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521] 김병준 덕분에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7/25 [18:31]  최종편집: ⓒ 자주시보

 

필자가 태어났을 때에는 중국의 마오쩌둥(모택동), 조선(북한)의 김일성 이른바 “개인숭배”가 이뤄진 뒤여서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다. 그러다가 “문화대혁명” 이후 마오 비판, 마오 반대바람이 불면서 많은 의문을 품었고 1980년대~ 1990년대 조선의 김정일 숭배도 이해하지 못했다. 

소련을 해체하고 러시아를 다스리면서 숱한 웃음거리를 만든 옐친이 1999년 말에 물러나고 푸틴이라는 40대 신인이 대권을 잡은 다음 유심히 관찰하던 필자는 2002년 《시집가려면 푸틴 같은 사람에게 가야지》라는 유행곡이 나와 히트 쳤다는 기사를 접하고 무척 놀랐다. 그때까지 푸틴이 해놓은 일은 많지 않았다. 뒷날 높은 점수를 받은 독점자본가 타격도 아직 제대로 하지 못했다. 허나 푸틴의 언행이 러시아의 강대함을 위해서라는 의지는 분명했다. 옐친과 그 일당이 서방의 처방을 통째로 받아들여 10년 가까이 침체상태에서 고생했던 러시아인들은 새 영도자가 보여준 의지에 감격했고, 러시아가 영광을 되찾을 희망을 보게 된 것이다. 

아직 해놓은 일이 별로 없었던 푸틴이 단 의지 하나로 국민의 존경을 받고 노래가 만들어져 이상적인 사나이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걸 보고서야 필자는 푸틴보다 해놓은 일이 훨씬 많은 사람들이 누린 “개인숭배”는 다 그럴 만한 객관적, 주관적 이유들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한편 마오 비판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게 혁명전우 “숙청”이었다. 중국노농홍군의 장정을 책으로 펴낸 미국 유명기자 솔츠베리는 대장정으로 형제 같은 집단이 무어져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웠는데 마오가 만년에 미쳐서 전우들을 숙청했다고 비난했다. 헌데 바로 그 미쳤다는 만년에 마오는 유엔에서의 중화인민공화국의 합법적 지위를 되찾았고 중미 관계를 바꾸었으며 제3세계 국가들의 엄청난 존경을 받았다. 만년의 마오를 찾아뵌 미국 대통령 닉슨이나 국무장관 키신저는 미쳤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그들이 본 마오는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마오 시대에 비판받았거나 타도되었던 사람들이 복권 혹은 명예 회복하고 흠잡을 데 없이 그려지는 걸 보고 들으면서 마오의 잘못이 아쉬웠고 불만스러웠다. 

나이를 먹고 경력을 쌓아가면서 집단의 형성과 변화 지어는 해체가 얼마나 복잡한 일이냐를 몸으로 겪은 뒤, 마침 인터넷 시대가 시작되어 다방면 자료들을 비교적 자유로이 접하여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의 1세대 중 일부 명인들이 당년의 이념과 정반대인 언행을 하는 걸 알게 되면서, 마오의 만년의 고충을 진정 이해하게 되었다. 마침 중국에서 당년에 복권된 사람들이 전에 어떤 주장을 했고 어떤 행동을 했느냐도 점점 더 많이 알게 되고, 그런 주장이 현실적으로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느냐도 보고 들으니 단순히 숙청으로 판단할 수 없음이 이해되었다. 

푸틴 덕분에 “개인숭배”를 더 잘 알게 되고, 이란의 혁명원로 덕분에 종파와 숙청을 제대로 알게 된 필자는 근년에 한국을 살펴보면서도 깨닫는 바가 많다. 

 

노무현 팀에 속했고 노무현 정부에서 실장과 장관, 부총리를 맡았던 김병준이란 이가 2016년 말 최순실 게이트로 탄핵 위기에 처한 박근혜 대통령의 총리 제안을 덥석 받아 물었을 때 그에 대해 잘 모르던 필자는 그저 이상스럽기만 했다. 국회에서 인준되지 않은 채 탄핵 소추가 이뤄지면서 총리 내정자 신분이 자연히 소멸되는 바람에 총리 꿈을 꾸다 만 웃음거리를 남겼는데, 만약 당시 국회가 인준하여 김병준 국무총리가 탄생했더라면, 연말과 이듬해 탄핵정국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을까 의문이 든다. 요즘 시끌벅적한 기무사 계엄문건의 윗선으로 황교안, 박근혜가 지목되는 상황에서는 또 김병준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면 위수령, 계엄령을 어떻게 대했겠느냐 궁금해난다. 만신창이 된 자유한국당에 들어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걸 보면 어떻게 했을까 짐작이 간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60여 년 인생에서 노무현과 함께 한 시간은 몇 해이다. 그런데 그 몇 해가 큰 자본으로 되어 2016년에도 2018년 현재에도 보수진영과 그 본인이 우려먹는 판이다. 

“노무현 정신”을 운운하는 김병준 위원장 덕분에 “친노”란 얼마나 복잡한 복합체였고 권력을 탐내는 인간이란 얼마나 심하게 변할 수 있느냐를 잘 알게 되었다. 참으로 고맙다. 극성이 강한 정치판의 연기들을 구경하면, 현실에서 남을 쉽게 믿다가 속을 일이 적어지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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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노빠 18/07/25 [18:54]
원조노빠로서 노빠가 자랑스러웠던적이 있었다 대선레이스기간과 취임초까지뿐이었지만...
대북송금특검때 그 부끄러움에 등을 돌렸을망정 비난까지는 하지않았다
대연정제안때부터 트로이목마였구나하는 느낌이 들었고 쥐를 당선시키는걸보고 만고역적이라했지
퇴임5개월남겨두고 정상회담쇼...개구리와 부엉이바위는 자업자득이지 먼넘의 개구리정신?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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