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생진보연합 공동대표단 강원도 산불 자원봉사를 다녀와서
대학생통신원
기사입력: 2019/04/17 [20:07]  최종편집: ⓒ 자주시보

 

지난 4월 11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공동대표단이 강원도 산불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산불 피해지역 자원 봉사를 다녀온 수기를 전합니다.

 

강원도 산불로 인해 1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또한 인근에 거주한 4,000여명이 대피를 하였으며, 530ha에 달하는 산림과 주택과 시설물 총 916곳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사회의 진보와 민주를 위해 활동하는 대학생들이 민중의 고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재민들을 만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이야기도 듣고 싶은 마음에 자원봉사를 갔습니다.

 

가장 큰 산불피해를 입은 강원도 고성으로 자원봉사를 갔습니다. 강원도에 처음 도착했을 때 산불이 어디에 난건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고속도로를 나와 속초에서 고성방향으로 가는 길에 전소된 집들과 타버린 나무들을 보았습니다. 산불의 심각성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펜션, 민박 같은 건물이 탄 것을 보고 저분들은 생업을 잃어버린 것이라 생각되어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농사를 생업으로 하는 분들도 생각났습니다. 산불의 참화를 보면서 가장 많은 이재민이 있는 대피소인 천진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

 

▲     © 대학생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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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초등학교 근처에는 차가 많았고 통신사 차량도 있었습니다. 사람이 많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대피소인 천진초등학교 강당은 경찰의 통제가 있었습니다. 이재민을 보호하고 외부인과 기자들의 방문을 제한하려고 한 것 같았습니다. 바로 옆에 자원봉사센터가 있어서 찾았습니다.

 

자원봉사를 가기 전 강원도 자원봉사센터, 고성군 자원봉사센터 등에 문의를 했습니다. 답변은 아직 자원봉사를 대대적으로 하지 않고 전수조사기간이라 신청하면 2주에서 4주 뒤에 배치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당장 자원봉사를 하고 싶었지만 바로 배치가 안 된다고 하니 답답했습니다. 그래도 찾아가면 뭐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아 온 것이었습니다.

 

자원봉사센터의 직원은 개인으로 왔는지 단체로 왔는지 물어보고 일단 등록을 하면 나중에 배치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오늘 바로 하고 싶어서 왔는데 할 수 없는지 물었습니다. 오늘 하고 싶으면 경동대학교 체육관에 구호물품 정리하는 곳으로 가면 자원봉사를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전화로는 자원봉사 인력 배치를 2~4주 뒤에 해준다고 했는데 조금 어리둥절했습니다. 이재민을 만나서 도와줄 수 없냐는 질문에는 이재민은 관내 봉사자로 충당이 된다고 구호물품 정리로 가라고 했습니다.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재민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온 것이니 아쉬움을 뒤로 하고 경동대학교로 이동했습니다.

 

본격적인 자원봉사를 위해 경동대학교 체육관에 도착했습니다. 체육관에 도착했는데 구호물품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생필품, 음식, 옷 등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바로 투입되어 자원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들어오는 생필품을 분류해놓은 곳에 날랐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옷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보내주신 옷을 남성·여성, 상의·하의로 나눠서 분류하고 헌 옷은 버렸습니다. 들어보니 구호물품으로 헌 옷은 받지 않는데, 보내는 분들이 있어서 버린다고 합니다. 새 옷만 분류해서 이재민들에게 나눠준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사람이 어느 정도 있어서 금방 옷 정리를 했습니다. 이어서 널어져 있는 수건, 세제, 통조림, 양말 등을 분류하고 포장하는 일을 했습니다. 와서 직접 자원봉사를 해보니 참 할 일이 많았습니다. 군인들이 정말 많았는데 군인들이 없었으면 어려웠을 겁니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같이 자원봉사를 하는 몇몇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멋진 분들이 계셨습니다. 한 군인은 89일의 휴가를 받았는데 사는 곳이 고성이어서 휴가동안 매일 나와서 자원봉사를 했다고 합니다. 산불에 직접 피해를 받지 않았지만 고통 받는 지역주민들을 도와주기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멋진 군인이었습니다.

 

일산에서 오신 한 아주머니는 자원봉사를 가고 싶어서 자원봉사센터에 전화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아 그냥 가면 뭐라도 할 수 있겠지 싶어서 고성으로 왔고 자원봉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내일까지 1주일 하고 돌아가신다고 합니다. 자원봉사를 하고 싶은 사람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본인은 조금 용기를 내서 직접 온 것이라 했습니다. 멋진 아주머니였습니다.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구호물품 현장에 조금 문제도 있어보였습니다. 우선 자원봉사센터가 구호물품을 모아놓는 체육관에 현실을 너무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현장에는 인력이 필요한데 자원봉사는 전수조사가 끝나고 배치한다고 하니 구호물품이 많이 들어올 때 인력이 너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군인들이 도와주기 전엔 여성분 몇 명이서 이불, 세제, 라면 등을 무거운지도 모르고 날랐다고 합니다. 인력이 부족하다고 SNS에 올렸더니 왜 그런 걸 올리냐고 뭐라고 했답니다. 신청하지 않고 오는 자원봉사자들은 접수하는 창구나 통로가 섞인다면서 오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언론에서 나오는 모습과는 다르게 자원봉사의 인력 배치나 운영이 아직도 미흡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여전히 보여주기 식으로 재난을 임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어느 지자체에서는 양복을 입고 와 구호물품을 나르지도 않고 사진만 찍고 갔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세월호 참사 5주기였습니다. 참사 이후 많은 것이 바뀌어야 하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는 것들이 많아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안전한 세상을 위해 앞으로도 할 일이 많아 보입니다.

 

자원봉사를 하던 중 이재민이 찾아왔습니다. 이곳에서 구호물품을 나눠준다는 소식을 듣고 온 것입니다. 그러나 이재민은 옷 한 벌만 챙겨가고 구호물품을 받아가지 못했습니다. 구호물품 정리 후 일괄로 나눠준다고 했습니다. 전체 이재민에게 동일하게 구호물품을 나눠주는 것은 좋은데 뭔가 쓸쓸히 돌아가는 이재민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루빨리 이재민에 대한 지원과 복구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오후 6, 자원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나중에는 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날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진연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겠습니다. 앞으로도 민중들에 고통에 함께하는 대진연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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