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리움으로 내리는 눈
황선 | 입력 : 2020/02/16 [20:42]
그리움으로 내리는 눈
- 황선
겨우내 손짓 한 번 없더니
이 정도 바람은
이겨야 봄 이라고, 꽃 이라고,
사방으로 내리는 눈.
눈바람 창을 두드릴 때
여며둔 가슴 속 빗장이 열렸는지
흑-, 터져버린 눈물.
대륙의 눈바람처럼 회오리 치는 그리움.
눈길 헤치며 걸어
더 아름다운 청춘이었다고
눈보라 속에서
더 뜨거운 사랑이었다고
청사의 갈피갈피 남아있는
하많은 전설.
백두에서 한라까지
눈송이로 나르는 애국의 넋.
도닥도닥 삼천리를 어루만진다.
목숨바쳐 사랑한 나의 미래여,
이제 곧 봄이다.
눈보라 속에서 꽃을 잉태한
백두산 진달래
삼각산 개나리
한라산 동백처럼 그대들도,
눈보라 너머를 보라.
그럴 때 눈보라마저 진하게 애틋하다.
우리의 그리움은,
우리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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