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조미실무협상, 실패 아니라 연기된 것...
이흥노 재미동포
기사입력: 2019/10/11 [08:02]  최종편집: ⓒ 자주시보

 

하노이 조미 정상회담의 결렬로 실망을 금치 못했던 우리는 이번 스톡홀름 (10/5) 조미 실무협상에 큰 기대와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스톡홀름에서도 하노이 회담 결렬 복사판이 재연됐다. 다른 게 있다면 하노이는 미국이, 스톡홀름은 조선이 각각 결렬시켰다고 볼 수 있다. 희망과 좌절을 너무도 자주 넘나들다 보니 불신밖에 남는 게 없다고들 한다. 

 

이번 결렬을 놓고 조미 양국의 논평은 매우 대조적이다. 조선 측 회담 대표 김명길 순회대사는 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측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왔다”고 먼저 운을 뗐다. 그리고는 새로운 계산법은커녕 빈손으로 나왔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번 결렬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는 걸 강조했다.

 

한편, 미국 측의 반응은 김 대사의 발언 3시간이 지나서야 나왔다. 그것도 현장이 아닌 워싱턴에서 국무부 대변인을 통해 논평이 나왔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 측은 창의적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측 대방과 좋은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대사의 발언에는 무려 8시간 반에 걸친 논의나 분위기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양측 실무진이 오랜 시간 논의했다는 내용이 별로 알려진 게 없고, 미국 측의 해명도 부족해 제대로 평가하긴 어렵다. 그러나 조선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미국 측이 내민 ‘창의적 아이디어’란 조선이 원하는 생존권과 발전권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 같다. 그래서 조선 측이 구태의연한 낡은 셈법이라고 표현했을 것 같다. 하노이 2차 조미 정상회담 선언문 준비작업에 남북미 실무진과 같이 참여해 훌륭한 선언문을 만든 경험까지 가진 미 실무팀이 겨우 새로운 제안도 아닌 ‘아이디어’를 내놨다는 건 대화의 자세가 아니고 이번 판을 깨자는 걸로 보인다. 대화를 빙자한 무슨 불순한 의도를 노린 게 아닌가 의심이 든다.

 

한미일 언론 매체나 전문가들의 회담 결렬에 대한 논평은 거의 비슷하다. 조선 측의 결렬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술책이다, 트럼프의 약점을 노린 의도적 결렬이다, 조미 간 불신의 골이 너무 깊다, 또는 조미 주장에 간격이 너무 커 기 싸움을 벌인다는 등의 평가들이 있다. 모두 일리가 있고 가치가 있는 평가다. 그러나 나는 위의 논평들과 좀 달리 미국 측이 ‘지연 작전’으로 회담을 의도적으로 연기했다는 진단을 내리고 싶다. ‘때’ (Timing)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 조금만 더 연기해서 적당한 ‘때’에 일을 쳐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회담은 실패가 아니라 연기된 거로 봐야 맞다고 본다.

 

그럼 뭘 노린 ‘지연작전’일까? 미국으로선 아직 미해결, 미수금 등 못다 한 일들이 산적해 있다. 방위비 분담금을 올려 받아야 하고, 무기를 더 팔아야 하고, 한반도에 전략자산도 들여와야 하고, 아베의 무역전쟁에도 힘을 더 실어줘야 하고, 지소미아 복구도 해야 하는 등 허다하다. 3차 정상회담이 성공하면 위에 열거한 제반 과제들을 완성하는 게 미국으로선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 비핵 평화로 가장 재미를 볼 나라가 한·중이고, 이걸 가장 싫어할 나라는 미·일이다. 남북은 교류 협력으로 단숨에 통제 불능의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고 중국도 큰 경제적 이권을 누리게 된다. 이건 미국으로선 괴로운 일이다. 이미 미·일은 남북 관계 조절 착수에 들어갔다. 한·중보다 북녘땅에 먼저 발을 들여놓고 군사적 경제적 이권을 챙기자는 데엔 의견 접근을 봤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실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싱가포르 선언>을 이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모든 물적 인적 자원을 갖추고 있어서다. 뭘 조선이 원하고, 어느 선에서 합의가 가능하다는 걸 미국이 훤히 알고 있다. 자고로 조미 간 모든 미해결 문제는 의견 충돌 때문이 아니라 미국이 원치 않아서다. 좋은 예로, 과거 미국은 북핵 해결에 결정적 기회가 3번이나 있었다. 관심이 있는 것 같이 흉내를 내면서 마지막 순간에 걷어차곤 했다. 북핵 구실로 온갖 재미를 보는 데 도취해서다. 웬걸, 그러다가 2017년 ‘핵무력완성’이 공표되자 기절해 까무러쳤다. 

 

누가 미국 지도자가 돼도 북핵 해결은 1순위 과제다. 차기로 북핵 문제를 넘기면 또 시간을 많이 허비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민족으로선 현 트럼프 행정부가 해결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번 유엔총회가 비핵 평화 성과의 홍보장이 될 거로 많은 기대를 했으나 그만 헛꿈으로 끝난 건 참으로 아쉽다. 내년 초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 전당대회가 현재로선 비핵 평화 업적 홍보 흥행을 위한 절호의 기회다. 조미 실무협상이 연말까지는 열려서 3차 조미 정상회담 날짜를 잡아야 한다. 1차로 핵, 미사일 동결과 동시에 안보가 보장되는 선에서 미국이 상응 조치를 과감하게 하면 된다. 미국 측이 통 큰 상응 조치에 난색을 보이는 꼴은 현상유지 향수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미국은 절대 손해 볼 게 없다. 조선이 약속을 어기면 언제고 되돌릴 수 있는 스넵백 (Snap Back) 카드가 있기 때문이다.  

 

홍보와 효력 극대화를 위해 3차 조미 정상회담은 공화당 전당대회 직전인 명년 1월이 좋지 않을까. 회담 장소로 평양이 최적지다. 트럼프는 평화를 위해서라면 적지의 수도 평양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재선에 성공할 뿐만 아니라 노벨 평화상을 목에 건 평화 대통령으로 세기의 지도자 대열에 올라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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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지 않는 진정한 대화란? - 1 19/10/11 [17:06]
▶ 미국의 보수 성향 변호사와 법학 교수 등 16명은 "대선후보가 아닌 현직 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개인적으로 외국 정부에 가장 신성한 미국 민주주의 절차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요청했다. 사실상 반박의 여지가 없는 이런 행동은 우리 선거의 진실성을 훼손하고, 글로벌 미국 안보와 국방 파트너들을 위험에 빠뜨리며,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 트럼프와 볼로디미르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뿐 아니라 미 외교관 사이에 오간 관련 문자메시지, 그리고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중국을 향해 조 바이든 부통령 의혹을 조사하라고 한 것 등은 미 대통령 취임 선서를 위반한 반박의 여지가 없는 사건이다"라며 트럼프에 대한 하원 탄핵 조사의 법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신속한 진행을 요구했다. ▶ 당장 정화조에 처박아도 시원찮을 인간이 평양을 방문해 공기를 더럽히고, 신성한 회담장에 앉게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을 하고도 언제 그런 거 했냐는 듯 행세하는 문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적절하지 않다. 조선과 협상하기를 적극적으로 원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한 공헌이 지대한 인물들과 해야 한다. 그래야 협상의 부작용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고 노벨 평화상도 언급할 수 있다. 수정 삭제
눈치 보지 않는 진정한 대화란? - 2 19/10/11 [17:07]
▶ 지금 문 대통령, 정부 관료, 국회의원, 언론과 전문가들이 할 수 있는 건 조미 간 핵전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미국, 일본과 한국 등의 구체적인 예상 피해를 까발려 공론화하는 일이다. 즉, 맨해튼이 임의의 순간 피폭된 히로시마처럼 잿더미가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워싱턴 D.C.와 200개 대도시가 불바다 되면 미국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가? ▶ 미국의 원자력 발전소 수십 개가 터지면 어떤 방법으로 수습할 것인가? 이 핵전쟁에서 미국이 이긴다는 보장도 없지만 미국이 위와 같이 골로 가고 난 다음 승리한다고 해서 좋아지는 건 무엇인가? 위와 같은 조선의 핵 공격에 이어 러시아와 중국이 연속해서 미국을 핵 공격할 때 막을 방법이 있는가? 유럽 4~5개 국가, 일본, 한국, 캐나다와 호주 등의 수도 및 대도시가 함께 핵 공격을 받을 때는 무슨 대책이 있는가? 이런 경우 미국 등 서방 진영 국가의 피해 손실이 4,000조 달러에 이르는데 연 40억 달러의 조선 수출 등을 제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게 진정한 대화지 회담에서 하는 말만 대화인가?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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