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차] 의문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19/12/07 [12:44]

[오미차] 의문

중국시민 | 입력 : 2019/12/07 [12:44]

 

♨ 세계의 미식들을 평가하고 추천하는 프랑스의 미쉐린 가이드가 올해에 한국과 중국에서 모두 화제를 만들었다. 한국에서는 뒷돈을 주고 별점을 받거나 늘인다는 소문이 돌았고, 중국에서는 베이징 식당들에 대한 평점들이 베이징 식객들의 반발을 자아냈다. 11월 28일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 2020 베이징(米其林指南2020北京)》에는 별점 한 개짜리 식당 20개, 두 개짜리 2개와 1개짜리 1개를 수록했는데, 3개를 받은 해산물 식당이 베이징을 대표할 수 있느냐? 명단에 오른 식당들 맛이 다른 식당들보다 나은 게 무어냐? 미식가에 대한 모욕이다, 알고 보니 인류의 미각은 다르구나. 등등 반향들이 나온 것이다. 유일한 3성 식당의 규모나 지위로 하여 뒷돈을 주고 별점을 늘였다는 의문은 생겨나지 않았으나, 한국과 중국에서의 풍파는 미쉐린 가이드의 귄위성과 객관성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남겨준다. 

 

♨ 요즘 이런저런 의문이 많다. 전라북도 익산의 장점마을에서 암 환자가 늘어난 원인이 인근의 비료공장 금강농산이고, 구체적으로는 담뱃잎 찌꺼기(연초박)라는 물질이라고 언론과 전문가들이 찍었다. 고작 90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에서 22명이 암에 걸리고 그중 14명이 숨진 건 당연히 불행한 일이다. 헌데 연초박 가공이 암을 초래한다면, 공장의 노동자들과 관계자들도 암에 걸려야 하지 않을까? 완전 자동화된 무인공장이 아닌 이상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연초박 가공의 후과를 몸으로 받아들이기 마련이다. 연초박이 공장 사람들에게 끼친 영향, 노동자 중 암 환자 비례 수자가 없는 상황에서 마을 사람들이 공장과 소송을 하더라도 변호사 측의 논리를 이길 수 있겠는지 의문이다. 

 

♨ 반년가량 지속된 홍콩 사태가 지난달 하순 구의원 선거로 잠깐 조용해졌다가 이제 오는 주말 12월 7~8일이 새 고비로 된다. 100만 대시위가 예고된 규모에 이를 수 있는가? 폭력충돌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등이 모두 미지수다. 한국 언론들은 홍콩 사태를 보도하면서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음을 부각하기 좋아하고, 1만여 개의 최루탄 발사를 비난했다. 그런데 반년 동안에 1만 개가 유럽과 비교하면 얼마나 적은지는 몰라서인지 의도적인지 무시해버린다. 프랑스 경찰이 노란 조끼 시위 진압에서 하루에 최루탄 수천 개를 발사한 것과 비기면 홍콩 경찰은 너무나 얌전하건만, 한국 언론들을 보면 프랑스 경찰보다 홍콩 경찰이 훨씬 폭력적이고 야만스럽다. 

 

♨ 경찰을 증오하는 홍콩 시위대들의 요구 가운데 하나가 경찰대 해산이었다. 얼마 전 어느 홍콩인이 한 택시 운전사에게서 들은 말을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렸다. 시위에 참가했던 여자가 택시에 타고 운전사에게 경찰대 해산을 지지하느냐고 물으니, 운전사는 지지한다고 대답했다. 그 여자가 기분이 좋아 왜 지지하느냐고 물으니, 운전사는 경찰이 없으면 내가 당신을 으슥한 곳으로 실어가서 돈을 뺏고 강간하고 죽여 버려도 누가 날 잡지 않으니까 라고 대답했다. 그 여자는 말문이 막혔다는 것이다. 경찰대 해산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해산 후과에 대해 전혀 생각도 해본 적 없는 모양이다. 폭력 시위 가담자들로서는 경찰대 해산보다 더 절실한 문제가 반년 동안 시위 관여자 “모조리 특사 혹은 대사”이다. 체포 기록이 남으면 취업과 출국 등에 모두 지장이 많기 때문이다. 하기에 홍콩 사태의 다음 단계에서는 법률 해석과 법정 공방이 늘어나게 되는데, 사실 특사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거니와 만 번 양보해서 특사가 되더라도 학교, 회사와 외국들이 꺼리면 폭력 시위 참가자들은 앞길이 막막해진다. 벌써 싱가포르가 홍콩 대학생들을 거부했고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은 올해에 홍콩 학생 면점을 취소했으며 홍콩의 일부 회사들에서는 껄끄러운 사람들을 자른다. 민주를 앞세운 폭력 시위로 얻은 게 무엇인지 의문이다. 

 

♨ 12월 초순에 한국에서 두 여성 정치인의 운명이 엇갈렸다. 일선에서 뛰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연임 불가라는 결론으로 하여 물러나게 됐고,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1년 남짓이 뒤에서 쉬던 추미애 의원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어 앞으로 나온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몰락은 어느 정도 예상된 바였다. 이분이 원내대표로 선출되기 전 언론에 등장하곤 했는데, 대화할 때 상대방의 말을 자르거나 상대방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말을 하여 겹치는 현상이 많았다. 시청자로서는 말을 알아듣기 어려워지고 그보다 더 짜증 나는 경우가 드물다. 정치인의 기본인 경청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 정치를 잘 할 수 있겠는가. 원내대표가 나경원 정치경력의 최고점으로 될 소지가 다분하다. 추미애 의원에 대해서는 필자가 관련 글을 많이 접했지만 말하는 건 거의 듣거나 보지 못해 판단할 자격이 없는데 지금 문재인 정부의 갖가지 의혹과 검찰개혁 등 과제는 적수가 분명했던 사드 사태나 박근혜 탄핵 정국보다 훨씬 복잡하여 그분이 어떻게 풀어갈지 의문이다. 하루 이틀에 끝날 일이 아니니 느긋하게 구경이나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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