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344] 제재에도 풍성해지는 북의 자국산 경공업제품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10/09 [22:37]  최종편집: ⓒ 자주시보

 

중국의 한 팔로군역사연구자가 몇 해 전 글에서 팔로군이 1945년 일제 투항 후 북방 도시 장쟈커우(张家口, 장가구)를 해방한 뒤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때 팔로군의 수확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일본 병원과 학원에서 일본인 의사와 간호사들을 동원하여 부대에 편입시켜 턱없이 부족하던 의료진을 보강한 것이고, 하나는 대량의 군수물자를 몰수한 것이었다. 총포와 탄알 따위는 척 보면 알지만 통조림들은 뭐가 뭔지 몰라 일단 보관해두었다. 

 

이듬해 국민당군의 공격으로 부대가 산간지역으로 철수한 뒤, 팔로군 병원사람들이 통조림을 몇 개 따보니 죄다 콩이 들어있는데 몽땅 썩어버려 냄새가 고약했다. 욕을 하면서 막 버리려 할 때, 마침 일본인 여자간호사들이 지나가다가 달려와 손짓발짓을 보태면서 당신들은 이걸 먹지 않겠느냐고 확인했다. 확답을 듣자 일본여자들은 좋아라고 통조림들을 가져갔다. 팔로군들은 왜놈들이 썩은 콩을 다 먹는다고 비웃었는데, 사실 그게 바로 근년에 건강식품이라고 선전되는 낫또(纳豆)였던 것이다. 

 

낫또가 어떠어떻게 건강에 좋다는 선전과 광고는 진행된 지 여러 해다. 그런데 필자가 알기로는 아직까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완전 반했다는데, 흥미 없는 사람들은 여전히 멀리 한다. 필자만 보더라도 썩장(청국장)은 좋아하지만 낫또는 멀리한다. 

 

그런데 재일 《조선신보》 10월 7일자 기사 “공업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제품들을 판매”에 의하면 평양에서 “띄운콩”이라고 불리는 낫또 제품이 팔려나간다 한다. “그림이 있어야 진상이 있다”는 식으로 사진 3장도 곁들였다. 

 

▲ 평양에서 생산, 판매되는 띄운콩제품들(《조선신보》사진 합성)     © 자주시보, 중국시민

 

원래 전통음식으로 썩장(청국장)이 있었는데 콩발효식품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제까지도 일부 가정들에서는 띄운콩을 자체로 만들어먹었는데 최근에는 크고작은 식료공장들이 띄운콩생산공정을 확립하여 전통적인 콩발효식품을 공업적인 방법으로 만들어내고있다”는 것이다. 

기사에 의하면 근년에 조선(북한)에서 콩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콩가공음식을 더 많이 개발생산하여 인민들의 식생활을 보다 윤택하게 하자는 기운이 조성되고있다” 한다. 

 

기사는 또한 “띄운콩도 조선의 전통음식의 하나인데 지난 시기는 공업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제품들이 많지 않아 널리 대중화되지 못했다.”고 쓴 다음 평양기초식품공장이 주요제품-된장, 간장, 맛내기 외에 올해 4월부터 띄운콩도 생산하고 있다면서 김책공업종합대학의 연구사들과 협력하여 생산설비의 주체화도 실현하였다고 설명했다. 

“이곳 공장의 띄운콩제품은 현재 평양제1백화점을 비롯한 시내의 주요상점들에서 판매되고있다. 또한 애육원과 육아원, 초등학원과 중등학원의 식당들에 정기적으로 공급되고있다.” 

 

띄운콩에 관한 영양학적지식과 먹는 방법, 띄운콩요리 만드는 방법 등이 텔레비전방송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관심자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띄운콩을 생산하는 공장들도 여럿이고 상표도 여러 가지라고 소개한 기사는 이런 말로 마무리했다. 

“시내에 있는 대형상점의 하나인 보통강백화점에서는 두달전부터 각종 띄운콩제품을 판매하고있는데 종업원에 의하면 한번 맛본 손님이 계속 구입한다고 한다. 또한 구입자들이 각이한 상표의 각이한 맛을 대비하고있어 생산단위인 공장들에서는 띄운콩제품의 품질향상을 위한 경쟁열풍이 일고있다고 한다.” 

 

근년에 조선에서는 경공업제품에 대한 보도들이 부쩍 늘어난다. 있으면 더 좋고 없어도 별문제 되지 않던 물품들이 양산되거나 새로 생겨난다는 것이다. 띄운콩도 없어서는 안될 음식은 아니었는데, 이제는 우선 평양에서 소비층을 늘여가는 추세다. 반북이 본능인 사람들이야 무슨 “대북소식통”의 입을 빌어 조선산 띄운콩맛이 별로라거나 간부들과 돈주들이나 사먹지 서민들은 맛볼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식으로 폄하할 테지만, 조선사람들의 살림이 점점 윤택해진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할 방법이 없다. 

 

이제 띄운콩이 지방에도 두루 퍼질 건 시간문제인데, 《조선신보》가 연속보도해도 좋지만, 한국 기자가 직접 북의 어느 지방을 가보고 거기서 팔리는 띄운콩제품을 사진찍고 맛을 보는 여건이 이뤄지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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