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북에서 신년사 발표가 아닌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보고 ‘조성된 대내외 형세 하에서 우리의 당면한 투쟁 방향에 대하여’로 올해 전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NK투데이, 자주시보, 주권연구소 공동 기획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보고에 대해 분석하고자 합니다.
분석 기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왜 신년사 발표가 아닌 전원회의 보고로 했을까?
2. 2019년 대외 분야에 대한 평가
3. 2019년 경제 분야에 대한 평가
4. 2020년 총적 방향과 구호에 대해
5. 2020년 대외 분야에 대한 전망
6. 2020년 경제 분야에 대한 전망
7. 2020년 조선노동당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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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신년사 발표가 아닌 전원회의 보고로 했을까?
2020년 1월 1일 전 세계의 눈은 평양으로 쏠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0년 새해를 맞이해 신년사에서 어떤 내용을 담을지 특히 북미 관계에서 새로운 길을 무엇이라 밝힐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북은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가 아닌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이하 전원회의) 보고로 갈음했다.
북에서 신년사(공동사설 포함)가 지금까지 발표되지 않은 것이 2차례였으니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1957년에는 발표되지 않았고 두 번째는 1986년 12월 최고인민회의 제8기 1차 회의 시정연설이 1987년 신년사로 대체되었다.
하필이면 왜 북은 세계의 눈이 쏠려있는 2020년에 극히 이례적인 형식을 취했을까?
이번에 진행된 전원회의와 이후에 북의 반향을 통해 그 이유를 추정해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북에서 신년사가 완성되는 과정에 대해 먼저 짚어보자.
북의 신년사가 완성되는 과정은 기층에서부터 당중앙까지 고도의 정치사상적 일치성을 확보하면서 집체적인 협의를 통해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공장의 가장 아래 단위에서부터 평가가 진행되면서 이것이 나라의 최고단위까지 올라가고, 전망이 나오면 다시 최고단위부터 가장 아래 단위까지 합의를 보는 공정이 여러 차례 진행된다고 북을 다녀온 인사들은 말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최고지도자의 신년사 내용은 주민들의 총의가 모이기에 북 주민들은 신년사 결사관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는 것이다.
북 신년사가 완성되는 과정은 북만이 가진 일심단결의 위력과 집단주의가 표출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북의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중앙위원, 후보위원 전원이 참가하는 회의로 1년에 1회 이상 소집한다. 여기서는 ▲ 당의 중요 문제 결정 ▲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선거 ▲ 정무국 조직 ▲ 중앙군사위원회 조직 ▲ 중앙위원회 검열위원회 선거 등을 한다.
이번에 진행된 전원회의에서는 “1. 조성된 대내외 형세 하에서 우리의 당면한 투쟁 방향에 대하여 2. 조직 문제에 대하여 3. 당중앙위원회 구호집을 수정보충 할 데 대하여 4. 조선노동당창건 75돌을 성대히 기념할 데 대하여”라는 4가지 의정을 다루었다.
첫 번째로 살펴볼 것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보고이다.
지난해 12월 28일 시작된 전원회의는 30일까지 김정은 위원장의 보고가 진행되었다.
북의 노동신문은 29일 전원회의가 개최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역사적인 보고’를 했다고 전하면서 회의가 계속된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의 31일까지 보도로 추정해보았을 때 2020년 신년사가 김정은 위원장의 보고 내용으로 갈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북의 신년사는 전년도에 대한 총적 평가, 부문별 평가와 성과 그리고 새로운 해 총적 방향과 구호, 북의 경제, 정치, 군사, 당조직의 전망과 과업, 대외 전망과 과업 등으로 구성되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조성된 대내외 형세 하에서 우리의 당면한 투쟁 방향에 대하여’를 통해 지난해 평가와 2020년 시기 규정과 투쟁 구호 제시, 2020년 북의 주요 부문에 대한 과제 그리고 대외 입장 등을 밝혔다.
구성과 내용으로 보면 신년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7시간에 걸친 ‘역사적인 보고’이니 더 구체적이고 방대한 내용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번 전원회의 기간과 규모에 대해 살펴보자.
이번 전원회의는 총 4일에 걸쳐 진행되었다. 북에서 전원회의가 하루 이상 진행된 것은 1990년 1월 5일에서 9일까지 열린 조선노동당 제6기 제17차 회의뿐이었다. 이례적으로 길어진 회의에서 첫 번째 의정인 김정은 위원장의 보고 내용이 방대하며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연말에 전원회의를 소집함으로써 북은 애초부터 ‘전원회의 보고’로 이미 신년사를 갈음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 왜냐하면 신년사가 완성되는 과정을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신년사 내용은 발표 며칠 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몇 달 동안 집단적 토론의 결과로 완성된다. 하기에 북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보고 내용이 바로 신년사로 갈음할 것을 계획하고 회의를 진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참가 규모도 예사롭지 않았다. 이번 전원회의에는 회의 성원들인 당 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과 당 중앙검사위원들을 뿐만 아니라 당중앙위원회 일꾼들과 성, 중앙기관 일꾼들, 도인민위원장들, 도농촌경리위원장들, 시, 군당위원장들, 중요 부문과 단위, 무력기관 일꾼들이 방청으로 참가했다.
북의 보도한 내용으로 추정해보았을 때 이번 전원회의에는 1,000여 명에 가까운 사람이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번 전원회의의 보고와 결정 사항에 대해서 빠르게 깊이 있는 합의를 보고, 곧이어 자기 단위를 비롯해 주민들에게 빠른 속도로 이 회의 내용에 대해 전파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전원회의 회의 의정도 이미 참석한 일꾼들에게는 알려졌을 것이며,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보고 내용에 평가와 전망이 들어가기에 일꾼들도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북의 입장에서 보면 1,000여 명에 이르는 일꾼들이 모여 4일에 걸쳐 회의를 진행해 결정사항과 방향에 대해 숙지가 되어 있고 회의 후에는 바로 자기 단위로 들어가 자기 단위와 주민들에게 해설사업과 결의 모임을 진행할 것이며, 1일 주요 언론들을 통해 전원회의 결과를 주민들에게 알렸는데 굳이 신년사라는 형식을 취해 발표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1일 전원회의 보고 이후 바로 북은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과 다른 매체들을 통해 전원회의의 의미와 기본 사상, 기본 정신을 해설하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으며 전체 주민들에게 전원회의의 내용을 깊이 학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구체적으로 단위별로 전원회의 내용을 학습계획을 짜 들어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북에서 그동안 신년사가 완성되는 과정과 이번 전원회의를 살펴보았을 때 북의 입장에서는 전원회의 보고가 바로 ‘신년사’인 것이다. 그래서 ‘신년사 발표’라는 형식을 띠지 않아도 북 주민들은 2020년 자기가, 자기 단위가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과업 관철을 위해 나아갈 것이다.
또한 신년사 발표가 아닌 전원회의 보고라는 형식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 스타일도 다시금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의 주민들에게 전달한 신년사 내용은 이미 회의를 통해 그리고 보고를 통해 전달되었기에 지금까지 해왔던 형식을 과감히 생략한 것이다. 형식이 아닌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가 아닌 ‘전원회의 보고’라는 형식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을 중심으로 전당, 전군, 전민이 똘똘 뭉쳐 현 정세를 똑같이 인식하고 반드시 정면돌파전에서 승리를 하겠다는 북의 단호한 결심을 대외적으로 선보이는 결과까지 가져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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