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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일침 442]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진실은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18/04/12 [11:49]

[정문일침 442]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진실은

중국시민 | 입력 : 2018/04/12 [11:49]

 

11일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한 작은 음식점에 들어가니 텔레비전에서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논란에 관한 보도가 나오고 있었다. 

음식을 가져온 주인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60대 한족 주인은 목청을 돋우어 중국어로 말했다. 

“정부군이 질 때는 저런 소리가 없다가, 정부군이 이기면 저런 소리가 나온다니까.” 

웃음이 절로 나와 맞장구를 쳤다. 

식사가 잠깐 늦춰지고 국제정세토론이 전개되었다. 주인은 유엔과 유엔 사무총장을 거들면서 조리 정연한 주장을 폈다. 미국을 우두머리로 한 서방국가들의 시리아 정부군 화학무기사용 주장보다 설득력이 강했다. 

 

뉴욕 현지시간으로 10일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진상조사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러시아의 부결로 무산됐다. 

미국은 대통령 트럼프가 남미 방문까지 취소하면서 9일에 24~ 48시간 내에 대응조치를 취하겠노라 경고했고, 러시아는 방공미사일 시스템의 전투준비등급을 높였다고 응수했다. 미국이 폭격하든 미사일을 날리든 시리아 정부와 정부군의 손실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1999년 나토가 총동원하여 유고슬라비아를 78일간 폭격했으나 쾌승을 거두지 못했던 전례가 있다. 반면에 미국과 동맹국들이 감당할 위험과 후폭풍은 상당하리라 예견된다. 

아사드가 독재자이고 시리아 정부와 정부군의 악의 화신이라고 단정해버린 사람들은 서방의 주장들을 문자 그대로 믿는 게 자연스럽고 속편할 것이다. 허나 시리아 내전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다방면 정보들을 얻으면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음이 알린다. 

 

이번의 화학무기 사태만 보더라도, 시리아 정부군이 절대적인 우세를 차지하여 재래식 무기로도 완승을 거둘 수 있는 상황에서 사용조건이 까다롭고 살상력이 제한되며 후과가 엄중한 화학무기를 쓸 필요가 있겠는가? 반정부군들마저 협의를 거쳐 포위권에서 나가도록 허용한 게 정부군인데 굳이 평민들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쓸 필요가 있겠는가? 

유엔의 화학무기금지 조직은 9일 동구타 지역의 화학무기 사용설을 조사하고 있다고 선포하면서 모든 가능한 경로를 통해 화학무기 사용여부를 확인하고 “화학무기금지공약” 조약국들에 조사결과를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에는 시간이 걸린다. 허나 국내에서 성 추문에 시달리는 트럼프는 24~ 48시간 내의 대응을 들먹였다. 영국의 “2중 스파이 독살시도”사건이 연상된다. 

한국에서는 스파이 독살사건이라고도 보도되었는데 실제로 “중독”되었다는 전 러시아 요원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은 목숨을 부지했고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에 처했다니까 “독살시도”사건이라는 표현이 맞다. 영국은 아무런 증거도 내놓지 못하면서도 러시아만이 살해동기가 있고 소련- 러시아의 군급(military-grade) 신경작용제 노비촉이 사용되었다고 단언했고,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했다. 유럽의 여러 국가가 영국의 러시아까기에 동조하여 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서유럽에서 일어난 첫 화학무기공격으로 정의하고 역시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했다. 러시아가 24개의 질문을 던지면서 반론을 폈으나 잘 먹혀들지 않았다. 노비촉이 아주 드문 독제인데 부녀가 실려 간 병원에 어떻게 마침 해독제가 있었느냐 등 논리성이 강한 질문들도 반러시아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으로 돼버린 분위기에서 말발이 서지 않았다. 

 

극적인 역전은 영국 전문가가 만들어냈다. 영국 국방과학기술연구소(DSTL) 수석 연구원 게리 에이킨헤드가 3일(현지시간)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의 인터뷰를 받으면서 “우리는 이 물질이 ‘노비촉’이라는 것을 확인했지만, 정확한 출처는 밝히지 못했다”고, “이 물질이 무엇인지 과학적 증거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 일이지만, 이것이 어디서 제조됐는지 밝히는 것은 우리의 일이 아니”라고 말했던 것이다. 영국 외교부 사이트에서 3월 22일 러시아의 소행으로 못 박았던 트윗글을 슬그머니 삭제해버렸으나 러시아가 놓칠 리 없었다. 그 글에서 국방과학기술연구소의 세계 최고급 전문가들이 군급 노비촉 신경작용제는 러시아가 생산한 것이라고 실증했노라고 주장했는데, 왜 슬그머니 지웠느냐? 러시아의 이 질문은 너무나도 강력하고 반박할 여지가 없어서인지 영국은 못들은 척 하는 판이다. 

하여 요즘에는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가 이제 미국으로 옮겨가서 안전하게 살게 되리라는 예견성 기사들이 나올 뿐, 러시아의 소행으로 찍는 기사들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사실 살해동기를 논한다면, 푸틴의 연임이 확실히 되는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푸틴의 명예를 파괴시키려는 세력이야말로 동기가 충분하지 않겠는가. 또한 영국에서 보호를 받는 스크리팔에 접근하기도 러시아인들보다 훨씬 편하고...... 

사건 진상에 관심 없는 정객들이 섣불리 외교관 추방 등 조치들을 취했다가 부메랑에 당한 꼴인데, 트럼프의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대응조치라는 게 어떤 후유증을 만들어낼지 제법 흥미롭다. 

 

뉴욕의 한 개 구의 선거승리를 위하여 중동정책을 바꾸는 게 미국이라는 말이 있었다.  이제 와서는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되기 전에 아랫도리를 잘못 놀린 사건을 덮기 위하여 중동정책을 바꾸려는 게 미국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겠다. 이후에 역사를 쓸 사람들이 골치 아프겠다. 

무조건 미국을 우러르는 일부 한국인들이야 트럼프의 강경대응을 환영하고 북폭으로 이어지기를 고대하겠다만 그런 꿈은 꿈으로나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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