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산지석] 괴상한 스웨덴 소녀 현상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9/09/25 [16:02]  최종편집: ⓒ 자주시보

 

급작스레 환경보호 운동가로 이름 날린 스웨덴 소녀가 유엔 무대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이 자기 꿈을 빼앗아갔다고 연설했다. 한국 언론들은 대개 우호적으로 보도했던데 중국에서는 숱한 네티즌들이 비웃었다. 고작 3분인 연설마저 자꾸만 손에 든 종잇장을 들여다보니까 그 자신이 쓴 글이 아님이 알린다, 아프리카에 가서 봉사활동을 했다는 등 전적도 없으면서 국제적인 환경보호 활동가로 떠받들리는 게 웃긴다, 그따위 쇼를 할 시간이 있으면 나무라도 한 그루 심어라, 공부하기 싫어 학교에 가지 않은 애가 뭘 안다고 떠드느냐, 정치인들이 이용할 따름이다…

 

소녀의 성을 한국 언론들은 툰베리라고 표기했는데, 중국에서는 쌍버거(桑伯格)라고 적는다. 스웨덴어를 모르는 필자로서는 어느 표기가 정확한지 모르니 헷갈릴 수밖에 없다. 

 

지구 온난화가 공업화 탓이고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게 현시대 “정치적 정확성”으로 부각되는 바람에 학교를 바로 다니지 않은 애가 떠들어도 유럽 여러 나라 정상들이 맞장구를 치는 웃픈 현상이 생겨났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만은 그 애를 시답지 않게 여겨서 소녀의 눈총을 받았고, 그 장면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이 널리 퍼졌다. 

 

솔직히 툰베리인지 쌍버거인지 하는 소녀는 굉장히 특이한 인물로서 이제 그 인기가 얼마나 더 유지될지 궁금하다. 대체로 너무 일찍 너무 쉽게 소문난 인물들은 쓰러지기도 쉽다.

 

기후가 뜨거워진다는 주장을 필자는 중학교 교과서에서 접했다. 중국의 최고 기상학자였던 주커전(竺可桢축가정, 1890~ 1974)을 소개한 글에서 소련 학자들의 기온상승주장을 인용하고, 그 뒤에 주커전이 중국 고대 기후 변화 역사에 근거하여 그 정도 변화는 역사적으로 흔했음을 밝히면서 “기인우천(杞人忧天, 기나라 사람이 하늘을 걱정한다 즉 기우)”라고 적어서 풍자했다고 소개했다. 

 

중국에서는 1980년대 말부터 인류가 환경을 파괴하고 날씨가 더워지게 만들었다는 주장이 퍼졌고, 뒷날 주커전의 주장은 편협한 견해로 간주돼 교과서에서 퇴출당했다. 근 수십 년 동안 여름철의 실제 온도와 체감 온도가 확실히 올라가는 추세라 기후 상승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자아내는 건 맞다. 따라서 인류에게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자는 구호도 요란하게 울린다. 그런데 지구물리학자들의 설명에 의하면 지구는 인류가 살릴 필요가 없다 한다. 지구의 수십억 년 역사에서 엄청나게 찬 시기도 굉장히 뜨거워 불덩이 같던 시기도 있었으나 지구는 모두 거뜬히 견뎌냈다. 한편 지구물리학자들은 인류가 보유한 핵무기가 지구를 몇십 번 훼멸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웃음으로 대한다. 핵무기가 인류를 훼멸시킬 수는 있겠지만, 지구 훼멸에는 역부족이라고, 지구가 수십 억 년 역사에서 겪은 소행성 충돌만 해도 핵무기들이 비길 바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 때문에 인류가 인류를 살릴 수는 있지만, 지구를 살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지구물리학자들만이 아니라 기후학자들도 온난화 설에 질의하는 판이다. 지구는 역사적으로 빙하기, 소빙하기, 온난기 등을 겪었는데 공업화란 개념이 없을 때도 엄청 춥거나 매우 더운 시기가 있었다. 인류의 수자가 보잘 것 없을 때에도 추위와 더위의 변화는 존재했다. 

 

물론 인류의 활동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심하게 받는 건 사실이다. 흥미로운 건 온난기나 온난화가 중국의 역사에서는 결코 나쁜 일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추운 시기가 지속하면 북방의 유목민족들이 살아가기 어려워 대거 남하하여 침범하곤 했는데, 따뜻할 때는 농경 문명과 유목 문명이 상대적으로 평화롭게 공존했다. 

 

현실에서도 온난화가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워낙 베이징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쪽으로 향하면 반 시간쯤 죽 누런 땅만 보였는데, 근년에는 푸른색들이 늘어난다. 중국 공산혁명의 성지인 옌안(延安연안)일대는 산들이 푸르러져 1930~ 40년대를 그린 영화 촬영팀이 썩 서쪽으로 옮겨가서야 그 시절의 황토고원 모습을 찍을 수 있었단다. 이런 변화는 중국 정부와 민간이 수십 년 동안 꾸준히 녹화사업을 추진한 덕도 보지만, 온난화 영향도 톡톡히 받는다 한다. 우선 서북지대에서 일 년에 비 내리는 날짜가 대폭 늘어났다는 것. 물론 온난화가 다 좋은 일만은 아니어서 건조한 환경에서 천 년 이상 유지돼온 둔황(敦煌돈황 혜초의 왕오천축국기가 발굴된 고장)의 동굴들과 벽화들을 유지하는 게 난제로 나섰다 한다. 

 

온난화가 중국 서북과 북부에 주는 영향이 반도에도 나쁠 게 없다. 황토와 황사가 뒤덮였던 곳이 푸르러지면 황사바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구의 역사와 인류 활동 역사 및 기후 변화사를 훑어보면 기온변화폭이 지금보다 훨씬 심했던 시기들이 얼마든지 있다. 공업화로 인한 탄소배출의 증가가 기후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수치들은 많으나 필자로서는 의문을 보류한다. 덮어놓고 인류를 탓하는 행위는 어찌 보면 옛날 사람들이 가물은 통치자의 부덕 소치라고 여기거나 기우제를 지내어 비를 빌던 행위와 엇비슷하다. 

 

만약 일부 기후학자들의 예언이 정확하여 이제 지구가 지금보다 훨씬 추운 시기를 맞이한다면 또 누구 탓으로 몰까? 원망하기에 습관화된 사람들이야 새 과녁을 찾겠다만, 기억력이 괜찮은 사람들은 웃지 않을 수 없겠다. 

 

스웨덴 소녀를 서방 정치인들이 높이 평가해주고, 한국 언론들도 찬양하는 기사를 써주던데 그런 글을 쓴 어느 한국 기자의 자녀가 학교를 그만두고 환경보호 운동에 뛰어든다면 그 기자가 어떻게 대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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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우니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모양이다 19/09/26 [14:26]
▶ 중국에도 무식한 네티즌들이 많은 모양이다. 스웨덴 학생이 자국 말로 연설하지 않고 영어로 하니 이따금 다음 단락의 시작 부분을 보는 건 당연하고, 자국 말로 하더라도 제법 긴 연설을 외워서 하기도 쉽지 않다. 그 나이에 엄청나게 영어를 잘하고 발음도 좋은 학생으로 보인다. 또한, 공부를 학교에서만 하라는 법도 없고 학교와 부모가 상의해서 하는 일이니 크게 문제 될 것도 없다. ▶ 기후 문제로 인해 중국에 좋은 일이 있으면 그냥 향유하면 되고, 다른 문제가 있거나 공동으로 해야 하는 문제만 해결하거나 참여하면 된다. 현대에 사는 사람이 고대나 중세 사람처럼 생각하며 살아갈 이유도 없거니와 실현 불가능한 일로 보여도 포기보다는 도전에 나서는 자세가 중요하다. ▶ 사람이 사는 지구고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갈지 모르는 지구를 트럼프 같은 뻥쟁이 말을 듣고 손 놓고 있지 말라는 질책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불편함을 느끼고 불안해하고 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하는 말이니 물고 늘어질 것 없다. 자신의 좋은 의견을 이야기하면 되는 일이고 남이 좋은 뜻으로 하고자 하는 일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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