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동지여, 만세"
권말선
기사입력: 2019/05/11 [12:5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8년 9월 20일, 남북의 두 정상이 천지 안에서 기념촬영 사진.   

 

동지여, 만세

  

권말선

 

 

우리가 돌이라면

상처 많고 그을린 돌이 될까

총알 피해 산으로 쫓겨온 올곧은 사람들

숨겨주고 대신 총 맞아주던

단단한 돌이 될까

가마솥 등에 업고 바알갛게 익어가며

죽 한 그릇 끓여 내 주던

뜨거운 돌이 될까

총알에 파인 자리

세월 따라 이끼 끼고

찬비

눈서리

흙먼지 쌓이면

어느 봄 바람결에 꽃씨 내려앉겠지

피빛 상처에도 아랑곳 없이 뿌리 내민

자그만 꽃 보듬어 줄

우리 그런 돌 하나 될까

 

우리가 햇살이라면

낡고 닳아진 햇살로 될까

태양 온기 한아름 안아다

축축하고 어둔 가난의 맨 밑바닥까지

쉼 없이 나르는 햇살

웃음으로 차 넘칠 세상 그리며

어둠이란 어둠 다 몰아내고는

기쁘게 사그라질 햇살로 될까

낡아지고

닳아져도

저 태양에게 다시

생명을 얻어

조국이 가리키는 곳이면

어느 그늘

어느 돌 틈

한겨울 언 땅 뚫고서도

다 바치고 다 쏟아내는 햇살로 될까

 

상처를 딛고 핀 꽃 한 송이

햇살에 비낀 웃음 하나

비록 지금은 그 뿐이어도

그대 걷던 길

우리가 따르고

우리를 닮은 이들과 만나

한 마음 한 덩이로 뭉쳐질

기적 같은 그 날이 오면

그리운 이름 마음껏 불러 볼까

햇살 되어 달려갔던 그대와

바람으로 펄럭이던 그대와

돌 틈에 꽃 피우던 그대와

더불어 웃고 웃으며

승리의 함성 다 모두어

사랑하는 내 조국 만세

사모하는 동지여 만세

 

만세..., 만세 불러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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