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방남한 고위급대표단에 북 외무성 내 대미외교 담당인 최강일 부국장이 포함되었고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한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정부 대표단에 백악관에서 남북한 문제를 실무적으로 담당하는 앨리슨 후커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비공식 수행원으로 포함되어 이 두 실무자들의 비공개 대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특히 후커 보좌관은 지난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의 석방을 위해 방북해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 협상할 때 수행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있어 북미관계에 깊이 관여해온 인물이어서 더욱 그렇다.
특히 25일 폐막식 참석을 제외한 나머지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어 북미접촉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이번 회담은 어떤 성격을 지니며 향후 북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원래 실무협상은 양국이 실질적으로 협상을 진전시키고 싶을 때 합의할 내용을 사전에 충분한 논의하기 위해 진행한다. 여기서 상호 합의가 마무리되면 책임자들이 나서서 서명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번 미국의 방남 대표단은 폐막식 다음날인 26일이면 한국을 떠난다. 실무협상을 하기에는 시간이 충분치 않다. 따라서 실무급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얼마나 진전을 보게 될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이정도 실무급이라면 굳이 한국의 평창이 아닌 제네바 등 제3국에서도 얼마든지 진행시킬 수 있는데 왜 하필 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평창에서 진행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이는 어느 쪽에선가 급하게 실무협상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제발 날씨 이야기라도 좋으니 만나서 아무 이야기나 해보자는 쪽에서 급하게 요청하여 회담이 열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게 급한 쪽은 보나마나 미국이다. 지난해 북이 무서운 기세로 쏘아댔던 미사일 장착용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보면서 기겁한 미국이 해결까지는 아니더라도 시간이라도 벌자고 매달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왜 평창일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창을 찍어서 요구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바로 북과 실무자급의 만남이라도 진행하고 싶다면 남북관계발전을 뒷받침해주어야 한다는 북의 요청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자유한국당에서 저렇게 난리법석을 피우며 반대하는 김영철 단장의 방남을 미국이 막지 않고 보장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기에 이번 협상으로 큰 진전이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논의할 시간도 얼마 없다. 특히 북이 미국과의 대화에 전혀 급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더욱 그렇다.
물론 북미사이 대화가 급물살을 타고 급진전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클래퍼 전 미국정보국장의 주장대로 북의 핵을 인정하고 주한미군철수까지도 단행할 의지를 굳혔고 이미 관련하여 대화와 합의를 막후에서 충분히 진진시켰다면 그것이 가능할 것이다.
사실 오바마 정부 말에 북미 사이 반관반민 비공개 대화가 적지 않게 진행되었다. 지난해에도 막후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틸러슨 국무장관과 최선희 미국국장의 입을 통해서도 직접 확인이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하자마자 북과의 관계문제를 전격적으로 풀려고 했었다. 하지만 플린 보좌관이 스캔들에 연루되어 낙마하면서 대북강경으로 확 돌아섰다.
이에 대해 정기열 교수는 예상치 못한 미국 내의 강경세력들의 반발에 트럼프 대통령이 “좋다. 이제부터 북에 대해 강경정책을 할만큼 다 해보겠다. 그래도 통하지 않는다면 그땐 북미대화로 문제를 풀테니 반대하지 말라.”라며 지난 한 해 대북강경발언으로 일관해온 것이 아닌가 분석 추정한 바 있다.
그런데 그런 대북강경책이 오히려 북의 핵무장력 강화만 초래하였다. 북은 미 본토 직격능력을 과시한 화성-15형 시험발사까지 성공하였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북과 대화할 의지가 있다면 이제는 이런 결과를 내세워 북미대화에 전격 나설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북미 사이에 진행된 비공개 협상에서 이미 충분미 합의를 보았다며 마지막 정리를 거쳐 고위급의 막판 조율협상 후 트럼프의 평양방문까지 급격하게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북미실무협상이 이중 어떤 의미의 협상이 될지는 더 두고 봐야할 것이다.
필자가 보기엔 북미협상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보인다. 물론 미국의 많은 전문가와 간부들이 당장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의 대북강경파들의 반발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어떤 의원은 제한핵타격도 아닌 전면적 대북 핵타격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가 지금 이방카와 함께 평창에 왔다. 미국 내에서 입장정리가 안 되어 오락가락이다.
특히 북이 전혀 미국과의 대화에 연연하지 않고 제 갈길을 가고 있다.
북이 진행하는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에서 미국의 초강력 대북제재로 어려움이 없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는 자강력을 앞세워 오히려 모든 것을 다 국산화하고 나날이 과학기술력을 폭발적으로 발전시키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본심을 더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북 주민들과 세계인들이 스스로 그 진실을 느끼고 깨닫게 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특히 미국이 아무리 초강경 제재를 가해도 이제는 식량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고 에너지문제와 원자재문제도 기본적으로 북의 석탄 등 자국의 것으로 해결할 수 있게 체계를 완비했기 때문에 북 주민들이 춥고 배고플 일이 없게 된 점도 북이 미국과 대화에 매달릴 필요를 없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북미관계 급물살은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다.
대신 남북관계발전은 빠르게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런 자강력을 마련해놓고 있었기 때문에 신년사에서 올해 남북관계 발전의 결정전 전화를 이루어낼 것이라고 확언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미국이 우려하는 북의 핵과 미사일 등 핵무장력 공개조치를 잠시라도 접어두게 하고 싶다면 남북관계 발전을 뒷받침하라는 의사를 미국에 전달했고 그에 따라 북이 내려보내오는 모든 대표단을 남측에서 수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미국은 그 요구를 들어주면서라도 일단은 시간을 벌 필요가 있어 지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 급진전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는 것이다.
그 기회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이번에 남측과의 문제를 총괄하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방남대표단을 꾸려 내려보낸 것으로 판단된다. 북대표단과 남측의 각 기관 관료들 사이에 각 분야의 교류협력 사업과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구체적인 협상들이 지금 이 시각에도 활기차게 논의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앞으로도 남북대화가 순조롭게만 진행될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미국이 그것마저 가로막는다면 북은 미국과 초강경 막판 대결전에 돌입할 것이며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어마무시한 핵무장력을 연이어 공개하는 조치를 단행할 것이다.
그것은 결국 북미전쟁을 의미하게 될 우려가 높다.
현 상황에서 미국이 대무력을 동원하여 북에 압박을 가한다면 바로 전쟁직전 상황으로 들어가게 된다. 지난해에는 북이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하기 전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완성을 선포하였다. 여기서 미국이 군사적 압박을 가한다면 북의 핵무장을 막자는 것이 아니라 북의 핵무장력을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북은 작은 미국의 움직임에도 더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며 여차하면 미국보다 앞선 선제타격으로 한반도 주변에 몰려온 전략적 자산을 무력화하고 주변 미군 거점을 초토화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에 대해 보복을 하려고 하면 미국 본토까지도 직격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지난해와는 비교할 수 없이 위험한 국면을 초해하게 될 행동이 바로 대북군사적 압박 즉, 한미합동군사훈련이다. 최근 북에서 나온 성명에서 '관속에 시신을 집어넣을 한 놈도 남기지 않고 미국 초토화하겠다'는 등 초강경 내용으로 일관되어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변화된 상황때문이라고 본다.
미국에게는 이번이 북과 대화로 해결할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디 북미대화가 잘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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