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촛불이 폭도에게"
권말선
기사입력: 2019/06/07 [13:52]  최종편집: ⓒ 자주시보

 

▲ 5월 25일 광화문 광장에서 “적폐청산! 민주수호! 5.25 범국민 촛불문화제"후 촛불행진에 나서는 시민들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촛불이 폭도에게

  

권말선

 

그 때 나는 폭도였다

박근혜 퇴진 촛불이 막 시작될 무렵

경찰차는 여지없이 광화문 광장

인도와 차도를 갈라 벽을 치듯 늘어섰고

사람들의 공간을 침범한 경찰차가 미워

그 큰 바퀴 한 발 냅다 걷어 차버리자

누군가 뒤에서 어깨를 잡으며 간절한 음성으로

폭력은 안 돼요!”

촛불 든 우리를 폭도로 매도하려했던 그들에게 보란 듯

폭력의 도 용납하지 않고 질서정연했던 촛불들

경찰차에 꽃 스티커를 붙이고

경찰에게 손난로를 건네던 사람들 눈에

경찰차를 발로 차던

나는 어쩌면 위태로운 폭도였다

 

그러나 그 때 진짜 폭도가 검은 막 뒤에 숨어

그들의 총을 갈마쥐며 때를 노리고 있었음을

그들의 군대가 은밀히 움직이려 하고 있었음을

계엄군의 눈초리가 사람들을 막아서고

계엄군의 수갑이 어딘가로 사람들을 끌고 가고

촛불의 성지 광화문 대전 울산 부산 대구 광주

계엄군의 탱크가 도시를 짓밟을 계획을 하고 있었음을

 

더욱이 경악스러운 것은

세월호가 서서히 바다로 가라앉을 때

단 한 명도 구조하지 않으면서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당당히 내미는

치 떨리는 너희 가증스런 모습에

온 국민이 분노하던 그 때도

계엄령이라는 피 젖은 무기를 꺼내려 했었음을

설마하니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그래, 어디 말해 보아라

너희들이 만지작대던 계엄령

과연 그 두 번이 전부였는지

국정원의 간첩조작과 선거개입에 분노했을 때

국가폭력에 농민이 쓰러져 분노했을 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일 위안부합의,

통합진보당 해산과 내란음모조작

그렇지, 광우병 소고기수입반대 촛불에도

민중의 분노에 맞닥뜨렸던

어거지와 졸속의 그 모든 순간에

검은 어둠 속에 숨어 무엇을 모의했는지

어디 한 번 제대로 말해 보아라

 

너희야말로 진짜 폭도다

민심을 우롱하고 거짓을 퍼트리고

전쟁광 나라들의 국기를 흔들어대고

세월호, 5.18항쟁에 악한 말을 쏟아내며

국회에 드러누워 난장판 만들어서라도

어떻게든 권력을 붙잡으려 발악하는

너희야말로 이 시대의 끔찍스런 폭도다

사라져야 한다

 

다시 선거철이 다가 올 테고

쇼를 하듯 연극을 하듯

너희는 위장의 옷을 입고 가면을 쓰고 웃으며

허리를 숙이고 표를 구걸하려 엎드려 절하겠지만

폭도여, 이제 확실히 늦어버렸다

 

똑똑히 보아라

다시 촛불이 피어올랐다

바람 불어도 꺼지지 않던 그 촛불,

계엄령도 함부로 대하지 못했던 장엄한 촛불이다

우리 촛불의 힘이 어디까지 닿는지 두고 보아라

횃불이 되어 너희 폭도들을 몰아내고

용광로가 되어 너희 섬기는 외세도 몰아낼 테다

 

참 애국자들이 오늘 다시 촛불을 밝혔으니

거짓 애국자, 너희 폭도들이여

두려워하라

 

 

 


광고

트위터 페이스북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