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519] 송영무 장관으로부터 이재명 지사에 이르기까지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7/23 [10:55]  최종편집: ⓒ 자주시보

 

옛날 어느 프랑스 작가가 카페에 있지 않으면 카페로 가는 길에 있었다는 말이 있다. 

누구를 가리켰던지 기억나지 않으나, 정문일침 518편 “말말말, 말썽도 많으니까 북의 반발도 부르고”(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40889&section=sc51&section2=)를 쓴 뒤 그 말이 자주 떠오르면서 패러디를 만들게 된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실언하지 않으면 실언을 사과한다. 

정치인들은 선거를 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를 위해 다툰다. 

기무사 위수령, 계엄령 문건이 공개된 후, 일부 사람들이 비상사태에 대비한 검토였을 뿐이라면서 기무사의 잘못 혹은 죄악을 덮으려 했는데, 서류들이 추가, 공개되면서 결코 검토에 그치지 않고 계엄포고문도 준비했고, 야간통행금지도 계획했음이 밝혀졌다. 기무사를 변호하기 어려워지니 어떤 사람들은 아예 문건자체가 가짜라고 단언한다. 그중 일부는 인터넷에서 필명으로 주장을 편다. 

문재인 정부가 하는 일들을 무조건 반대하지 않으면 반대할 이유를 만드는 셈이다. 

현실과 가상현실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쟁론들을 접하노라면, 단세포동물들이 살아가기 쉬운 세상이 좋은 세상인지 나쁜 세상인지 헷갈린다. 

 

미투 운동이 고조에 이르렀을 때, 서울시장 선거출마를 선언한 정봉주 전 의원이 미투 고발에 걸리니, 정 전 의원은 여러 가지 증거들을 제시하면서 강력히 부인하다가 나중에 신용카드 내역을 스스로 밝혀내고 문제의 호텔에 간 적 있음을 시인했다. 상대방이 주장하는 행위를 했다는데 대해서는 여전히 부인했고 전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던 시기, 정 전의원이 여자 문제에 발목 잡힌 데 대해 그를 꽤 잘 안다는 사람들의 반향이 흥미로웠다. 

“그럴 줄 알았다.” 

감옥에 들어가서 성욕을 억제하는 약을 복용했다고 보도된 적 있는 정 전 의원으로서는 여자에게 껄떡거렸다면 이상할 게 없다는 얘기다. 물론 그럴 줄 알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문제의 호텔 열린 공간에서 성추행이 정말 일어났다고 단언하는 건 아니다. 

정 전 의원보다 좀 늦게 미투 고발에 안희정 당시 충남지사가 걸렸을 때에는 다른 반향이 나왔다. 

“그럴 줄 몰랐다.” 

안희정이라는 정치인물이 흠 잡을 데 별로 없는 깨끗한 공중이미지를 가졌기에 미투 고발은 한국 사회에 굉장한 충격을 주었다. 그런데 언론을 통한 피해자의 고발이 지나가고 사법절차에 들어간 다음에는 그게 미투가 맞느냐는 논란이 이어진다. 위계에 의한 성폭행이냐 불륜이냐를 두고 법정 안팎에서 숱한 사람들이 주장을 편다. 어떤 판결이 나오든지 상처가 아물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특히 지난 대선 전야 더불어민주당 내부경선에서 안희정 후보를 열렬히 지지했던 사람들은 세상에 믿을 놈 없다고 허탈하지 않을까? 

 

이재명 성남시장을 둘러싸고 떠돌다간 잦아들곤 했던 여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설이 6· 12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경기도 지사 후보가 다른 후보들을 까맣게 떨어뜨린 여론조사결과들이 나오면서 다시 튀어나왔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좋은 과녁으로 삼아 공격했고 유명작가, 언론인, 네티즌들이 가세하면서 판이 엄청 커졌다. 쟁론에서 “그럴 줄 알았다”나 “그럴 줄 몰랐다”, “그럴 리 없다”처럼 똑 부러지는 표현이 드물었는데, 필자가 받은 느낌인즉 

“그럴 수도 있겠다” 

전에 여러 번 이재명 관련설을 부인했던 김부선 씨가 이번엔 상대를 정치인 이재명으로 확정하고, 사진 따위 증거물을 내놓지 못하면서 자기가 바로 증거라고 주장하니, 제3자로서는 누구 말이 옳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하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식의 애매한 반향들이 나오고, 이재명 지지자임을 표방하는 일부 사람들은 설이 사실이랬자 정치능력과 무슨 상관이냐고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선거결과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탄생했는데 논란과 말썽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사법기관이 지난 주 김부선 씨를 지지하는 공지영 작가를 불러 조사했고, 이번 주에는 설과 관계되는 언론인 김어준, 주진우 씨를 부른단다. 헌데 아직 법적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일부 언론은 김부선 씨와의 논쟁에서 이재명 도지사가 판정패를 받았다고 단정해버렸다. 편들기가 지나치면 언론의 공정성과 기사의 신빙성이 의심받는데도 그렇게 단호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설에 얽혀온  김어준, 주진우 두 유명 언론인이 침묵을 어떻게 깨뜨릴지 궁금해 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그들의 발언가치가 급락했다. 2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이재명 조폭관련 의혹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이재명은 참으로 특수한 인물이다. 그보다 경력이 길고 지위도 높거나 엇비슷한 정치인들이 수두룩하건만 그처럼 자주 논란의 중심으로 되는 사람은 없다. 이단아라 할까. 그를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나 하면 그를 덮어놓고 미워하는 사람들도 있고, 원래 지지자였으나 지지를 철회했다라는 사람들도 있다. 철회이유로는 이재명- 김부선 스캔들, 형수 욕설 발언, 당선 후 방송사 인터뷰 끊기, 조폭 관련 등등이 꼽힌다. 

이재명이란 인물에 대한 태도는 사랑 아니면 증오라는 극단으로 갈라진다. 출마 불출마를 번복하고 당파 바꾸기를 밥 먹듯 하는 정치인들은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과 정반대다. 이재명이라는 인물의 존재감은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다. 이재명 도지사가 스캔들과 의혹설들을 이겨 자리를 지키고 나아가서는 더 커지느냐 아니면 정계에서 사라지느냐만큼 미래가 불확실하고 흥미로울 정치드라마는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참으로 기대된다. 

 

 

 


광고

트위터 페이스북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이재명키운다 18/07/23 [11:21]
다음푸들로 이재명을 키운다...현재푸들은 그것이 못마땅한거고...첩이 첩꼴 못보는이치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푸들맹세를 하지않으면 아예 정치판에 끼워주지않는다
천안함이 북침이라고 주장했던 푸들의 면면...문재인 이재명 박원순...
그리고 새싹은 아예 짤라버리니 맨날 그나물에 그밥인거지 ㅋㅋㅋ 수정 삭제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