국 국방부는 북극성-1호가 해수면 위로 150-200m 솟구쳐 올랐다가 해수면에 떨어졌다고 하면서, 수중시험발사가 아니라 수중사출시험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위의 사진은 그런 주장을 부정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6개월 전에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한 조선이 이제 와서 초보단계의 수중사출시험을 또 다시 해야 할 필요는 없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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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조선은 그런 초기단계의 수중사출시험을 이미 2014년에 성공적으로 완료하였다. 2015년 5월 8일 전략잠수함이 마양도 앞바다에서 북극성-1호 모의탄을 발사한 것은 수중사출시험단계를 넘어선 수중시험발사였다. 그 날의 수중시험발사는 수심 50m에서 고속사출되어 바닷물을 가르며 솟구쳐 오른 북극성-1호가 동해의 하늘 높이 날아간 비행시험이었다. <사진 5>에서 보는 것처럼, 그 날 북극성-1호는 굉음과 화염과 연기를 내뿜으며 육안으로 그 동체를 식별할 수 없을 만큼 높은 고도로 날아갔다. 150~200m 솟구쳐 오르다가 해수면에 떨어진 수중사출시험이었다는 한국 국방부의 주장은 현장보도사진에 의해 부정된다.
지금으로부터 약 6개월 전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한 조선이 이제 와서 초보단계의 수중사출시험을 또 다시 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잠대지탄도미사일 개발사업은 수중사출단계→수중발사단계→표적타격발사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쳐 완성되는데, 조선은 북극성-1호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표적타격발사단계를 거치지 않았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조선은 북극성-1호 표적타격시험발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으므로 그것을 하지 않은 것이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2015년 5월 9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현장이 촬영된 보도사진에 나타난 것처럼, 그 미사일은 상당히 긴 사거리를 가진 잠대지탄도미사일이다. 그 사거리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연합뉴스> 2015년 10월 12일 보도기사에 나온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의 추산에 따르면, 북극성-1호는 크기가 비슷한 러시아의 잠대지탄도미사일 R-27과 비교할 수 있는데, 650kg의 탄두를 장착하고 2,800km를 날아갈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보도사진에 나타난 북극성-1호의 크기와 형태는 러시아의 R-27보다는 중국의 쥐랑(巨浪)-1호에 훨씬 더 가깝다. 그래서 나는 2015년 5월 18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글 ‘최후일격 암시하는 북극성-1호’에서 북극성-1호의 사거리를 1,500km로 추산한 바 있다.
▲ <사진 6> 이 사진은 미국 상업위성이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 있는 마양도를 촬영한 위성영상자료다. 마양도에는 전략잠수함들이 드나드는 거대한 지하잠수함기지가 있다. 조선이 북극성-1호의 표적타격시험발사를 하는 경우, 마양도 앞바다에서 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조선에서는 장거리탄도미사일의 표적타격시험발사를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거리가 1,500km로 추정되는 북극성-1호의 표적타격시험발사를 하는 경우 그 미사일의 모의탄두가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 태평양에 떨어지게 되고, 그로써 미국과 일본을 자극하여 한바탕 큰 소동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조선의 자연지리적 조건은 장거리탄도미사일의 표적타격시험발사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조선은 표적타격시험발사를 생략하고 미사일개발을 완성시키는 고도의 기술을 가지게 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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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만일 조선이 북극성-1호를 마양도 앞바다에서 동쪽으로 시험발사하면, 그 미사일의 모의탄두가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 약 330km를 더 날아가 태평양에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조선이 북극성-1호 표적타격시험발사를 하려면 태평양에 표적선박을 띄워놓고 그 인근해상에 2척 이상의 관측선을 보내야 하는데, 동해에서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 태평양으로 미사일을 날려보내려 하면 미국과 일본이 자극을 받아 요격미사일을 쏜다고 하면서 난리를 치게 될 것이고, 그런 긴장된 상황에서 태평양으로 2척 이상의 관측선을 보내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진 6>
그래서 다른 미사일생산국들과 달리, 조선은 사거리가 1,000km 이상 되는 미사일의 경우 표적타격시험발사를 생략한 채 미사일개발을 완성하는 고도의 기술을 확보하여야 하였다. 표적타격시험발사는 미사일의 타격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므로, 시험발사를 하지 않고서도 타격정밀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면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예컨대, 탄두를 원뿔형에서 삼각뿔형으로 교체하여 탄두비행의 정확도를 높이고, 관성유도비행을 보정해주는 위성항법장치를 미사일에 내장하여 유도체계를 보강하고, 요격미사일 회피기동능력을 강화하는 등 여러 가지 최신공학기술조치를 동원하여 장거리탄도미사일의 타격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킨 것이다. 한미정보당국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문화일보> 2015년 4월 7일 보도에 따르면, 2009년 인공위성 광명성-2호를 발사한 이후 2015년까지 6년에 걸쳐 조선의 각종 미사일들은 여러 가지 공학기술조치에 의해 그 위력과 정확도와 요격회피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고 한다.
조선이 보유한, 사거리가 10,000km 이상인 목성계열의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화성계열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그리고 사거리가 3,500km인 화성-10호와 사거리가 1,500km인 북극성-1호는 표적타격시험발사를 생략한 채 완성되어 실전배치된 탄도미사일들이다.
4. 수중유격전에 돌입할 북극성-1호와 핵추진 전략잠수함
한국군 정보당국이 작성한 ‘북한 해군, 항공모함 타격용 소형 잠수정 운용’이라는 제목의 대북군사정보문건을 입수하여 보도한 <월간중앙> 2010년 4월호 기사에 따르면, 조선의 소형 잠수정들은 동해의 수중매복구역에 출동하여 약 1개월 동안 매복하다가 정해진 날짜에 다른 잠수정과 교대하여 기지로 복귀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항모격침결사대가 엔진소음을 아주 적게 내는 소형 잠수정을 타고 수중에서 은밀히 매복하고 있다가 격침대상이 나타나면 불시에 기습타격하는 기상천외한 잠수함작전을 연습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미해군이 초대형 핵추진 항공모함을 가졌다고 해서 자만에 빠져 조선의 소형 잠수정을 얕보다가는 큰 코를 다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 잠수함대가 수중매복전과 수중기습전을 결합하여 완성시킨 잠수함작전을 그들은 수중유격전이라 부른다고 한다. 이 글에서 논하는 북극성-1호도 수중유격전에 사용되리라는 점은 명백하다.
▲ <사진 7> 이 사진은 2004년 1월 22일 미국 원자과학자협회보에 실린 것인데, 300kt급 전략핵탄이 펜타곤 위에서 폭발한 것으로 가정하고, 그 파괴범위를 표시한 것이다. 300kt급 전략핵탄은 북극성-1호에 장착될 것으로 추정되는 전략핵탄이다. 위의 사진에 기술된 설명에 따르면, 폭심지 펜타곤으로부터 반경 1마일(1.6km) 지역은 핵화염 속에서 모든 것이 흔적 없이 녹아버리고, 폭심지로부터 반경 2마일(3.2km) 지역은 폭발고열 속에서 모든 것이 녹아버리고, 폭심지로부터 3.5마일(5.6km) 지역은 거대한 불덩이 속에 잠긴다. 펜타곤으로부터 백악관까지 거리는 약 5km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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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북극성-1호를 수중유격전에서 사용하려는 목적은 전시에 미국의 보복핵공격을 원천봉쇄하여 그들이 말하는 ‘최후결전’을 72시간 안에 속결하려는 데 있다. 조선이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 D.C.를 공격할 결정적인 타격수단을 실전배치하면, 전시에 미국의 보복핵공격을 원천봉쇄하고 전쟁을 72시간 안에 속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조선이 워싱턴 D.C를 공격할 타격수단을 준비하는 것은 미국과 맞붙을 ‘최후결전’의 승패를 결정지을 운명적인 문제로 된다. 조선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총력을 집중하여 워싱턴 D.C.를 공격할 강력한 타격수단을 개발하여야 했던 까닭이 거기에 있다. <사진 7>
조선이 개발한, 워싱턴 D.C.를 공격할 타격수단은 두 종류인데, 하나는 산악지대의 지하발사기지 또는 8축16륜 자행발사대에서 발사될 대륙간탄도미사일이고, 다른 하나는 잠대지탄도미사일을 탑재하고 잠항하는 전략잠수함이다. 조선은 워싱턴 D.C.를 공격할 타격력을 그처럼 이중으로 보유한 것이다. 조선이 올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호를 열병식에 등장시키고, 북극성-1호의 전략잠수함 수중시험발사를 성공시킨 것은 그런 이중타격력을 보유하였음을 과시한 것이다. 미국이 평양을 겨냥한 핵타격계획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에 대응하여 조선도 워싱턴 D.C.를 겨냥한 핵타격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북극성-1호 사거리가 1,500km이므로, 전시에 조선의 전략잠수함이 그 미사일로 워싱턴 D.C.를 타격하려면, 수중유격전 방침에 따라 타격대상으로부터 1,500km 안으로 접근하여 수중에 매복하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기습적으로 발사해야 한다. 사거리가 1,500km인 북극성-1호를 탑재한 조선의 전략잠수함이 전시에 반드시 대서양으로 출동해야 할 것으로 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그런데 조선이 보유한 수중배수량 1,800t급 디젤-전동식 잠수함들은 잠항속도가 핵추진 잠수함에 비해 절반 밖에 되지 않아 대양횡단에 부적합하고, 잠항지속능력도 제한적이어서 전시에 대서양의 수중매복구역으로 출동하지 못한다. 조선이 ‘최후결전’ 중에 워싱턴 D.C. 타격에 사용할 북극성-1호를 항속거리가 짧아 대서양에 가지도 못할 디젤-전동식 잠수함에 탑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다. 전시에 대서양의 수중매복구역에 나타날 조선의 잠수함은 반드시 핵추진 전략잠수함이어야 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북극성-1호를 탑재한 전략잠수함이 핵추진 잠수함이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2015년 3월 9일 <문화일보>는 한국 정보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조선이 마양도 지하잠수함기지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중인데, 2016년 말까지 완성할 것이라는 첩보가 입수되었다고 보도하였지만, 그런 보도가 나온 때로부터 불과 2개월 만에 조선의 신포급 핵추진 전략잠수함이 동해에 나타나 북극성-1호를 수중에서 시험발사하는 놀라운 사변이 일어났다.
주목하는 것은, 조선에서는 디젤-전동식 전술잠수함을 건조할 때 그러한 것은 물론이고 핵추진 전략잠수함을 건조할 때도 소형화된 잠수함을 건조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소형화된 핵추진 전략잠수함은 대형화된 핵추진 전략잠수함에 비해 수중음파탐지망에 걸릴 위험이 적으며, 작전효율도 높기 때문이다. 대형화된 핵추진 전략잠수함 1척보다 소형화된 핵추진 전략잠수함 3척이 훨씬 더 위력적인 수중작전을 펼칠 수 있다.
나는 2015년 5월 18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글 ‘최후일격 암시하는 북극성-1호’에서 신포급 전략잠수함의 수중배수량이 2,500~3,000t이라는 사실, 그 전략잠수함이 가압경수로로 움직이는 소형화된 핵추진 전략잠수함이라는 사실, 300킬로톤급 전략핵탄을 장착한 북극성-1호를 전망탑 내부에 설치된 수직발사관 2개에 각각 1발씩 탑재한 전략잠수함이라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서술한 바 있다. 또한 나는 2015년 5월 26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글 ‘신포급 전략잠수함은 몇 척인가?’에서 조선이 신포급 핵추진 전략잠수함을 3척 보유하였음을 논증한 바 있다. <사진 8>
▲ <사진 8> 위쪽 사진은 조선인민군 해군의 신포급 전략잠수함이고 아래쪽 사진은 독일의 HDW사가 건조하고 한국의 대우조선해양사가 일부 성능을 개량한 한국 해군의 장보고급 전술잠수함이다. 이 두 사진에 나타난 잠수함들을 서로 비교해보면, 장보고급 전술잠수함에 비해 신포급 전략잠수함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장보고급 전술잠수함의 수중배수량은 1,400t인데, 신포급 전략잠수함의 수중배수량은 2,500-3,000t으로 추정된다. 신포급 전략잠수함이 장보고급 전술잠수함보다 두 배 이상 크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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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조선에는 수중작전능력이 떨어지는 노후한 잠수함들밖에 없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였지만, 잠수함전단장 출신인 문근식 예비역 해군대령은 <문화일보> 2015년 1월 20일 보도기사에서 잠수함을 건조하고 운용하는 조선의 기술이 “한국보다 30년 이상 앞섰다”고 인정하였다. 예컨대, <나우뉴스> 2014년 7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1,800t급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1년 6개월마다 한 척씩 계속 건조하는 놀라운 건조능력을 가졌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2006년도 세계 군사력 비교’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조선이 88척의 잠수함을 보유하였다고 기술하였고, 2006년 3월 9일 버월 벨(Burwell B. Belll) 당시 주한미국군사령관은 미국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조선이 “세계 최대 잠수함대(the world's largest submarine fleet)를 보유하였다고 말했던 것이다.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다는 미국의 민간군사연구기관이 2006년 초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조선이 88척의 잠수함을 보유하였다고 기술하였으니,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오늘 조선은 신포급 핵추진 전략잠수함을 포함하여 각종 잠수함 100척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은 오늘 조선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잠수함대를 운용하면서 그들의 고유한 전법인 수중유격전을 연습하고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누구나 예견할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인민군 잠수함대가 수중유격전의 기습타격, 집중타격, 섬멸타격으로 침몰시키려는 1차 타격대상이 미해군 항공모함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 없이 명백하다. 그런 점에서 조선에서 말하는 ‘최후결전’은 조선인민군 잠수함대와 미해군 항공모함의 대결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견된다.
그러면 조선에서 ‘최후결전’을 앞두었다고 말하는 지금 쌍방의 전력은 어떻게 준비되었을까? 놀랍게도, 쌍방의 전력은 아주 대조적인 양상을 드러내 보인다. 이를테면, 조선인민군은 항공모함을 격침시킬 위력적인 전략무기로 손꼽히는 잠수함을 100척이나 보유하고 수중유격전을 연습하며 잠수함전력을 비약적으로 증강시키고 있는데, 그에 맞선 미국군은 급격한 국방예산삭감으로 항모정비기간이 늘어나는 바람에 항공모함이 5척이나 발이 묶이는 사상 최악의 곤경에 빠진 것이다. 2015년 11월 3일 미국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해상전력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토머스 무어(Thomas J. Moore) 미해군 항모사업실행관은 “10척의 항공모함 중에서 5척은 정비 때문에 작전배치가 불가능하다”고 탄식한 바 있다.
오늘날 조선인민군과 미국군 사이에서 펼쳐진 대조적인 현실이 말해주는 것처럼, 조선의 잠수함전력은 최전성기에 도달하였고, 미국의 항공모함전력은 최악의 곤경에 빠졌다. 이제껏 초대형 핵추진 항공모함을 앞세워 반미국가들을 침공하며 약소국들을 위협했던 아메리카제국주의의 항모우위시대가 항모격침 수중유격전술을 연마한 조선인민군 잠수함대의 등장으로 급속히 저물어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