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아이들아, 고향에 오렴"
권말선
기사입력: 2019/04/22 [21:1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일본의 조선학교 모습     

 

아이들아, 고향에 오렴

 

권말선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말밖에 못 배운 우리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치고 싶었어요. 조선말을 하는 조선사람으로 키우고 싶었어요.”

 

얕은 산중턱 비탈진 자리

마른 바람만 일어 쓸쓸한 곳에

한 줌의 햇살 꼬옥 부여잡고

무리지어 피어난 너는 진달래

너로 인해 산은 푸르러지고

너로 인해 세상은 환해졌다네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분단이 끝나고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들은 남북을 잇는 무지개다리가 될 거예요.”

 

맨 처음 만났을 때 너는

거친 땅에 피어난 안쓰러운 꽃잎

가만히 들여다보노라니 너는

맑고 환하여 어여쁘기 그지없고

꽃무리에 둘러싸인 너는

보석처럼 밝게 빛나고 있었지

미안하고 고맙고 부러운 너는

조국의 귀하디귀한 꽃송이송이

 

“북남정상이 만나 악수하고 판문점선언이 나왔을 때 우리의 존재, 우리의 투쟁이 옳았다고 확인해 주는 것 같아 떨렸어요!”

 

어쩌면 네 볼과 눈 코 입은

그리 밝고 환하게 웃느냐

어쩌면 네 팔과 손가락은

그리 고운 몸짓으로 춤추느냐

네 목에는 꾀꼬리가 앉은 게지

어찌 그리 맑은 음색으로 노래하느냐

네 가슴엔 백두산 호랑이가 앉은 게지

어쩌면 그리 우렁차게 노래하느냐

선생님이 물려주시고 고쳐주신 낡은 악기로

어쩌면 그리 멋드러지게 연주하는지

어쩜 너희들은 여럿이 춤추면서도

한 사람처럼 일렁일 수 있는지

어린 유치원생들까지도

어쩜 그리 똘망하게 율동하고 연기하는지

어디에서 그 모든 것을 배웠는가

누가 그 모든 것을 가르쳐 주었는가

아, 누구를 닮았길래 어쩌면 그리도…

대답하지 않아도 쨍쨍히 들리는 말

 

우리학교!

우리 선생님!

우리 조국!

 

“얼씨구 둥둥 사물놀이 울려라

고구려장고춤 칼춤 추어라

통일기에 우리 소원 담아 흔들어 보자

고동 울려라, 내 고향 강선의 노을 향해

세기를 넘어 역사를 넘어

사랑하는 조국,

하나의 봄을 위하여”

 

너를 만나지 않았으면 까무룩

하마터면 잊고 살았을 민족성

거부할 수 없게 쏟아지는

어쩌면 너는 폭포

크고 너른 힘으로 다가와

가슴을 쓸고 흐르는 대하

교과서에 잠재워 놓지 않고

세상이라는 너른 무대에

길게 이어진 피줄기 속에

활짝 펼쳐낸 겨레의 얼

 

아이들아, 그 물결 그대로

이제 여기서도 꽃 피우렴

분단이 할퀴고 간 상처

거둬내려 애쓰는 남녘땅

네 부모님 그리움 물든 고향

한 줌 햇살의 자리 마련해줄게

 

너는 거부할 수 없는 폭포

가슴을 쓸고 흐르는 대하

흘러 한 흐름이 되어

하나의 봄 하나의 낙원을 노래하자

너, 나 우리 함께

새라새로운 꽃송이 피워내 보자

아이들아, 여기 고향에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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