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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선을 넘는 청춘들"

황선 | 기사입력 2019/10/19 [20:52]

시 "선을 넘는 청춘들"

황선 | 입력 : 2019/10/19 [20:52]

 

▲ 대진연 소속 학생들이 해리스 미 대사 관저를 사다리 타고 진입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대학생진보연합]     ©자주시보

 

선을 넘는 청춘들

 

황선(평화이음 이사)

 

 

어느 궁전 돌담인들 연인들 맞잡은 손

달빛아래 흐르는 사랑의 언어를 피해가랴만

미일제국의 혈통 주한미대사의 광화문 저택 돌담엔

방뇨는커녕 사랑의 속삭임도 가까이 할 수 없는 거거든.

 

일본 덕분에 근대화의 성은을 입었다고 믿는 것들은

미국 덕분에 자본주의 황금의 수혜를 받았다고 믿어서

그 앞에서 그의 고양이 보다 더

몸을 낮추고 비벼댔거든.

 

청와대 코 앞에서야 칼부림을 하든 도륙이 나든

그래도 미국대사의 집은

광화문이 아니라 아메리카이므로,

안전해야 하거든.

용궁처럼 파도 한 자락 없이 세상 가장 평안해야 하거든.

 

자기 나라에선 연쇄살인마도

삼십년 걸려서 찾고

제 국민들에겐 고문하기를 예사로 하는 공권력도

천조국의 총독과

그의 친애하는 개와 고양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몸을 불사르거든.

 

그러나

천길 보다 높고 태평양만큼 넓고깊은

그 담도

훌쩍 넘었거든.

진주성을 지키던 의병

명량 앞 바다 흰옷에 노를 젖던 무명씨

행주성 위로 돌 나르던 필부

설움 딛고 독립의 길 찾아나서던 소년

그들이,

그들이 살아왔거든.

사람은 그렇게 천년을 사는 것.

 

저 허술하기 짝이 없는 사다리가

일순간 태평양을 건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되어

펜타곤에 꽂힌거거든.

한 사람 한 사람

저토록 어여쁜 꽃이 되어

칠천만 가슴에 희망으로 내린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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